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4.
교래 자연 휴양림을 다녀 왔습니다.
제주에서 세번째로 개장한 자연휴양림이자 곶자왈 지대에 조성된 최초의 휴양림입니다.
조천읍 교래리 늡서리오름 일대에 조성됐으며
곶자왈 생태체험로와 오름 산책로를 탐방하며 천연원시림의 진면목을 즐길 수 있다고 소문이 자자합니다.
휴양림 입구 안내판
숙박시설과 야외공연장이 있는 휴양지구,
야영장과 풋살경기장이 자리잡은 야영지구,
생태체험로를 이용할 수 있는 생태체험지구,
오름 산책로를 통해 큰지그리오름 산행을 할 수 있는 삼림욕지구 등 총 4개지구로 나뉘어 조성됐다고 그려져 있습니다.
휴양림으로 들어갑니다.
매표소 가는 길
개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입장료는 성인 1000원, 청소년 600원입니다.
표를 내고 들어갑니다
오늘 일행이 스물몇명이라더라...
오른쪽은 생태관찰로
왼쪽은 오름산책로
생태관찰로는 오름산책로를 다녀와서 가기로 하고
오름산책로로 갑니다.
출발전 일독
오름 산책로는 교래곶자왈내 기존 통로를 이용하여 개설하였습니다.
제주도의 동부와 서부, 북부지역에 ‘곶자왈'이라 불리는 지대가 넓게 분포하고 있습니다.
곶자왈이란 돌무더기와 잡목이 엉켜있는 곳을 이르던 제주어인데
최근에는 학술적으로 정리하여
"화산분출시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암괴로 쪼개지면서 분출되어
요철(凹凸)지형을 이루며 쌓여 지하수 함양을 하며,
보온·보습효과를 일으켜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케하는 세계 유일의 독특한 숲"을 말합니다.
교래 곶자왈은
함덕-와산곶자왈용암류, 서검은이오름곶자왈용암류와 더블어 조천, 함덕곶자왈지대를 형성하는
조천-대흘곶자왈용암류의 일부구역으로
봉개동 민오름 주변에서부터 시작되어 큰지그리오름, 작은지그리오름 그리고 바늘 오름 주변을 거쳐
조천리 해발 20m 지점까지 총 11㎞에 걸쳐 분포하고 있습니다...만
이제는 남조로, 동부관광도로, 비자림로 등의 도로로 끊기고
말로만 친환경이라는 에코랜드에 먹혀서
부분 부분 남아있습니다.
이곳도 돌문화공원에 할양한 엄청나게 큰 100만평 부지속에 포함되어
돌문화공원에서 돈을 받고 운영을 하는 것 입니다.
그나마 고마운 것이
꼭 필요한 만큼만의 작업을 했다는 것입니다.
데크를 깐다거나 하지 않고
기존의 통로를 조금 정리하는 수준에서 산책로를 만들었다는데에
고마울 뿐이지요.
주변 마을 사람들에게는
마을 뒤에 있는 숲이란 뜻으로 ‘뒷곶’(고지)으로 불리어지던 곳입니다.
산전과 움막터
곶자왈 중심지역은 바위로 인해 경작할 수 없었지만.
손바닥크기만한 평지라도 있으면 따비를 이용해 돌을 일구고 가시덤블을 태워서 걷어내고
팥이나 피같은 작물을 심었습니다.
이런 곳을 산전이라 하는데
해방전까지 경작되어 왔습니다.
한곳에서 한 3년정도 경작을 한후에 인근으로 옮깁니다.
경작기간동안 거주할 곳과 창고용등으로 움막을 지어 생활을 한 흔적입니다.
야외음악당같은 이곳은
교래휴양림에 물어보니 휴양림 작업간 야외교실로 만들었다 합니다.
그럴수도 아닐수도 있습니다.
휴양림 작업전 이곳을 답사할 때도 한두곳의 시설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본따서 몇개를 더 만들었을 수도 있는데
최초에 있던 한두개의 시설이 어떤 용도인지를 짐작할 수 없습니다.
비교적 완만한 요철지형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완만한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갑니다.
숲은 2차림 형태로 팽나무와 때죽나무, 예덕나무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대부분 오래전 잘려나간 나무에서 새롭게 가지가 나서 자란 것들입니다.
이런곳을 맹아라 하는데 이 곶자왈안에 15가지로 뻗은 나무가 있습니다.
찾아보시지요.
고사리가 꽤 많습니다.
제주의 곶자왈에는 한국 양치 식물종의 80%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 교래곶자왈에는
가지고비고사리·변산일엽(골고사리)·일색고사리·십자고사리·톱지네고사리·푸른개고사리 등의 양치 식물이
군상으로 분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몇년전에는 국내에서 자생하는 고사리 가운데 대형고사리에 속하는 국내 미 기록종인
큰섬잔고사리가 자생하고 있다고 발표된 바 있습니다.
정말 나무가 자라기 어려운 곳입니다.
표면에만 흙이고
그아래로는 용암이 만들어낸 바위들이다 보니
뿌리가 흙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바위를 움켜잡고 자랍니다.
땅위를 기는 판근들
숯가마자리
1970년대 이전까지 중산간마을에 인접한 곶자왈지대에서는
30~40년 주기로 나무를 벌채하여 숯을 굽습니다.
보통 10명가량의 사람이 공동으로 작업을 하는데
숯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20~30샌티길이로 자른 후 숯가마속에 동그렇게 쌓아 올리고
숯가마 안쪽 벽에는 내부의 공기가 빠져 나가지 않도록 흙을 바르고
참 구멍을 세개 또는 네개 뚫어 놓습니다.
불이 탈때는 그 구멍을 통해 산소를 공급하다가
약 하루정도지나 불색깔이 파랗게 되면 구멍을 모두막아 불을 끕니다.
그리고나서 위 지붕을 뜯어내고 가마바닥에넓게 펴서
한 이틀기다리면 숯이 만들어 집니다.
그러니까 숯굽터의 흔적은 이곳처럼 지붕이 남아있으면 비정상이고
이 곶자왈내의 다른 숯굽터흔적처럼 지붕이 없어져야 정상입니다.
아마 숯을 굽는 사람들이 살았던 움막터일겁니다.
나무가 넘어져 있습니다.
뿌리가 수직으로 내려간 것이 않보이지요.
거의 모든 뿌리가 좌우로 뻗어 있습니다.
아무리 나무가 오래 자랐어도 바위를 놓치면 바람에 넘어갑니다.
그렇게 허망하게 일생을 마감합니다.
곶자왈안은 곳곳에 경계담이 쌓여있어 오래 전부터 방목지로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연리지
작자미상의 시한수 읊조리고
숲길이 나에게 준 선물
사유의 시간을 마음껏 누리며 조용히 걷습니다.
連理枝
단지 입술 한번 맞닿은 죄로
나의 가슴 전부를 당신으로 채워버려
당신 아닌 그 무엇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는
몸도 마음도 당신과 하나가 되어버려
당신에게만 나의 마음을 주는
연리지(連理枝)입니다
이 몸 당신에게 주어버린 죄로
이제 한 몸뚱어리가 되어
당신에게서 피를 받고
나 또한 당신에게 피를 나누어주는
어느 한 몸 죽더라도
그 고통 함께 느끼는 연리지(連理枝)입니다
이 세상 따로 태어나
그 인연 어디에서 왔기에
두 몸이 함께 만나 한 몸이 되었을까요
이 몸 살아가는 이유가 당신이라 하렵니다
당신의 체온으로 이 몸 살아간다 하렵니다
당신과 한 몸으로 살아가는 이 행복
진정 아름답다 하렵니다.
엉겨있는 판근앞에서 시간을 잠시 보내고
평원으로 나왔습니다.
지그리오름이 보이네요
예전 당자리.
테우리코사를 지내던 곳
저기는 바농
조선시대에 제주에 10소장과 산마장 이라는 국영목장을 두었습니다.
10소장은 제주 중산간을 빙둘러서 10곳으로 나누어 운영한 목마장이고
산마장은 최초에는 산간지역의 오름과 오름 사이의 초지대를 중심으로 여러 개로 분산, 입지하였다가
18세기 후기로 오면서 규모가 컸던 마장을 중심으로 통폐합된 결과 침장, 상장, 녹산장으로 되었습니다.
그중 이곳 바농오름과 느지리오름사이 초장에 침장이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당시 테우리의 심정으로 목축신을 모시던 당을 다시한번 돌아보고...
지그리오름으로 올라갑니다
초입의 쑥대낭사이를 지나서 조금만 올라가면
활엽수지대가 나옵니다.
어린아이 키 만한 조릿대를 지나니
하늘이 열립니다.
주변오름들과 돌문화공원이 한눈에 들어오네요.
하!
하!
감탄만 하다가
전망대에서 한장더찍고
내려갑니다.
내려가기전 남들다하는 말
표고 598m, 비고 118m
윗부분은 때죽나무 서어나무 예덕나무 팽나무 동백나무 등이 제법보이고,
중층은 상산 쥐똥나무 가막살나무 등이 주요 식생을 차지하네요.
날을 잘 맞추면 오름사면에서 복수초와 변산바람꽃 등을 볼 수 있습니다.
나무가지로 브라인드를 드리었습니다.
가지수를 한번 세어 보세요.
다시 평원으로 나왔습니다.
교래 들판 지나갈 때는
바람이 되리
방자하게 불어대는
바람이 되리
생각에 잠겨 있는 억새꽃 수풀
가만두지 않으리
마구 흔들어 더더욱 몸부림 치게 하리
산안개 몰아서
조랑말떼로 달리게 하리
산굼부리 벼랑으로 곤두박질치며
흘러가게 하리
아직 길들지 않은 들판
교래 들판 지나갈 때는
미친 듯한 바람으로 가리
거침없으리
김순이 시인의 교래 들판을 지나며 였습니다.
구슬붕이
붓꽃
퀴즈하나
장딸기일까요? 찔레일까요?
남의 이름이 아닌 내이름을 불러주세요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고향
제주에서는 분홍찔레가 드물지요
멍석 딸기를 찍었는데...
멍석딸기는 반관목, 덩굴성 딸기이지요.
꽃잎이 바깥으로 벌어지는 게 아니고 안으로 오목하게 붙어 있어
볼때마다 참 특이하다하는 생각을 합니다.
앞의 일행들이 개설된 길이 아니고 다른 곳으로 가네요.
옛 길로 가나보다 생각하고
다시 곶자왈로 따라 들어섭니다.
이곳에서 지달이가 살았을까?
생각을 하는데
앞에서 하늘타리님!
하고 나를 찾습니다.
헷갈리기 시작한 듯 합니다.
옛길의 흔적을 따라 곶자왈을 가로 지릅니다.
길로 나와서
길옆에서 만난
갈매기난초
꽃의 모양이 날아오르는 갈매기를 닮았다 하여 갈매기 난초라고 합니다.
많은 흰 꽃이 모여 한 개의 꽃이삭을 이루는데
일본에 많고 한국에서는 제주도와 남해안 도서 일부에서 자랍니다.
이꽃은 다수의 흰꽃무리와 초록색 포엽이 관상미를 높이는데다가 향기까지 뛰어나 관상가치가 큰 야생란입니다.
그래서 걱정입니다.
이곳에 길이 개설되었으니 으름난초, 나리난초 처럼 남아나지를 않을 것 같아요.
야와공연장입니다.
예상시간 보다 많이 걸려서 생태관찰로는 생략하고
이곳에서 산행을 마칩니다.
오펜바흐의 하늘 아래 두 영혼 Deux Ames au ciel, Op.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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