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에 있는 등잔박물관을 갑니다.
2월 18일 아침 일찍 서둘러 비행기를 타고 공항에서 내려서
리무진버스타고, 다시 시내버스타고
무슨 초등 학교 앞에 내려서
또 한참 걸어 올라가 찾아간 길.
글쎄 그곳에 왜 갔을까?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찾아서 왜 갔을까?
어느 개인이 평생을 걸려 모아온 등잔을 안주할 곳을 마련해 주고
후세에 물려주기 위하여 박물관을 세웠답니다.
몇 년 전 서울 근무할 때 포은선생묘역을 갔다가 근방에 있다하여 찾아갔으나
그날이 화요일임에도 휴관을 하여 그냥 온 것이 자꾸 기억이 나기에
서울에 볼일 있어 가는 날
하루 일찍 출발하여 등잔박물관을 갑니다.
등잔에 관해 아무 소양도 없으면서
단지 개인이 평생을 정성 드려 모았다는 말 하나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 아닐까?
글쎄요.
버스에서 내려 조금 걷다보니 나타나는
경기도 용인시 모현면 능원리 호박등불마을표지석입니다.
이 마을은 호박으로 등불을 만드는 마을인가 했더니
호박과 등(등잔), 불(숯가마)을 테마로 조성된 농촌체험마을이랍니다.
갖가지 호박요리 만들기, 고추장 만들기, 전통장 담그기, 다도, 초콜릿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고 하네요.
계속 올라가다 보면 커다란 호롱불등잔이 하나 서있고
왼쪽에 정몽주선생묘가 있다는 표지가 있습니다.
등잔박물관을 먼저 다녀오고 시간여유가 있으면 잠시 들러 보겠습니다.
오른쪽 전면에 등잔박물관이 보입니다.
등잔박물관이니 등불모양을 본따 만들었을 텐데 참 특이하다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수원화성성곽을 본뜬 것이랍니다.
그렇다면 공심돈이겠지요.
그렇지 않아도 여기를 보고 정몽주선생묘역에서 한 가지만 확인하고
바로 수원화성으로 가려했는데 내 마음을 들켜버렸네요.
대문을 들어서니 쓰개치마를 둘러쓴 여인의 목상이 나를 반깁니다.
혹시 신윤복의 월하정인에서 모티브를 따 온 것인가요?
月沈沈夜三更 兩人心事兩人知
달은 기울어 밤 깊은 삼경인데, 두 사람 마음은 두 사람이 안다고 정황을 설명한 글이 쓰여 있는 담벽 귀퉁이에
어스름한 달빛 아래 차려 입은 한 남자가 초롱불을 들고 무언가를 속삭이고
여자는 쓰개치마를 둘러쓰고 부끄러운 듯 얼굴을 물들이고 있는 그림이지요.
그러면 등불을 들고 있는 남자는 어디에 있을까?
석상과 석물사이를 둘러보며 그 부러운 남자를 찾습니다.
아하, 나구나!
빨리 안으로 들어가 길을 밝혀줄 등잔하나를 들고 나와야겠다.
주인장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스토리를 하나 만들고 박물관 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먼저 눈에 들어온 등잔박물관에 관한 소개글
인류에게 문명을 가져다준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불이다.....
이곳은 전기가 들어오기 전까지 어둠을 밝히는데 사용했던 조명기구들을 한 곳에 모아 전시함으로서
등기의 활용을 통한 우리조상들의 생활문화를 면면히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옆에 토기 등잔이 하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밑으로는 왠 신발들?
등잔과 연관되어 많은 것을 모아둔 것 같습니다.
전시품울 둘러봅니다.
생활속에서 쓰인 등잔들입니다.
생활환경을 재현하고 등잔을 전시 했습니다.
부엌의 등잔.
찬방의 등잔.
사랑방의 등잔.
안방의 등잔.
없는 지식 짜내어 내 나름대로 저 등잔은 나무로 만들었구나.
저 등잔은 유기로 만들었구나. 저것은 철제구나. 등등
재질과 그 용도를 생각해 내고 있는데 어느 분이 다가오십니다.
등잔대의 높이가 대략 얼마나 되는지 아느냐고 질문하십니다.
생각해 본적 없지요.
괘등을 제외하고는 성인 남자가 앉았을 때 눈 약간 밑, 어깨 쯤 되는 것이 일반적이랍니다.
그렇게 정형화된 이유는 우리의 옛 생활방식
그러니까 온돌바닥에 앉아 생활하던 방식 때문에 그렇답니다.
중국은 의자에 앉아 생활하니까 등잔대의 높이가 긴 것도 있고 탁자위에 놓을 수 있도록 짧은 것도 있고
다양하다고 합니다.
아 그렇구나.
이것을 설명해 주신 분이 관장님입니다.
잠깐의 설명에 고마워하고
2층으로 올라갑니다.
외국의 등잔들
좀더 자세히 보시지요.
한쪽에 서있는 꽤 큰 목등잔
그리고 도자기등잔들
밑에 오른쪽 것은 꼭 술병 같아요.
선조들의 생활속에 쓰인 생활 속의 등잔
소박하고 정교한 등잔의 아름다운 모습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한
아름다움 속의 등잔
역사속의 등잔들
한바퀴 더 돕니다.
그리고 옛 그릇들의 향연도 함께 즐깁니다.
유물이 테마별로 전시된 유물을 관람하고
박물관을 나서기 전에 고생하신 관장님과 사진을 같이 찍는 즐거움도 갖고
문을 나섭니다.
관장님 말씀 별관에 농기구관련 수집품도 있으니 보고 가라십니다.
예! 그리하지요.
지식의 부족을 느끼기는 했지만.. 나름 즐거운 하루였다고 생각합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좀더 공부하고
다음에 다시 오면 그땐 참으로 즐거운 시간일듯 싶습니다.
Chopin - Nocturn in E Flat.Opus 9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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