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고남악거심상(登高南嶽擧深觴) 남악(南嶽)에 높이 올라 대폿술 마시고
천상귀래흥경장(川上歸來興更長) 냇길 따라 내려오니 흥이 절로 새로워라
만안황화여작일(滿眼黃花如昨日) 들국화는 만발하여 예와 같으니
일준잉작양중양(一樽仍作兩重陽) 한동이 술이 두 중양(重陽)을 이루네.
고홍준이 당시 목사 이원진의 이름으로 편찬했다하는 탐라지에 실려 있는
이원진의 無愁川佳讚詩입니다.
문헌상 무수천이라는 명칭이 나타난 것은
1653년(효종 4년) 8월에 편찬·간행한 제주의 역사 지리서인 耽羅誌가 처음입니다.
無愁川이란 울창한 숲과 깎아지른 절벽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속세의 근심을 잊게 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이와는 달리 머리가 없다는 의미의 無首川,
물이 없는 건천이라는 의미의 無水川,
분기점이 많다는 의미의 無數川 등으로 표기되기도 합니다.
밖에서 보면 아무런 수심없이 볼 수 있을 지 몰라도
바닦에 내려오는 위로 올라갈 일에 수심이 가득해 집니다.
생각도 갈래갈래 갈라지고 해서
無愁川이란 이름을 제외하고는 다 맞는 말입니다.
무수천은 Y계곡을 발원지로 하천의 모습을 띄기 시작한다 합니다.
이 가운데 Y계곡 발원지는 한라산 정상 서북벽과 장구목 일대로,
실질적으로는 한라산 정상에서 시작된다 해도 무리가 없을 겁니다.
만수동산에서 이어진 한라계곡은 어리목 하류,
1100도로 한밝교 하류에서 본류인 Y계곡과 합류하고
또다른 소지류들은 해발 700m 부근 천아오름 수원지 부근에서 합류하여 내려옵니다.
갖가지 비경을 뽐내며 `진달래소'와 지금 내가 오르고 있는 이지점을 지나
외도다리 바로 위에서 도근천까지 아우릅니다.
광령사람들이 하천으로 내려오고 다시 올라갈때 쓰는 듯한 로프가 이어져 있습니다.
완만한 로프를 급한 경사식으로 찍어 봤습니다.
로프가 사람마음을 약하게 하네요.
저걸 타고 올라가서 편한 길로 가다가 잠깐 잠깐 하천으로 내려올까나?
하천을 따라 올라갑니다.
하천으로 가지 않으면 볼 수 없는 비경입니다.
진소
진소 벼랑 아래 궷집에서 담배한대 피우고
어찌 어찌 벼랑을 타고 올라왔으니
앞으로 앞으로...가야 되는데
돌아 내려다 보고
앞을 보고
또 내려다 보고
갑니다.
장소도가 시작됩니다.
무수8경의 제 7경으로 장소석조라고도 합니다.
전후좌우 돌로 이루어진 물구시모양의 소입니다.
어디에나 있는 이름 고냉이소
올라와서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
이곳이 8경 천조암입니다.
일명 쇠미쪼암이라 하는데
쇠를 미찌게(손해보게)하는 바위라는 이야기지요.
이바위 부근에 물도 나오고 해서 마소에게 물을 먹일겸 찾아오기도 하는데
이 바위부근 기정에서 소가 여러마리 떨어져 죽었답니다.
그래서 쇠미쪼암이라 하는데
소 안키우는 양반이야 그 위에서 내려다 보는이는 풍치가 대단히 아름답다고
쇠미쪼암 호랑이가 크게 입을벌렸네 운운하며
8영가를 부르며 노래하고 있습니다.
???
밑에서야 다른 곳과 궂이 다를 바 없습니다만
끙끙 거리며 바위를 타고 넘어서
한쪽으로 뚫린 통로를 보고
브라암스의 곡 내 사랑은 초록빛을 들으며 잠시 쉽니다.
김청자, sopr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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