如是我見 寫而不作/우리강 우리산

태백시 구문소

하늘타리. 2011. 2. 9. 05:00

고생대 자연사 박물관을 나와 구문소로 갑니다.

 

우리나라 아줌마들의 파워를 실감할 수 있는 아주 아주 옛날 이야기 하나.


경북 봉화에 가면 강원도 영월과 걸쳐 있는 구룡산이라는 산이 하나 있습니다.
신갈나무가 꽤 커다란 숲을 이루고 있는 1344미터의 제법 높은 산으로

백두대간의 마루금을 이루는 곳 중 하나입니다.


아홉마리 용이 승천하였다 하여 구룡산이라 하는데,
아주 아주 먼 옛날 산자락에서 깨어난 열마리 용이 차례대로 승천하고 있는데
어느 아낙이 물동이를 지고 오다가 그것을 보고 맨 마지막에 승천하려는 용의 꼬리를 잡아당겨

아홉마리뿐이 승천을 못했다 합니다.

떨어진 용은 뱀이 되어 그 한을 품고 있으니 가벼이 올라가지 말라고 하는 산.

그래서 인지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빙돌아 도래기재로 하여 백두대간 등산로를 이용하여야만 합니다.

 

강원도 태백의 구문소에 와서 왠 경북 봉화의 구룡산 이야기?

 

예전에 이곳 구문소를 왔었습니다.

삼동산으로 올라 민백산 구룡산을 지나  도래기재로 내려가서 구문소 잠깐 들르고

봉화군 어딘가 메밀꽃 단지 메밀꽃피는 언덕을 가본적이 있어요.

 

오늘은 그 반대쪽,  태백쪽에서 구문소를 오다 보니
처음와본 장소처럼 낮설고 그때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젊었을 때는 추억을 만들지만

이제는 새로운 기억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예전 유사한 기억을 자꾸 끄집어 내어 반추하게 되나 봅니다.

 

구문소 맛뵈기
보이는 두동굴 모두 인공으로 뚫은곳.

 왼쪽은 사람이 거의 뚫고 오른쪽은 기계가 다 뚫고...

 

구문소로 가는 물길과
자개루로 올라가는 길에 놓여진 다리(완벽한 색깔의 부조화)

자개루 

 

다시 구문소로 가는 물길을 따라...

 

 

 

드디어 구문소

구문소동굴 요리보고 조리보고..

용이 나올라나???

 

이곳 구문소는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에서 용출된 물이 잠시 머물렀다 가는 곳으로,

강줄기가 산을 뚫고 소를 이뤄낸 곳입니다.

 강이 산을 뚫는다 해서 예부터 '뚜르내'라고도 불렸는데,

구문소(求門沼)란 이름은 '굴의 고어인 '구무'에서 비롯된 것으로,'굴이 있는 소'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누구는 또 구멍의 옛 강원도말이 구문이라서 구문소라고 하기도 합니다.

 구문소전설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 석벽 좌우에 용이 각각 한마리 살았는데 승천순서를 놓고 계속 다투었다고 하네요.
어느날 황지천에 있는 용이 바위굴을 뚫어 철암천용의 뒤통수를 가격, 주도권을 잡고 때가 되어 승천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이야기

옛날 경북 안동의 영호루를 지을 때, 그 대들보감을 추전리에서 베어 황지의 냇물에 띄어 날랐는데,

홍수가 일어 대들보감이 산의 벼랑에 부딪혀 큰 구멍이 생겨 물이 그 아래로 흐르게 되었다라고도 합니다.

 

이런 전설이 이 일대가 석회암 지대라서 황지천 물이 아주 오랫동안 석회암을 침식시켜

결국 큰 구멍이 되었다라는 과학적 설명보다 더 그럴듯하지요. 

 

동굴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 하나

 

이 석굴 옆에 자개문이라는 석문이 있는데 밤 자시가 되면 이 석문이 열리고 축시가 되면 닫히는데

석문이 열릴 때 그 속으로 들어가면 전쟁과 굶주림이 없는 오복동이라는 이상향이 나온다고 합니다.

 

자개문은 보이질 않으니 못 지나갈것이고

인공 바위구멍을 지나 다리 앞에 서면 아름다운 소뒤로 구문소가 무지개다리처럼 보입니다만 

오늘은 여기서 돌아갑니다. 

 

승리해 하늘로 올라간 용의 뒷모습입니다.

 

구문소주변 경승의 안내판인데 미리 보았으면 한곳 한곳 찾아 보았을텐데...
그런데 누가 이렇게 정성들여 뜯어놨나하다가

 

건너편 바위벽이 꼭 경천벽같구나 하면서 자리를 떠납니다.

랄로 / 첼로 협주곡 D단조  피에르 푸르미에(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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