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천사를 둘러보고
대포포구쪽으로 가려다가
갑자기 달뱅듸라 불리는 월평마을을 돌아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년 1월인가에 제주올레의 7코스 종점이자 8코스 시작점이
기존의 월평포구에서 월평마을 아왜낭목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때 이후로 몇번 8코스를 걸을때 월평알동네 송이슈퍼에서
아왜낭목을 지나쳐 해안도로로 내려갔습니다만
마을 안을 지나가 본 것은 아주 오래전...
마을답사를 왔을 때 뿐이 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마을안길을 걸어 볼까요...
송이수퍼를 왔습니다.
지금은 출발점이 아왜낭목으로 변경되어 있습니다만
한 1년 넘게 7코스의 종점이자 8코스의 시작점으로 꽤 많은 올레꾼들에게 사랑을 받던 곳이고
지금도 송이갤러리라는 애명으로 불리우는 올레꾼들의 인증사진촬영지입니다.
그 앞에 현수막이 있어 곰곰이 들여다 봅니다.
2010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시범사업,
월평이야기길 탐방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요도가 그려져 있고
아래쪽에 매주토요일 월평싸롱(마을회관)에서 출발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굉장히 반갑더라고요.
문화도시공동체 쿠키라는 단체에서
매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주최하고 복권위원회가 후원하는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시범사업 공모에
월평마을을 대상으로 주민 스스로 지역문화의 생성자가 되고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신청하여
그 것이 통과되어 그 지원금으로 마을을 가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변 가게에 들러 혹시 월평이야기길 요도 있느냐 했더니.....
그런 것 없답니다.
마을 쉼터, 아왜낭목으로 가 봅니다.
아왜낭은 없는 아왜낭목.
예전에 들은 마을분의 설명에 의하면
아왜낭이 많이 심어져 있어서 아왜낭목이라 했는데
4.3성을 쌓느라 다 베어버려 공터가 되었다가
그 공터에 소나무를 심고 마을의 휴식장소로 가꾸었다고 하는 곳입니다.
마을의 전기를 가설해 주고 진입로를 포장해주신 분들에 대한 기념비와
한국전쟁에 참전하였다 불귀의 객이 된 이마을 출신 젊은이들의 충혼비를 봅니다.
빠꾸해서 송이수퍼앞을 다시 지나 행기소로 갑니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떠다 먹을 만큼 맑고 깨끗했다는 물.
마을아이들이 모여 물놀이를 하곤 했다는 곳인데...
너무 더러워서 사진을 찍을 곳이 없습니다.
아까본 현수막에 행기소가 표시되어 있길래 정비가 되었나 보다 했는데...
예전에 와보았을때 보다 더 지저분해 진 것 같습니다.
바위는 양수기에서 새어나온 기름으로 범벅이 되어있고
주변은 인근 비닐하우스와 연결된 검은 고무파이프로 정신이 없습니다.
기중 가장 깨끗한 앵글을 잡아 한장 찍어봅니다.
행기소에서 올라와
올레길과 접한 길을 역방향으로 걷다가 계곡아래로 내려갑니다.
성창골본향당입니다.
호적, 장적, 생산, 물고를 관장하는 토조본향으로
도순동 정동모들에서 모시는 옥황상제 말젯딸애기를 가지 갈라 모시는 비바리당입니다.
진끗내로 내려가는 길이 정비가 되어 있습니다.
내를 건너면 일뤠당과 요드레당이 있습니다.
나뭇잎사이 숨어있는 게한테 나 못봤다라고 이야기하고 지나갑니다.
행기소에서 내려오는 물
그리고, 내려가는 물
당목이 보입니다.
아래쪽에 있는 당이 일뤠당입니다.
위쪽에 보이는 곳이 토산계 요드렛당입니다.
통상 이렇게 한자리에 두곳이상의 당이 있는 곳을 중산처 또는 중산당이라합니다.
시집올때 일월을 모셔오거나 해서 타지에서 시집온 사람들이 모시는 당인데
이곳은 주로 옛 정의현 지역에서 시집온 분들이 다니시는 당입니다.
전경대쪽으로 길이 연결되어 있습니다만 간 길을 되집어 옵니다.
월평포구로 가볼까 해서입니다.
큰기정위로 올라가 절벽을 내려다 봅니다.
저부근이름이 쇠코던가 아니던가...가물 가물..
천선과나무앞에서 망설입니다.
어디로 갈까...애꿎은 천선과만 꾹꾹...
월평포구반대쪽으로 몸을 돌려 다시 마을 안으로 들어갑니다.
마을안길에서 만난 정감있는 교회건물
마을안 올레
집의 구조는 70년대 이후 지은 건데 지붕은 짚으로, 아니 새로 덮혀 있는 집
부근의 새위에 차광막을 덮은 집
옛 우물과
통시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안거리뒤.
아마도 안칠성을 모시던 곳
능소화
치자
이런 저런 꽃들이 어우러져 피어있는 올레를 지나와
백합을 기르는 하우스 사이를 한참 걸어갑니다.
사진을 찍으려 사진기를 꺼냅니다만....
아마도 북쪽 신촌리동네처럼
이곳도 백합의 판로가 막혀서 한숨만 나올텐데 하는 생각에 카메라를 들기가 어렵군요.
그래서 나무 줄기를 타고 끝없이 올라가려하는 하늘타리꽁무니만 쳐다보고 걷습니다.
이첨장물입니다.
동해물이라고 표기되어 있네요.
이 일대와 강정 빈네코지 논은 이물을 이용하여 농사를 지었다 합니다.
지금은 없어진 논들...
두곳의 구덩이를 거쳐 하릴없이 흘러갈 뿐입니다.
돌아와서 확인 해 보니 작년에는 밴드와 풍물패도 조직하여 월평음악마을 만들기와 월평 페스티벌을 했다합니다만..
생활문화공동체사업.
글쎄요?
아직은 생활과 밀착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갑자기 한동안 유행했던 공공미술프로젝트가 생각납니다.
대개 재개발을 앞둔 허술한 골목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지요.
한 귀퉁이에 방치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갖게 됐었습니다만
일부는 그 지역의 역사적 맥락과 문화적 양식 등에 대한 성찰이 없었고
지역, 건물, 공간과의 상관관계를 무시하여 지속적인 유지가 되질 않았고
사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않아 흉물스럽게 변한 곳이 많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어떤 기대치만을 높여 놓고
후속조치가 따라오질 않는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반감이 더욱 커진곳도 있습니다.
이곳도 지원이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고
자체 재원조달방법이 마련되어야만 음악마을이 유지되고
페스티발도 계속 할 수 있을텐데...
지금의 월평이야기길탐방코스로는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행이 금년에도 계속 지원이 된다하니
일을 시작한 문화도시공동체 쿠키를 예의 주시해 보려 합니다.
Closer To The Truth - Tony Joe Wh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