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의 남산공원 뒷쪽 일대에
예전에 신라 학자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이 학문을 강론하고 소요하던 곳이라는
학사대가 있습니다.
황금시장에서 그곳으로 이르는 길을 학사대길이라고 이름하고 있습니다.
그 학사대길을 따라 올라가면 김천에서 가장 먼저 지어진 황금동성당을 만날수 있습니다.
황금동성당입구입니다.
제법 굵은 느티나무들이 더위에 지친 여행자를 달래듯이 그늘을 드리워 줍니다.
교황의 한국방문과 한국순교자 124위의 시복을 경축하는 현수막 아래를 지나며
성당 입구 왼쪽에 유시몬과 동료순교자들 순교자 현양비를 봅니다.
병인박해때 김산읍(현 김천)에서 체포돼 충주에서 순교한 유시몬을 비롯한 동료 순교자들의 신앙을 계승하겠다는 의미로
2000년 대희년 새성당을 봉헌하면서 함께 세운 현양비입니다.
그 옆으로 천주교 박해시기에 아주 조용히 천주교 신자들을 죽이던 항쇄바위라고 하는 형구틀이 세워져 있습니다.
지금은 음이 와전되어 황새바위라고 불리우고 있습니다.
항쇄라는 형구틀을 보면서 순교자들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것 같습니다만...
사실 조금 섬찟합니다.
전면 오른쪽으로 1934년 세워진 고딕식 구성당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2000년에 건립된 100주년 기념 현대식 성당이 조화를 이루고 서 있습니다.
이곳에 처음 성당이 세워진 것은 1901년이랍니다.
1866년 병인박해를 피해 소백산맥을 넘어온 충청·전라·경상도 신자들이 김천 깊은 산중에 정착하였고
1882년부터 김보록 신부가 경상도 지방 전역을 순회, 선교활동에 나서면서 싹을 틔워 나갔습니다.
김천 지역신자는 박해를 피해 이주해 온 10여 가구 20여 명으로
1894년 설립된 경북 칠곡군의 현 낙산본당인 가실본당 관할이었다가
복음이 자연스러이 퍼져나가
1901년에 대구본당과 가실본당에 이어 대구대교구 세 번째 본당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첫 성당은 작은 초가집이었다고 합니다.
1907년에는 기와집을 지어 성당으로 봉헌했고,
1934년에는 붉은 벽돌조 고딕식 성당을 신축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전쟁중 김천시가지가 격전과 포격으로 폐허가 되는 와중에서도
이 성당건물은 고스란히 유지되었습니다.
성모님을 뵙습니다.
성당주보이신 예수성심
성당으로 들어갑니다.
입구왼쪽 100주년 기념성전표석
1층 복도 안쪽으로 보이는 예수성심
2층으로 올라갑니다.
의로우신 성 요셉,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정결하신 성 요셉,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전입구
성전 문 우측벽, 영원한 도움의 성모
시작이자 끝인 예수를 상징하는 알파와 오메가가 새겨진 문을 통과하여 성전으로 들어갑니다.
한걸음 들여 놓다가 제대옆 현수막을 봅니다.
모여서 기도하고 나가서 선교하자.
모여서 기도하는 것은 잘 하고들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나가서 선교하자는 말은 공허하게 들리네요.
몇명을 이끌어 보았습니다만...
스스로 찾아온 사람 포함 많은 예비자들을 차분하게 정착시키지를 않고 무조건 교리를 가르켜야 한다고 윽박지르듯 해대니
일반성인들은 참으로 접근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유로 교회를 멀리하는 사람들...
하느님을 멀리하는 것이 아니고 교회에서 만나야 되는 신부 또는 교우를 멀리하는 사람들을 냉담자라고 부르며
변절자로 몰아세워 결국 완전히 떠나게 합니다.
문간에 한참 그대로 서있다가 성수대로 갑니다.
주님 이 성수로 나의 죄를 씻어주세요.
고해소
들어가본지 꽤 오래되었네요.
제단
제대위에 십자가가 메달려 흔들리고 있습니다.
박해시대 신앙 선조들을 고문하던 형틀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 의미부여에 앞서
십자가자체가 메다는 형틀이지만
이 십자가에서 예수님이 돌아가시고 다시 부활하심으로 십자가를 통한 구원이 있을것이라는 믿음을 가집니다
스테인드그라스와 14처
14처를 돌며 십자가의 기도를 드리고...
성전을 나섭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 이콘 설명
하느님의 어머니시며 인류의 어머니, 구원의 협력자, 모든 은총의 중개자
성당문을 나섭니다.
오랏줄에 묶여서 사형선고를 듣고 있는 듯 합니다.
무슨 의미로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이상하게 이 성당의 모든 설치물들은 나에게 편하지 못합니다.
두 손없는 예수성심, 오라에 묶인 예수성심, 고문하던 형틀을 형상화한 제대 십자가, 목을 당겨 죽이는 항쇄 등등...
순교영성을 이어가고자 하는 신자들의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아야 겠습니다만...
마음은 무겁습니다.
순교자현양비를 지나서 성당을 뒤돌아 봅니다.
그렇게 황금동성당을 나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