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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여행 2. 시와 철학이 숨쉬는 공간, 한반도섬

하늘타리. 2014. 9. 4. 23:33

우리가 타고온 버스는

양구군 관내에 들어오자 마자 박수근 미술관으로 데려가

그림의 향기로 압도하더니

이제는 시와 철학의 호수로 나를 데리고 옵니다.

 

시와 철학이 숨쉬는 공간입니다.


파로호 상류 옆 아담한 2층건물에

1층에는 양구가 고향인 이해인 시인의 시 공간을 마련하였고

2층에는 그들의 고향 용강에 가장 가까운 곳이 이곳 양구라는 의미에서

철학가 안병욱과 김형석의 공간이 꾸며져 있습니다.

 

민들레의 영토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난 이해인 수녀는

6·25 전쟁으로 아버지가 납북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세례명이 클라우디아인 이해인 수녀는

1964년 성의여고 졸업 후 성베네딕도수도회에 입회,

1968년 수도자로 살 것을 서원하고 필리핀에 있는 성루이스대학교에서 공부하였습니다.


귀국 후 1976년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펴낸 후

시와 산문 등을 가리지 않고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빌행한 책이 10권이상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맞춰

교황의 트위터내용 중 일부를 발췌하여 "교황님의 트위터"라는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이해인 수녀는 이야기했습니다.
"나의 시는 종교적 체험으로 그리스도와 하느님에게 바치는 찬양이며 제물이며 꽃떨기"라고요.

시인은 아마도 이곳 양구에 자기의 시 문학관이 있는 것을 모를 겁니다.
양구군에서 시인을 자랑하는 것이지요.
그 자랑을 받아들입니다.

 

2층에는 안병욱과 김형석의 기념관이 있습니다.

아마도 두분의 고향 평안남도 용강까지는 이곳이 제일 가까운 곳이겠지요.

 

우리 젊은 날 책꽂이에 꼭 꼽혀 있던 안병욱과 김형석의 에세이집들이 떠오릅니다
그 당시에는 철학서적들이 에세이집의 형식으로 나왔고 지금의 자기계발서 역할을 했지요.

 

안병욱에세이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생즉도生卽道, 오행오도吾行吾道 , 여행여도汝行汝道"

처음 이 글을 접한 젊은 날,

너무나 당연한 말에 코웃음을 쳤었지요.


즉, "산다는 것은 길을 가는 것이다. 나는 나의 길을 가고, 너는 너의 길을 가야한다."
너무나 당연한 말로 느꼈었는데 세월의 더깨가 낄수록

이 길은 참으로 극기를 요구하는 고행도苦行道요

수양이 필요한 난행도難行道라는 선생의 글에 공감하게 됩니다.

 

김형석에세이 '고독이라는 병'에 이런 내용이 있지요.

"우리는 고독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친구를 찾으며,

애인을 만들며,거리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생리적인 고독은 우선 다른 사람을 만나는 데서 해소될 수 있는

 가벼운 정신적 불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 아주 반대되는 현상이 또 나타난다.
우리의 육체는 홀로 있는 고독을 해소시키기 위하여 타인과 사회를 찾아가게 되나,

우리들의 정신은 그와 반대로 홀로 있기를 원한다는 점이다.

 

자연인으로서의 고독과 정신인으로서의 커다란 질적 차이는 여기에 있다.

자연인은 도저히 홀로 있지 못한다.

그 고독 때문에 견뎌 내지 못하는 때문이다.

그러나 정신인은 그와 반대로

도저히 많은 시간과 삶을 타인과 더불어 보내지 못하는 법이다.

오히려 군중과 사회속에서 무서운 고독을 느끼게 된다.

 

자연인은 군중이 없이는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한다.

돈도 그 속에서 벌어야 하고, 정치도 그 안에서 해야 하며,

모든 행복의 조건이 군중과 사회속에서 우러나온다.
그러나 정신인은 그와는 반대다.

아름다운 예술이 탄생 되는 것도, 훌륭한 사상이 쳬계를 가지는 것도,

위대한 학문이 주어지는 것도 모두가 이러한 정신인의 고독한 창조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맞는 이야기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계속 생각할 여지를 주는 글입니다.

 

트릭아트사진을 찍어드릴까요?

사진을 찍은 후 벤치에 앉아

이해인의 시나 안병욱 또는 김형석의 에세이집을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만...

 

자리를 옮겨 파로호 인공습지로 갑니다.

파로호 인공습지는 화천댐 최 상류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인공습지는 수중의 부유물질과 인을 침강시켜 하류의 부영양화를 경감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어 

 생태계 파괴에 대처하기 위해 저류보를 설치하게 되면서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양구군은 인공습지를 조성하면서 한반도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다는 특성을 내세우며

호수 상류에 한반도 섬을 만들었습니다.
섬의 면적은 약 4만 2천 km라고 합니다.

 

통상, 시와 철학의 집에서 작은 승합차로 옮겨 타고 집라인타워로 가서

집라인을 이용 한반도 섬으로 건너가는데

오늘은 그 반대편으로 왔습니다.

 

집라인을 타고 가면 서해바다건너 인천 상륙작전이 되는데

오늘은 동해바다를 건너 갑니다.

 

한반도섬으로 들어가기 위해 나무데크위를 가지만

마음만은 물위를 걷는다는 기분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독도와 울릉도를 거쳐 바다를 넘어 오니

반달곰이 마중하는 것으로 보아

강원도입니다.

 

한반도섬 표석을 보며 섬을 가로 질러

 

인천쯤에 있는 집라인 종점으로 와서 건너편 집라인 타워를 봅니다.

 

 

 

건너편을 조망하며

서해안을 따라 내려갑니다.

 

 

 

해남쯤에서 다리를 건너 제주도로 가서

 

한라산과 돌담 그리고 돌하르방을 만나고

 

 

 

제주도를 한바퀴 돌아봅니다.

 

 

 

다시 빠꾸
지리산으로 갑니다.

 

 

해치가 지키는 서울을 들렀다가

 

섬을 나옵니다.

 

그동안 파로호 상류는 금강산댐 붕괴 우려와 관련, 정부가 물을 빼버리면서

어류산란처가 파괴되고 어족자원이 고갈돼 산골 주민들이 고통을 겪어왔습니다.
파로호 상류에 인공습지가 조성되어 어류산란처도 제공하고

한강수계 오염원을 차단하는 데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안내문에 쓰여진 것 처럼 친환경적으로 수질을 개선할 수 있고

금강산댐 건설 이후 황폐해진 하천 생태계를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밥 먹으러 갑니다.

 

시래기 전문 음식점인 배꼽마을 시래기가 식당 앞 화단에서

이름모르는 꽃을 만나 당황합니다.

 

잔대가 모르는 것은 넘어가고

밥이나 맛있게 먹으라고 한마디 거드네요.

 

잘먹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