제주이야기/절오백 당오백

전통문화연구소와 함께한 당올레 기행 세번째 4

하늘타리. 2011. 6. 21. 19:30

 배고픈 다리를 건너니 표선면이네요.

 

그런데  못 보던 해신굿당이 있어 들어가 봅니다.

 일반 무속에서 해신굿이라면

전생의 인연신(조상. 장군. 동자. 산신. 해신) 중 해신에게 드리는 굿으로 

강신 체험을 통해서 된 무당에 의해 진행이 됩니다.

일반 무당과 제주도 심방의 차이는
무당은 강신 체험과 영력의 소유, 강신한 몸주과 그 몸주를 모신 신단이 있고,

가무로써 굿을 주관할 수 있고 영력에 의해 점을 치며 예언합니다. 

 

 하지만 제주의 심방은

신이 직접 몸에 강신하지 않고

굿을 할 때 천문, 상잔, 명두 같은 무점구를 통해 신의 뜻을 물어 전달합니다.

 

 

 이곳에 계신 분은 해신굿당을 차렸으면서도

강신한 몸주가 00장군이라 하시며 주장신은 아직 내리지 않았다 하네요.

 

더 이상 할말이 없어 굿당을 나섭니다.... 

 


하천리 고첫당입니다.

 

 

 

 예전에는 신천리고첫당을 함께 다녔습니다만

하천리가 표선면으로 행정구역이 갈리고 난 후 이곳으로 가지 갈라 왔습니다.

 

위패에는 妣神主之位라 쓰여 있습니다.

 

용녀부인을 모시는 당입니다.

 

 

 

 

 

 

 

하천리 해신당을 건너뛰었군요.
아까 신천리 고첫당에서 배고픈 다리를 건너서 바로 바닷가로 내려가야 하는데

해신굿당을 들르느라 건너뛰었습니다.

 

 

 

 

 

 

하천리마을을 지나 표선리입니다.

 

 

 

 

표선리 세명주 할망당입니다.

 

 

제주 창조설화의 주인공을 유일하게 언급하고 있는 당인데.....
세명주할망이라 이름하고 본풀이에 설문대할망 스토리를 집어넣어
당신들이 생기기 이전의 신앙의 대상인 설문대 할망이 세명주할망이 되어

그날 문무병선생이 송당계본풀이에 앞부분에 나오는 

"웃손당 금백조, 샛손당 새명조, 알손당 소로소천국"을 계속 강조함으로

졸지에  송당 소로소천국과 어떤 연관이 있는 일개 당신이 되어 버렸습니다.


설문대 할망의 은혜를 오욕으로 갚는 당입니다. 

 

 

이것저것 섞인 본풀이를 올립니다.
"당캐할망은 아들이 일곱 성제우다.

당캐할마님이 저바당한집과 부부간인디,

옛날옛적 하로영산에서 솟아나 귀신이 아닌 생인으로 한 가달은 성산면에 걸치고

한 가달은 한라산 꼭대기에 걸쳐 놓아 연서답을 하는데,

멩지 아흔아홉동 뷔여서 속옷을 만들었는데

강알을 가릴 한 통이 모자라 물멩지 한 통을 당하면

부산.목포더레 다릴 노켄 허난 그 땐 인간에 멩주가 몇 개 십니까?

우리 인간엔 그 때 멩주가 멧개 어시난 우린 죽으민 죽어도 멩주 한 필을 내놓을 수 엇덴 허난 

부산광 목포로 물막은 섬이 되여비엿주.

그 때는 천지개화기우다.

여기 표선리 한모살도 세명주할망이 날라다 쌓은 거예 헙주.

아들이 일곱성젠디 여섯성제는 하로영산 오백장군 오백선생 거두잡고,

아들 하나는 할망이 그 때 시절에 가매에 물젼 죽을 쑤랜 핸 간 오란 보난 작은 아덜이 죽을 쑤다가 죽에 빠젼 죽어부렀어.

게난 작은 아덜은 너무 부정이 만만하다.

너는 애 마르고 목이 탈 테니 소섬을 차지하라.

할망이 파처시켜도 여섯성제가 할로영산 오백장군 오백선생 거두잡으난 수덕이 좋은 겁주.

아덜을 보내고 둣녁날 아칙은 좌정처를 찾아 산터 보듯 돌아보난에

그디(당캐)가 좋덴 허난 좌정허여

나고드는 상선 중선 만민자손 천석궁 만석궁 공자 맹자 다 거두잡고 잠녀들랑 거부케 하는 할마님.

옛날옛적 6.25 때라마씀.

일본놈이 그 사람이 다나국서가 오라네 당터 오란 좌정하니

낮읜 찬보름(바람) 밤엔 찬 이슬 마지난 다라국서허고 강씨할으방허고 큰 도당 핸 덖어십주.

덖으난 이제 나주목사가 와서

'이건 뭣하는 당이냐?' 하니

이 마을 고씨할으방이 '영급좋고 수덕좋은 세명주할망당입니다' 허니,

'세명주할망이 뭣이냐?'

그 때 큰 배가 포구에 정박했다가 짐을 가득 싣고 수평선에 떠가고 이서십주.

'수덕좋덴 허며는 저 배가 저리 가시난 한 번 영급을 보여 달라' 하니,

그 할으방이 '할마님 영급을 뵈웁서' 하니 그 배가 자르르 들어오니 나주목산 그냥 돌아갔젠 헙니다.

이제 그 할으방은 죽어비여수다."(남제주군의 문화유적 1996)

 

 

 

 

설문대할망이 모래로 덮었다는 백사장을 바라보고

 

 

다시 할망당을 보고

 

 

기행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