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정이 성지를 나와 전주의 주교좌성당인 중앙성당으로 가고 있습니다.
뜨거운 뙤약볕을 걷는데 오아시스처럼 소공원이 나타납니다.
태평문화공원
이 공원은 KT&G가 지난 2002년 전주연초제조창 폐창 이후 아파트 신규 공급사업을 추진하면서
관련법에 따라 단지 부지 3곳에 총 1만2126㎡규모의 개방형 근린공원을 조성,
전주시에 기부채납한 3곳 중 한곳입니다.
고맙게도 형식적인 공원을 만든 것이 아니라
설계와 감리를 전북대 조경학과교수에게 의뢰하여
최초의 전주역과 공북정이 입지했던 태평동 역사성을 비롯해 전주의 상징성 등을 담아 만들었습니다.
공원 주요시설은 전주 비빔밥에 대한 설명을 석재에 음각한 병품조형물(4개국어)과 비빔밥 상징원을 만들었고,
전주역 상징물에는 철길과 완목 신호기, 수동 제어기 등 철도시설물을 설치했습니다.
장소성을 기념하기 위해 연초 제조창의 굴뚝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굴뚝조형물과
'호랑이 담배 먹는 모습'을 형상화한 청동상과 황소조형물도 설치됐으며,
전주를 상징하는 부채 가운데 햇볕가리개로 사용되던 대륜선을 모티브로 설계한 쉘터와 모정(대평정) 등 시설도 갖추었습니다.
그결과 작년 연말에는 국토해양부가 도시재생에 기여하고, 독창성과 지역성이 존중되는 경관문화 확산을 위해 시행한
'대한민국 경관대상’ 시가지 경관부문에서 이 곳 태평문화공원이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답니다.
휴식을 위해 들어갔는데 휴식보다는 지역 역사와 문화를 표현하는 방식에 대한 호기심으로 찬찬히 둘러 봅니다.
노송천으로 갑니다.
중앙성당을 가려면 중앙시장을 가야하고
중앙시장옆 복개되어 도로와 주차장으로 쓰이던 노송천이 48년만에 생태하천으로 복원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바있는데
얼마나 아름다워졌는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예전 어딘가에서 캡쳐한 1960년대의 노송천의 모습입니다.
여기에 사용하는군요.
노송천은 전주시 동남쪽에 있는 기린봉일대에서 발원하여
전주시내를 지나 아까 건너온 건산천에 합류하는 하천입니다.
상류부분을 빼고는 전구간 복개되어 있었는데
도심 실개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현재 중앙시장~구 한양예식장까지 200m구간이 복구되었다고 하고
한양예식장-한국은행 구간은 2단계,
전주시청-코아백화점 앞까지는 3단계로 구분하여 추진하며
2단계 공사가 진행중이라 합니다.
그런데 너무 좁은 듯 합니다.
천변으로 걷기에도 굉장히 불편할 듯 싶고..
아중저수지라는 곳에서 용수가 유입된다는데 오수처리는 되는 건지...
그래도 이게 어딥니까?
부족하고 미비한 것은 차차 보충해 나가면 될 것이고
이렇게 생태하천이 하나 둘 탄생하면 시민들의 휴식공간과 걷고싶은 거리가 하나 둘 늘어나고
주민들의 품격도 높아질 겁니다.
중앙시장 안으로 들어갔다가 바로 나왔습니다.
이곳이 전통시장인가 싶을 정도로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상인들과 물건을 사러오는 분들에게는 무척 좋을듯합니다만
옛 정취는 찾을수 없으니 바로 큰길로 나왔습니다.
시장 현대화 사업에는 꽤 많은 예산을 들인 것 같은데 노점상에 대한 배려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성당입구 버스정류장부근에 노점상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무질서가 차라리 정감있어 보입니다.
중앙성당으로 들어섭니다.
1956년 지어져 1957년 전주교구의 주교좌성당이 되었습니다.
수호성인은 예수성심입니다.
성당 입구 정면에 ‘예수 성심 상’을,
성당 왼편 모서리에 ‘성 베네딕도 상’을,
오른편에 ‘성 김대건 신부 상’을 세워 놓았습니다.
성전안으로 들어갑니다.
이 성당은 한국 교회에서는 처음으로 내부에 기둥을 하나도 쓰지 않는 공법을 적용해
무너질 위험이 있으니 기둥을 세우라고 강요받기도 하였으나
설계자가 처음의 설계를 고집해 어렵게 성당을 지었다는 이야기가 지금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곳 중앙성당의 색유리화와 모자이크 ‘십자가의 길 14처’는
전주 치명자산 성당 모자이크 벽화와 솔뫼성지 십자가의 길 등을 제작한 남용우 마리아님의 작품입니다.
14처를 돕니다.
1980년 광주민주화 운동때 김현장이
당시 이곳을 맡고 있던 문정현 신부의 보호아래
전주교구청윤전기로 '전두환 광주살육작전'이라는 유인물을 1만장 복사하여 배포하였고..
1988년 5월 명동 카톨릭회관옥상에서 '조국통일'을 외치며 할복 투신한 조성만 요셉 열사가
이곳에서 세례를 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해 내며 중앙성당을 나섭니다.
길가 좌우를 기웃기웃거리며 다음 목적지로 향합니다.
지오반니 플라티 / 오보에 협주곡 G단조
'如是我見 寫而不作 > 우리강 우리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주 경기전, 오목대 (0) | 2012.09.04 |
---|---|
전주객사 풍남문 전동성당 (0) | 2012.09.04 |
전주 진북고교, 숲정이 성당, 숲정이성지. (0) | 2012.09.03 |
제주에서 광주까지의 하늘길... (0) | 2012.09.03 |
부여 조룡대 (0) | 2012.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