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의 그림을 올렸었지요....
이카루스의 추락을 가슴아파하는 이들을 함께 그린 샤갈의 그림이
화사한 색조속에 담긴 애틋한 눈빛일겁니다만...
사실 남의 일을 가슴아파하는 이들이 별로 없지요.
어쩌면 브뤼겔의 그림, 이카루스의 추락이 있는 풍경이
세태를 반영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림을 봅니다.
Landscape with the Fall of Icarus 이카루스의 추락이 있는 풍경
Until recently attributed to Pieter Bruegel
Musee des Beaux Arts, Brussels
이 평화로운 그림속에서 이카로스를 찾기가 쉽지 않지요.
아무것도 듣지않고 보지않았다는 듯이
농부는 밭을 가는 데 여념이 없고,
범선도 항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낚시하는 이도 그저 고기잡이에만 열중하고 있고
양치기만이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볼 뿐입니다.
꼼꼼이 찾아보면
화면 오른편 범선 앞에 바다 속에서 허우적대는 두다리를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것이 추락한 이카로스의 최후 모습일겁니다....
이렇듯 이카로스의 최후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아무런 주의를 끌지 못합니다.
한 젊은이의 비극적인 종말과는 상관없이 평화롭게 돌아가는 세상을
극단적으로 비교해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이그림에서 모티브를 따온
미국시인 두명의 시를 올립니다.
Landscape with the Fall of Icarus
이카루스의 추락이 있는 풍경
William Carlos Williams
According to Brueghel
when Icarus fell
it was spring
a farmer was ploughing
his field
the whole pageantry
of the year was
awake tingling
near
the edge of the sea
concerned
with itself
sweating in the sun
that melted
the wings' wax
unsignificantly
off the coast
there was
a splash quite unnoticed
this was
Icarus drowning
Brueghel 에 따르면
Icarus 가 떨어진것은 봄이었다.
한 농부가 밭을 갈고 있었다.
만물이 깨어나 장관을 이루며
생기로 꿈틀거리고 있었다.
바다가 가까이 있는 모두는 자신의 일에만 몰두했다.
그 (Icarus)의 날개의 왁스를 녹인 햇볕 속에서 빰을 흘리며....
해변에서 그리 멀지 않은 바다위에...
누구의 주의도 끌지 못한
풍덩 소리, 그것이
이카루스의 죽음이었다.
또 한편의 시...
Musee des Beaux Arts (이카루스의 추락이 있는 풍경을 소장한 미술관)
W.H. Auden
About suffering they were never wrong,
The old Masters: how well they understood
Its human position: how it takes place
While someone else is eating or opening a window or just walking dully along;
How, when the aged are reverently, passionately waiting
For the miraculous birth, there always must be
Children who did not specially want it to happen, skating
On a pond at the edge of the wood:
They never forgot
That even the dreadful martyrdom must run its course
Anyhow in a corner, some untidy spot
Where the dogs go on with their doggy life and the torturer's horse
Scratches its innocent behind on a tree.
시련을 표현할 때에 그들은 틀리는 법이 없었다,
옛 대가들은 어찌나 잘 이해했는지,
시련의 인간적인 면을: 그것이 어떻게
누군가가 식사를 하거나 창문을 열거나, 혹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걷는 동안에 일어나는지
어떻게 늙은이들이 경건하게, 열성적으로
기적같은 탄생을 기다릴 때에, 항상 어딘가에는
그런 기적을 딱히 바라지 않으며 숲가 얼어붙은 연못에서
썰매를 지치는 아이들이 존재하는지
그들은 결코 잊는 법이 없었다
아주 끔찍하고 장절한 순교조차도 결국은
한 모퉁이, 별 볼 일 없는 지저분한 구석에서
개같이 살아가는 개들과 순진하게 궁둥이를 나무에 비벼대는 고문자의 말들 틈
그런 곳에서 일어나곤 한다는 것을.
In Breughel's Icarus, for instance: how everything turns away
Quite leisurely from the disaster; the ploughman may
Have heard the splash, the forsaken cry,
But for him it was not an important failure; the sun shone
As it had to on the white legs disappearing into the green
Water, and the expensive delicate ship that must have seen
Something amazing, a boy falling out of the sky,
Had somewhere to get to and sailed calmly on.
브뤼겔의 이카루스를 보라: 어떻게 모든 것이
태연하게도 그 비극을 외면하는지; 밭을 갈던 농부는
소년이 바다에 빠지는 물소리, 닿은 곳 없는 비명을 들었을 법도 하지만
그에겐 그것이 별 대단한 참사도 아니었던 것을; 태양은
초록 물 속으로 잠기는 흰 다리를 평소와 다름없이 비추었고,
호화로운 배도 놀라운 광경을, 하늘에서 떨어져내리는 소년을 보았을 테지만
당도해야 할 행선지가 있었기에 유유히 나아갔다.
Who Will Take My Dreams away-Marianne Faithf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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