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걷기학교 첫일정으로 거제에 와 있습니다.
걷기학교니까 걸어서 왔느냐고요?
그것은 아니고... 창령일대를 밟을 예정인데
버스를 이용 거제와 함안을 거쳐 창령을 가려합니다.
거제는 후일 금성대군과 함께 단종복위를 도모하다 순사한 순흥부사 이보흠이 쓴 신성기라는 글에
“거제현은 푸른 바다 복판에 있으며 대마도와 서로 바라보인다”라고 노래한 바 있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입니다.
이제는 1971년 통영쪽에서 연결된 거제대교와 2011년 1월 1일 개통된 부산쪽 거가대교로 인해 섬이라고 하기가 민망하기도 합니다.
어제 밤 전주에서 출발 거제 해수사우나라는 곳에서 일박을 하고 신선대에 왔습니다.
신선대로 가려고 도장포 마을 버스정류장앞에 차를 세웠습니다.
신선대 내려가는 길 반대편으로 도장포 마을 항구쪽에
자연방파제처럼 낮게 누운 언덕 파란잔디위로 풍차 한기가 서있습니다.
관광안내도를 보니 그 일대를 바람의 언덕이라고 합니다.
저곳을 갈것인가 여부는 일단 신선대를 다녀와서 결정하기로 하고
신선대로 내려갑니다.
신선대 바위는 바다를 바라보고 들떠 있는 모양새입니다.
갓의 모양을 닮아 갓바위라고도 불리우는데 갓을 조금 들어 쓰고 있는 것이지요.
벼슬을 원하는 사람이 이 바위에서 제를 올리면 득관한다는 속설이 있기도 합니다.
이 바위 또는 그 주변 어디에서든 다도해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쪽 저쪽으로 왔다갔다 하며 바다건너 천장산과 형제섬, 그리고 소다포도를 바라봅니다.
천장산 넘어에는 망산 자락 밑에 올망졸망 모여 앉은 섬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여차몽돌해변이 있습니다.
바다를 처음보는 사람처럼 바다와 해식동굴, 그리고 겹겹이 쌓인 판상절리를 마냥 신기해해 봅니다.
자잘한 몽돌이 깔려 있는 작은 해수욕장인 함목해변으로 내려갑니다.
주변을 둘레둘레 보면서 출발한 곳으로 돌아갑니다.
이 등대는 아마도 폼인듯 싶습니다.
이곳 폐교자리에 해금강테마박불관을 만들고 그 한 곁으로 등대를 만들어 놓은 듯 합니다.
신선대에서 올라와서 누군가가 바람의 언덕이 2003년과 2004년에 TV드라마가 촬영된 곳이라 하니 모두들 그쪽으로 내려가네요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거제해금강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오는데 자연스레 그곳은 생략되었습니다.
관광안내판을 다시 한번 보고 학동 몽돌해변으로 갑니다.
차량 진행방향 왼쪽으로 보이는 노자산
노자산 기슭 숲부분이 학동 동백숲이고 이 숲속에서 팔색조가 날아다닌다고 합니다.
팔색조는 동백나무, 후박나무, 참식나무, 까마귀쪽나무, 사스레피나무 등의 남방계 상록활엽수들이 고루 분포하는 지역에서 산다고 합니다.
저는 본적이 없지만 제주도 곶자왈에서도 발견된다고 하는데 ...
색깔이 아름답기도 하고, '호이호잇-, 호이호잇-'하는 큰 울음소리가 울창한 숲속의 신비를 더해 준다고 하네요
학동몽돌해변 주차장에서 보이는 산
북병산입니다.
저산 중턱 망치고개 부근에서 고려시대 축성했다는 성지가 마을까지 길게 뻗어내려 갑니다.
다시 가보고는 싶은데 기약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온 답사라면 지금 당장 북병산을 오르겠지만
스케쥴이 정해져 있는 단체답사입니다.
아쉬운 마음에 관광안내도를 보며 지도상으로 다녀옵니다.
몽돌해변
면적으로만 3만 평방키로미터이고
아름다운 몽돌이 50미터 폭으로 1키로미터 넘게 쭈욱 깔려 있는 아름다운 해변입니다.
그러나 해수욕준비를 안해온 우리들은 한적한 해변을 멀리서 바라만 봅니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그물기고개로 차가 올라갑니다.
그물기의 뜻은 모릅니다만 현지사람들이 학동고개를 그물기고개라고 합니다.
학동고개에 내립니다.
이쪽으로 가면 망치고개를 넘어 북병산가는 길
이쪽으로 가면 노자산 가는 길
거제의 산 중 제일 어른이라고 하는 노자산으로 갑니다.
주변조망은 없으나
낙엽수와 상록활엽수가 적절히 분포되어 있고
아열대성 식물이라는 팔손이가 듬성듬성 나타나는 숲길이 아름다운 산입니다.
노자산 자연휴양림에서 올라오는 길을 만납니다
작은 암능에서 북병산쪽을 바라보고...
아무리 고개를 숙여도 해변은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쉽습니다.
한참 열심히 가고 있는데
뒤에서 돌아간다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닌데..
아직 정상에 않왔는데....
아까 바람의 언덕에서 예상치 못하게 많은 시간을 보내어
정상까지 다녀오면 다음 일정에 차질이 있다고 합니다.
이건 아닌데...
이곳 노자산과 가라산 갈림길 이정표에서 노자산 정상은 30분..
팔각정 전망대까지는 10분도 않걸리는데....
하지만 단체행동에서는 인솔자의 말을 들어야 하고
산길 그자체를 걸은 것도 의미가 있으니
아쉬운 마음은 팔각정전망대로 가는 지름길을 보고 털어버리고
몸을 돌려 내려갑니다.
버스 창문으로 보이는 산 정상에 만족하고 ..
늦은 점심식사를 한 후 하염없이 차창밖을 보면서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으로 갑니다.
Schubert Impromptu D.899 O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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