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차로 70분 거리에 있는 코벤트리 Coventry 는 이차대전 때 독일군의 폭격을 받아 완전히 폐허가 되고 말았죠.
그곳의 대성당도 폭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파괴되었는데...
마을 사람들은 잔해를 그대로 놔둔채 그 바로 옆에다가 대성당을 새로 지었습니다.
파란 하늘이 바라다 보이는 성당의 폐허... 특히 밤하늘에 별이 총총이 박혀있는 늦은 저녁에 저 마당에서 미사를 올린다면 참 근사할 것 같죠? 그런데... 한가지 인상적인 풍경은 새로 지은 성당 앞 광장에 서있는 동상인데...
아래 그림에서 보시다시피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채 알몸으로 말을 타고 있는 여인이 바로 그것입니다.
- "아니... 영국에도 애마 부인이???"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네요.
- ^^ 이 동상의 주인공은...
- 놀랍게도 11세기경, 코벤트리 영주의 부인이었던 고디바Lady Godiva 입니다.
- 대체 무슨 연유로 그것도 공공의 장소에다가 자신들의 조상이나 마찬가지인 영주의 부인을 벌거벗은 동상으로 만들어 세워놓은 것일까요?
- 이 동상이 세워지게 된 사연을 모르면 동상의 주인공을 애마 부인으로 착각할 수 있습니다.
- 그럼 지난 날로 돌아가 그 사연을 들여다 볼까요?
- 때는 역사의 암흑기라고 불리우던 중세 시대 착한 심성을 가진 고디바 부인은 코벤트리 영주의 아내입니다.
- 그녀는 백성들이 어렵게 살아가는 이유가 그들에게 부과된 과중한 세금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 남편에게 세금을 대폭 감면해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합니다.
- 그러나 욕심 많던 영주는 백성들의 고통은 아랑곳 하지 않고 고디바 부인이 희망하는 세금 감면을 일언지하에 거부하지요.
- 그러나 그녀는 백성들을 위해 귀부인의 자존심을 모두 버리고 남편에게 부탁하고 또 부탁합니다.
- 영주는 아내의 요구를 물리칠 묘안을 짜내다가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습니다.
- 아내가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조건을 내세우면 그냥 포기해 버릴거라는 생각을 한거죠.
- 영주가 아내에게 내세운 조건이 뭐냐 하면...
-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말을 탄채 마을을 한 바퀴 돌아야 한다는 것.
- 세상에... 세금을 감면해주는 조건으로 자신의 부인을 벌거벗겨 마을을 돌게 하다니 정말 말도 안되는 요구죠?
- 영주는 자신이 승리했다는 듯 부인을 바라보며 득의만만한 표정을 지었겠죠.
- 그러나... 슈퍼 워먼 고디바 부인은 거기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 왜냐구요? 사랑하는 자신의 백성들을 위해서라면 그런 모욕쯤은 참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겁니다.
- 고디바 부인은 다음 날 아침 시종들의 눈물 어린 배웅을 받으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말 위에 올라타 거리로 나섰습니다.
- 그녀의 모습을 영국 고전주의 화가 존 콜리에의 그림으로 감상해 볼까요.
- 고디바 부인의 모습...너무도 아름답죠?
- 그녀의 벌거벗은 몸이 아니라 그녀의 마음 말입니다.
- 여기서 애마 부인을 상상하신다면...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
- 그런데 마을 사람들이 그녀를 구경했을까요?
- 천만의 말씀입니다.
- 그림에서 보듯이...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을 위해 희생한 영주 부인을 위해 집의 창문을 걸어 잠구고 커튼을 친 다음 그 누구도 내다보지 않았으며 그 날의 일을 모두 비밀에 부쳤습니다.
- 남편 아니 영주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고디바는 결국 백성들의 세금을 줄이는데 성공했고 그녀의 이야기는 전설로 남아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18세기 이후 코벤트리 마을은 고디바 부인의 전설을 관광상품화 했고, 지금도 말을 탄 여인의 형상을 마을의 로고로 삼고 있습니다.
- 앞에서 소개해 드린 고디바 부인의 동상도 그 중 하나가 되겠지요.
- 또한 고디바 부인의 전설은 화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캔버스에 옮겨졌는데...
- 앞에서 소개해드린 작품을 비롯하여 초현실주의 화가 달리도 고디바 부인을 그렸습니다. 이렇게...
이 그림 역시 고디바 부인의 전설을 모르면 에로틱한 그림으로 착각하기 십상입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당시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고디바 부인과 같은 용기를 낼 수 있을까요?
여자가 아니더라도...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이 세상은 고디바 부인 같은 용기있는 자를 필요로 합니다.
어느 누가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을지... 세월이 지나고 나면 알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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