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을동을 걷습니다.
머리잘린 솟대와 누군가 부수어 버린 비문을 보면서
화해와 상생이라는 말이
그 의미를 떠나 현실속에서 존재할 수 있나를 생각해 봅니다.
오늘 4월의 마지막 날
또 한동안 잊혀져 버릴 4.3을 보내려
이곳에 왔습니다.
한동안 와보지 않았습니다.
2004년 민예총에서 곤을동 해안 자갈밭에 4·3 해원 상생 거욱대 세울 때의 모습입니다.
금년 3월 말에 잡초와 덩쿨을 걷어낸 모습으로 문화유산답사회에 올라온 사진입니다
그리고 4월을 보내는 오늘입니다.
별도봉
그 자락에 곤을동
별도봉과 사라봉
저 바다 앞에서 그렇게 많은 멸치를 잡으셨다는데..
이렇듯 전형적인 해안 마을인데
왜 4.3의 광풍을 그대로 맞으셨을까?
도대체 학살과 파괴 그 기준이 무엇이었을까?
4.3연구소 자료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해 봅니다.
해안마을이면서도 초토화를 겪으며 잃어버린 마을이 된 상징적인 곳,
곤을 마을은 제주시 화북1동 서쪽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별도봉 동쪽으로 화북천이 유유히 흐르다 곤을동 초입에서 두 개의 지류로 나누어 지고
지류의 가운데를 가운뎃곤을, 서편을 안곤을, 동편을 밖곤을로 불려졌었습니다.
곤을이라는 지명이 물이 항상 고여 있는 땅이라는 데서 나온 것 처럼 예로 부터 물이 그치지 않았던 풍요로운 마을로
전형적인 반농반어의 마을이었습니다.
곤을마을의 앞 바다에는 두 곳의 멸치어장이 있었습니다.
그 중 한 곳은 마을 서쪽 별도봉 밑에 우묵하게 들어간 원을 가장 크게 생각했으며, 또 다른 어장은 마을 바로 앞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별도봉 옆을 돌아 흘러오는 화북천 물줄기
화북천 너머 안곤을
그 앞 자갈밭 해원상생방사탐.
집터
안곤을 마을입구 4.3 유적지 안내판
마을 안길에 꼭 이렇게 포장을 해야 했을까?
타이어 패드면 족하지 않았을까?
곤을 마을이 불에 타 폐동이 된 것은 1949년 1월 5일과 6일 양일이랍니다.
1949년 1월 5일과 6일 토벌대들은 횃불로 초가에 불을 놓아 온 마을을 불태워 버렸답니다.
67가호가 오순도순 살아가던 아름다운 곤을 마을은 한꺼번에 사라져 버렸고 주민들은 화북 주변마을로 소개되었답니다.
별도봉으로 가는 길...
여기서 빠꾸 하여
옛마을을 거쳐 바닷가로 내려갑니다.
4·3 당시 소개작전에 따라 불태워진 마을은 거의 대부분이 중산간 마을입니다.
그러나 곤을마을은 해변마을임에도 불구하고 마을이 완전히 전소되어 잃어버린 마을이 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유족중 생존해 계신 김용두씨는 두 가지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화북리에는 지서가 있었기 때문에 무장대의 습격이 잦았으며, 무장대에 의해 경찰이나 군인 차량이 습격당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 주모자가 곤을동 출신이라는 설과, 또 다른 이유는 무장대 활동가들이 별도봉 아래에 위치해 있었던 후리막집과 화북천 궤에 숨어 있다는 밀고에 따라 곤을 마을을 남로당의 소굴로 취급하여 초토화 시켰으리라 지금도 생각한다."고요...
말방아
봉천수가 고이던 샘터
바위아래 사기조각이 많응 것을 보아
최근 어느분이 오셔서 비념을 한 것 같습니다.
마을 신당터인가요?
샘터.
지금도 바위사이에서 물이 게속 떨어집니다
겹겹히 쌓인 자갈과 황토.
목없는 거욱대
깨어진 비문
해원과 상생
사전에만 있는 말입니다.
뒤돌아 보고
또 돌아 보고
맨발로 울며 불며
끌려 가셨을 그 자리에
어느날 아무생각없이 저 바다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적선의 칩입을 감시했을
4.3토벌대의 후배들
지금의 군과 경찰의 해안 초소였던 자리가
덩그러니 남아있습니다.
Tchaikovsky
Symphony No. 6 in B minor, Op. 74 "Pathetique"
1. Adajio - Allegro Non Troppo - Andante
- Moderato Mosso - Andante - Moderato Assai
- Allegro Vivo - Andante Come Prima - Andante Mo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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