如是我見 寫而不作/우리강 우리산

경주 남산 3. 칠불암 마애여래불에서 용장리까지

하늘타리. 2011. 2. 6. 18:53

 

 동남산 제일깊은 골짜기인 봉화골에 일곱분의 마애불이 계십니다.


동남산코스로 오다 보면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와야 하는데 내려가는 것은 조금 수월하네요.
게다가 운치있는 대나무 숲길까지 만나게 됩니다.

 

칠불암 磨崖石佛이라는 이름은 자연 암반에 새긴 3존불과

그 앞의 모난 돌 4면에 조각된 4면불을 합쳐 일곱분의 부처님이 계신 바위라고 하여 그렇게 불리었는데

최근에는 이곳에 암자를 지어 칠불암이라고도 합니다.

신라시대에도 절이 있었다 하는데 그 이름은 전해지지 않습니다.  

동쪽과 북쪽에 축대를 쌓아 터를 만들고 서쪽에 있는 큰 바위면에 삼존불을 새기었고

그 앞 사각형바위면마다 불상을 새겨 칠불을 조성했습니다.  

올라가면 욕할 듯 하여 축대위로는 올라가질 못했습니다만

사방불 바위 양쪽에 기둥을 세운 흔적이 있어 목조로 된 건축물 안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합니다.
7불 왼쪽에는 석등과 탑의 부재로 보이는 돌들을 모아 세운 탑이 있어 자연 가람을 이루고 있습니다.

 

삼존불의 본존좌상은 높이가 약 2.7m라 하며, 조각이 깊어서 모습이 뚜렷하고 위엄이 넘칩니다.

대좌에 있는 연꽃무늬는 무척 사실적이어서 본존불이 마치 만발한 연꽃 위에 앉아 있는 듯 느껴집니다. 

오른쪽 협시보살은 오른손을 자연스럽게 아래로 드리우고 감로병을 쥐었으며,

 왼손은 팔꿈치를 굽혀 어깨 높이로 들고 있습니다.

한편 왼쪽 협시보살은 오른손에 연꽃을 들고 왼손은 옷자락을 살며시 잡아 들고 있습니다.  

 오른쪽의 협시보살은 관세음보살, 본존불은 아미타불, 왼쪽 협시보살은 대세지보살로 여겨지고 있습니다만

앞쪽 사방불의 성격으로 보아 석가여래 삼존불이라고도 합니다..
삼존불은 원만한 표정에 위엄 있는 얼굴, 양감이 풍부한 사실적 신체 표현,

협시 보살들의 유연한 자세 등으로 미루어 보아  석굴암 본존과 그 조성 시기가  통일 신라 시대 작품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삼존불 앞의 사면불은 암석의 크기가 동면과 남면은 크고 서면과 북면은 작은 까닭에 새겨진 불상도 크기 차이가 있습니다

 큰 불상은 약 1.2m, 작은 불상은 70-80cm 정도된다고 합니다.

네 불상 모두 연화좌에 보주형 두광을 갖추고 결과부좌하였습니다.
남면의 여래상은 동면의 여래상과 비슷하나, 가슴에 표현된 옷의 띠매듭이 새로운 형식에 속합니다.

정면에서 보면 보이지 않는 뒷면에 있는 서면의 여래상도

동면의 약사여래상과 비슷한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가장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북면 여래상은 남면 여래상과 비슷하나, 얼굴이 작고 갸름하여 수척한 인상을 줍니다.

한편 동면 여래상은 본존불과 동일한 양식을 취하고 있으며 왼손에는 약합을 들고 있습니다. 

 
사방불은 밀교계통에서 발전한 것으로 진여의 부처님인 비로자나불이자

그 빛으로 이루어지는 사방정토불이라고 하는 것이 중론입니다.
금광명경에 의하면 동방아촉불, 서방 무량수불,남방보상불,북방 미묘성불이라 합니다만

사실 경전마다 사방정토불의 이름이 다릅니다.


그래서 통상적으로 서면여래상을 아미타여래로 약합을 들고계신 동면여래상은 약사여래라고들 생각하고 계십니다. 

四方부처님의 모습을 한데 모았으니 보시면서 가피를 빌어보시지요.

 

경내와 삼성각을 잠시 둘러보고

 

 

다시 올라갑니다. 

 
당연한 이야기, 올라가는게 역시 힘들군요

 

 

방향표시판 주변 봉우리에 올라왔습니다

 

 바위에 이름하나를 짓고

 

잠시 망설입니다.
저기 저위에 봉화대가 있을텐데 들렀다 갈까 ..

..

 

 그냥갈까...

 
고위봉으로 바로 갑니다.

 

 

 

백운재를 넘어서

 

 

고위봉입니다.

 

 

 눈에 보이는 모두를 가슴에 담고

열반재쪽으로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돌계단
올라오려면 힘들겠습니다. 

 

 

 


황발봉이 발아래 있습니다 

 

 열반골의 전설
아름다운 미모가 슬픔이 되었다네요.

축약해 봅니다.
"옛날 신라의 고관집 외동딸이 꽃다운 나이에 이르자 뭇남자들이 돈과 권력으로 그녀를 유혹하며 성가시게 굴었다.
마침내 처녀는 아무도 모르게 삭발한 채 속세를 떠나 부처님 세계인 열반에 살 것을 결심했다.

갱의암에 이르러 처녀가 화려한 옷을 벗고 잿빛 먹물옷으로 갈아입자

산짐승들이 길을 막고 살쾡이가 등을 구부린 채 위협했다.
간사스런 여우, 심술궂은 산돼지, 무서운 귀신들이 연이어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을 모두 물리친 처녀는 계곡 암자에 이르러 정진에 열중했다.

계곡에서 처녀가 목욕을 하자 이무기가 덮칠 듯 산 위에서 위협했다.
그러나 큰곰이 부처님을 동경하여 수도하는 처녀를 보살펴 주었다.

거북이도 눈을 부릅뜬 채 엎드려 처녀 곁을 지키고 있었다.
드디어 수도를 마친 처녀가 부처님 세계로 향하는 산등성이로 올라서자

 똥무더기가 처녀를 가로막았지만 진리의 마음을 깨친 처녀는 더러움도 포용한 채 열반의 세계로 향했다.

멀리 산마루에서 할머니가 성도한 처녀를 반가이 맞이하고 있었다.

처녀는 할머니를 따라 열반의 세계인 수미산으로 들어갔다. " 

 
이 같은 전설이 깃든 열반골로 내려갑니다.

지금은 다 나무와 숲으로 가려 있지만 바위의 형상이 기기묘묘했다하고 그 형상에  열반의 신앙을 조화시킨 것입니다.

 
기대가 커서인지 내려가는 길이 좀 지리합니다.

 

 

돌아보면 다른 형상이 보일까 싶어 둘러보았지만 밟고 내려온 돌계단 뿐입니다.

 

 

 관음사라는 절집임니다.
새로이 법당을 조성했는데 하필 곰바위앞입니다.

 

 
주변에 이무기바위 할미바위 똥바위등이 있다하는데

처녀를 보살펴 준 곰바위를 만난것 만으로도 만족하고

곰바위 밑 샘터를 보고 법당으로 갔습니다만

아직 비어 있습니다

 멀리서 산신각을 보고

 

 

옛 법당에 납석제보살상만을 뵙고 내려갑니다. 

 

멀리서 천우사 보살상을 당겨서 찍고  

 

 터덜터덜 내려오다가
아침에 개울을 건넌곳에서 뒤로 돌아 봅니다.

 

다시 올 것을 스스로에게 약속하며 

오늘의 남산답사를 마칩니다.
 Boehm - Fantasie on a Theme of Schubert, for flute 
                  and piano in A flat major, Op. 21
  Adagio ~ Introduction, Theme, Var. 1-3, Ron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