如是我見 寫而不作/우리강 우리산

청주시 수암골

하늘타리. 2010. 6. 14. 11:48

 

청주에 왔습니다.

 

내가 기억하는 청주는

청주 초입에서 상당한 거리를 지나는 동안 계속 이어지는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과

시내 어딜 다니던 쓰여 있고 걸려 있는 직지라는 단어와 직지심체유결의 표지 또는 간지 사진입니다.

오늘도 직지라는 단어와 사진은 많이 보았지만 

진입로가 달랐는지 플라타너스 길은 보질 못하고 시내로 들어왔네요

 

오늘은 청주 그 자체를 보러 온 게 아니고

속리산과 화양구곡을 가려면 청주에서 버스를 타야 하기 때문에 이곳에 왔습니다.

 

도착한 시간이 애매합니다.

속리산 또는 화양동 부근까지 가서 민박에서 자고 내일 새벽 일찍 올라갈 것이냐?

아니면 이 지역을 한번 답사하고 내일 첫차로 화양동을 갈 것이냐?

 

나름 고민하다가

그래 결심했어!

 

청주 안내지도 한 귀탱이에서 본

수암골을 가고자 합니다.

 

택시를 타고 수암골을 가자고 했더니 잘 모르겠답니다.

그래서 다시 내려가지고

인근 상가에서 관광안내소 전화번호를 어렵게 알아서 전화를 했더니

상당구 수동이란 곳에 있답니다.

버스를 타고 가서 수암초등학교앞에서 내려서 가라는데

지금 제가 있는 곳에서는 엄청 먼 곳이랍니다.

천문학적으로 나올 택시비가 1000원으로 굳었습니다.

 

버스를 내렸습니다.

우암교회라고 제법 큰 교회가 있네요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자주 보는 글귀고, 어쩌면 당연한 글귀이지만 읽을 때마다 마음이 편안해져요.

 

 

 

 

 

 

수암골이 어떤 곳이냐고요?

전형적인 달동네랍니다.

그런데 왜 가냐고요?

그곳에서 무슨 방송에서 드라마를 찍었답니다.

아름다운 영상과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심금을 울렸다네요.

그래서인지 그곳 수암골에 청주시후원으로 민족예술인총연합회 충북지회(or 청주지부)에서  

공공미술프로젝트사업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 추억의 장소로 새롭게 재탄생 되어 있답니다.

 

그리고 그 길에 이어서 청주의 어머니산이라 하는 우암산과도 이어져 있다 하여

그 길을 따라 볼 생각입니다.

  

초등학교를 지나 골목으로 들어오니

방앗간이 보이는데

 참으로 정겹지 않으세요?

도심 가까이 이런 모습으로 있다는 게 참으로 신기합니다.

 

골목을 한참 올라오니

수암골의 대문이라고 하는 삼충상회 간판이 보입니다.

주소는 청주시 상당구 수동 81-12라고 합니다.

 

 

 

블로깅한 것을 한번 보시고 한번 가봐야지 하는 마음이 생기시면

이 주소를 치고 찾아가서

꼭 그 가게에서 음료수하나라도 마셔주시길 바랍니다.

 

 

무슨 드라마를 찍었나 했더니 카인과 아벨이네요.

드라마 내용을 알거나 드라마를 보았으면 이번 탐방이 더 재미있을 텐데...

  

그냥 내가 생각하는 공공미술프로젝트 그 자체의 의미,

지역의 문화주체인 주민과 문화환경인 동네의 결합을 통해

문화예술과 일상을 통합하여

사는 곳에 대한 자긍심을 길러주고

마을고유의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자생적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아트투어의 한 장소로만 살펴보겠습니다.

 

숨바꼭질

 

 수암골 표지 뒤에 숨은 꽃을 사랑하는 호랑이

 

추억의 골목여행(수암골 골목지도)

 

골목지도 따라 들어가는 골목길

 

왼쪽 그림 초인과 영지의 집

맞은편 솜씨자랑 1

 

솜씨 자랑할 공간이 많이 남아있네요.

 

어미 닭과 병아리, 솜씨자랑 2, 저 왼쪽그림은 어린왕자같은데

 

저쪽 멀리 연못이 있는 집

 

먹보의 입 속

 

연못이 있는 집

 

 

 

앞쪽 벽면의 꽃 그림을 보며 담소중이신 골목길의 두 할아버지

 

 

엄마와 딸 그리고 복술 강아지

 

가운데 그릇을 보니 생선과 꽃게가 들어간 매운탕이 생각나네요.

 

효라는 그림문자와 아직 지워지지 않은 새마을 구호(새로 쓴건가?) 그리고 이글거리는 태양

끝없는 열정으로 효를 다하고 새마을 운동에 매진하자?

 

꽃과 나비

 

벽면 따라 그려진 화단

 

효도의 골목으로 들어가면 상상의 골목길이.

 

아이스께끼 사주세요

 

수동 오세암

개인적으로 볼 때 가장 어울리지 않는 글과 그림

 

암자 아닌 암자

그것도 스님도 않계시고 눈으로 사방이 막힌 곳에서 홀로 죽어가는 다섯살 아이처럼

세상과 고립되어 있던 곳인데 이 그림과 글로

세상과 소통하게 되었다는 표현.

 

과연 이 낡은 벽에 그림 몇 장 그린다고

삶의 질이 달라졌을까?

물론 혐오시설에서는 벗어날 수 있겠지만

이 건물들 안의 위생시설, 보일러시설, 환기시설들에 어떤 변함이 있을까?

이곳 주민들이 자신의 삶의 터전을 부끄러워하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이렇게 외부사람들이 기웃거리는 것에 또 다른 자존심의 손상은 입지 않을까?

 

돈을 번다면

이곳을 떠날 거고

떠나지 않더라도 재개발을 할 터인데

그 기간 중 한 시점의 행정관청의 지원으로 하는 임시작업에 저리 표현을 했어야 했을까?

그냥 마을을 아름답게 꾸민다는 생각 그 자체로 일을 했으면

그 생각은 하더라도 그 글은 옮겨 쓸 수 없었을 겁니다.

 

마음을 추스르고 계속 골목을 걷습니다.

 

웃는 아이 삼 남매와 곰돌이 

 

흙장난

 

 

발레리나가 있는 절개지 골목 

 

 

연꽃이 피어있는 임여사님 댁

 

 

 

울퉁불퉁 경사진 골목길 그 옆의 텃밭

 

 

 

 

 

 

 

솜씨자랑

 

비오면 물이 가운데로 흐르는 골목길

 

 

 

조각 조각 이은 깨어진 스레트와 기울어진 벽

 

저 벽은 그림이 우선이 아니라 철거 또는 바로 세워야 하는 것 아닐까?

 

그림 밑에 써있는 글 "담 무너집니다."

 

영지울보가 아니라 내가 울고 싶어집니다.

 

솜씨자랑,

하지만 그 위에 방풍이 되지 않아 만들어 붙인 비닐막 그나마 지금은 찟어져 있고

 

솜씨자랑,

하지만 무너져가는 스레트지붕을 보니 이 집에는 사람이 않사는 듯

 

골목길

 

고생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그림을 그려주기 전에

생활의 기본을 정비해 주셨다면 더 좋았을 것을

 

수동 오세암이라는 글에 마음 상하니

그림은 눈에 않들어오고

울퉁불퉁 움푹움푹 파인 골목 안 길

넘어지기 직전의 담벽

조각조각 이어 붙인 스레트지붕

뜯어진 비닐 창문 등 등

그런 것만 눈에 들어옵니다.

 

마음이 자꾸 아파와 동네를 다 둘러보지 않고 도망치듯 빠져나옵니다.

 

 

그 길을 벋어 나오자 게시되어 있는

 

공공예술프로젝트이전의 충청저널에 실렸던 이 지역 사진들 

 

 

 

 

 

 

꽤 많이 철거되고 꽤 많이 변했군요.

 

장독대 닦으시던 할머니와 강아지 데리고 어딘가를 가던 그 아이의 삶의 질은 얼마나 변했을까요?

 

허물어져 가는 건물들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저 전망대 무엇을 보라는 걸까요?

Message of loveDon Benne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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