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의 서도역(書道驛,사매면 서도리)은
소설 속에서 ‘정거장’ 혹은 ‘매안역’(梅岸驛)이라는 이름으로 소설 전반에 걸쳐 등장하지요.
서도역이 있는 서도리는 1914년 일제의 행정구역개편 통폐합때
당시 서원리(書院里)와 도촌리(道村里)가 병합되면서 생겨난 이름입니다.
서원리는 아마 사액서원이었던 매안서원과 노봉서원을 기념하면서 자연스럽게 굳어진 이름일 것이겠지요.
그 서원들은 고종 8년인 1868년 대원군에 의해 사라졌으나
그 이름은 남아 도촌리와 합쳐져 서도(書道)라는 이름을 낳았고,
서도역은 근 한세기를 건너
소설 ‘혼불’에서 빼어놓을 수 없는 배경 가운데 하나가 되어,
이야기 전개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역은 1931년에 건립되었습니다.
새마을호는 서지 않고 통일호로 이름을 바꾼 비둘기호가 하루 너댓번 잠시 쉬어가는 곳이 었고
2002년 전라선 이설로 역이 옮겨가자 옛 역사는 방치되었는데,
남원시에서 이 역을 매입해 기왓장 건물과 목조로 개수해 문화마을을 조성했습니다.
옛 '서도역' 역사 뜰엔 혼불 '작가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병풍처럼 두른 2개의 벽 '노적봉과 혼불사람들'은 소설에 나오는 거멍굴 사람들의 모습과
서도역 광장의 풍경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필요에 의해서 관리되는 공간이 아니라, 기억되고 보존되기 위해 남겨진 공간은
그만큼 훼손과 급속한 노후화의 위험도 큽니다.
지키고 돌보는 정성이 더 절실해진 것이지요.
새로 건설된 서도역을 가르키는 표지판은 보기만하고
옛길로 다가가
재현된 1930년대를 다시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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