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야기/한라산 자락

용장굴 청귤나무

하늘타리. 2010. 11. 30. 19:49

 

용장골 흥룡사

 

절도 둘러보고

 경내에 있는 오래된 귤나무

예전에 조정에 진상하는 귤을 수확했었다는 나무를 찾아보려 합니다.


도련동에 토종감귤 7주가 지방기념물로 지정받아 보호되고 있지요.

그곳은 그나마 지방기념물이라도 되니까 당유자나무 둘, 병귤 둘, 산귤 둘, 진귤 하나라고 그 종류가 밝혀져 있습니다만

이곳 네주는 그냥 청귤이고 수령이 한 200년은 넘은 것 같다. 정도만 알려져 있습니다.

 

게다가 얼마 전 누군가와 무슨 이야기 끝에 이곳 귤나무 이야기가 나왔는데

귤나무가 없어졌다 하더라고요.

 

요사채 확장하면서 잘라버린 것 같다 하데요.

그래서 제가 그럴 리 없다

그곳 주지는 개인적으로는 모르지만

몇 년 전 문예회관에서 연꽃을 주제로 사진전을 했었고

무슨 기사에선가 소나무를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며

소나무는 인간이 살 수 있는 산소를 공급해 주고 죽어서도 인간을 이롭게 한다하여

소나무의 보시행을 고스란히 렌즈에 담아내려 한다고 말 할 정도로

자연을 사랑하는 분인데….

그런 일을 할리가 없다. 고 하다가…

가봐라 가면 없을 거다 소리를 듣고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잊어버리고 지내다가

이 부근 오는 김에 꼬불꼬불 돌아서 이곳 흥룡사를 온 겁니다.


용장사 입구

스치며 지나는 길가에 토종 귤나무가 보입니다.

 

 

긴가민가 다가가 바라보니 토종귤, 소위 청귤이라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글쎄요? 이쪽으로 옮겨 심은 건가요?


일단 그것부터 확인 해 봅니다.

절집에 들어가 사람을 찾습니다.

묻습니다.

맞답니다. 몇 년 전 요사채 증축하면서 이쪽으로 옮겼답니다.

인정해 주는 이 드믄데 잘라버리거나 뽑아버리지 않고 옮겨준 것 만 해도 고마워서…

큰 숨 한번 내쉬고….

그런데 내가 뭔데…이런 걸 아쉬워 하냐..

공연히 겸연쩍고 쑥스러워서

무언가를 부순 자리 잔해 속 돌 위에 걸터앉으며 담배한대를 꺼내 뭅니다.  

 

흥룡사를 둘러보고 내려와

 

다시 귤밭입니다.  

 

몇 년쯤 자란 나무일까요?


도련동 귤나무와 밑동 굵기가 큰 차이 없어 보이니

도련동 귤나무가 500년 되었다면 여기 귤나무도 500년일 것이고

도련동 귤나무가 200년 되었다면 여기 귤나무도 200년일거라고 생각합니다.


비전문가의 한계입니다.


사실 지식이 없으면 관심과 애정이라는 말이 빈말일 수 밖에 없습니다.

각각의 나무를 사진 찍어 봅니다.

 

 

 

 

 

고려사지에 백제 문주왕 2년 (476년)에 탐라에서 밀감을 헌상했다는 기록을 보아서는

그 이전부터 재배되었다고 봐야 되겠지요.

이건의 제주풍토기에는 14종의 재래종 귤이 있다고 했습니다.

산귤, 청귤, 당감자, 동정귤, 유자, 병귤. 빈귤 등등이라네요.


아주 예전 제주도의 특산품이자 진상품이었답니다.

그래서 더 고생을 했다지요.

처음에 나무에 매달린 것들의 숫자를 세어 수확 시 하나라도 부족하면 치도곤을 당했다 하고

노비들이 어느 수량 정도의 귤나무를 구해서 심으면 면천시켜주기까지 했답니다.

그러다가 온주밀감이 들어오면서 천덕꾸러기가 된 토종감귤은 하나 둘 자취를 감춥니다.


그래서 지금 제주도 전역에 도 문화재로 지정할 수 있는 토종 귤나무는 도련동 7주포함 9주 뿐이 없다하며

여기 있는 것은 계산에 넣지 않습니다.

귀찮을까봐 문화재지정신청을 안했을까요?


내 머리로는 이유를 모르겠고...

 건강하게 잘 자라서 다음에 다시 그 열매를 볼 수 있기를 바라며....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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