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이 자리잡은 일대가 뒷술 또는 뒷솔남밧이라 합니다.
지형자체가 남에서 북으로 낮아지기도 하지만
주변에 비해서도 움푹 꺼져 있는 곳에
밭담쪽에 있는 자그만 바위굴을 의지하여 당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감귤밭 한구탱이에 동백나무와 잡목이 우거져 있어
바라보아서는 당이라는 것을 모릅니다.
과수원 안쪽길을
꼬불꼬불 돌고
또 돌아 갔더니
당 측면이 나오네요.
잡목숲을 뚫고 내려갈 수가 없어서...
다시 빙돌아서 입구를 찾습니다.
동백나무에 지전, 물색, 명줄이 걸려 있습니다.
자연석과 시멘트로 제단을 만들었고
울타리는 자연석으로 둘리어져 있습니다..
당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단 중앙에 자그마한 바위굴인 궤가 있습니다.
양씨, 강씨, 이씨 할망과 임조방장이 좌정해 계시기 때문에
메 네그릇을 가지고 온답니다.
마을 사람들이 이곳 봉아름 본향의 할망신들을 뒷솔남밧 일뤠중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당은 생산, 물고, 호적, 장적을 관리하는 본향이 아니라 산육치병을 기원하는 일뤠당이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전설에 의하면 천하를 호령하던 임조방장이 부친이 죽자 지관을 데리고 묘 자리를 보러 다녔는데
본향당이 있는 당팟이 명당이라고 하자 불을 놓아 신당을 태워 버렸답니다.
본향은 불태워버리고 자기자신은 일뤠당에 눌러 앉습니다.
그리고 생산, 물고, 호적, 장적을 관리하는 본향당신의 역할을 합니다.
결국 마을사람은 그를 인정하고 말지요.
힘이 세고 억지를 부리는 자들..
속으로는 욕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들앞에서 머리를 조아립니다.
그러다가 결국 그들의 종이되고 마는 세태는
신과 인간의 관계에서든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든 항다반사로 일어납니다.
씁쓸합니다.
힘있는자가 결국 신이 되고
그 힘을 빌어서라도 이 험한 세상 살아보려 발버둥치는 나약한 군상들..
그속에 나마 낄수 없을까 기웃거리는게 지금의 나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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