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셔와 가꾼 아뜨리움/그림보기

마르크 샤갈 Marc Chagall, 이카루스의 추락 'La Chute d'Icare'.

하늘타리. 2011. 9. 16. 11:00


깃털처럼 가벼워져
하늘을 날자

 

가 버린 시간들을 다시 불러
새 옷을 입힐 수 없다면
차라리 버리는 연습을 하자

 

손에 쥘 줄만 알고
놓지를 못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세상일 놓지 못하여
어리석을 때마다
삶이 무거울 때마다

욕심을 털어 내고
깃털처럼 하늘을 날자

 

신혜림님의 깃털처럼의 싯구절입니다.

 

어떻게 하면....
하늘을 날수 있을까요?


다 털어낸다 해도
버리지 못할 그 무언가..
가지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는
그 어떤 것 때문에 날아오른다는 것은...
불가능할겁니다....

 

결국


내가 날 수 있는 것은
이문열의 글에서처럼 추락만이 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겁니다.....
 
문득


마르크 샤갈의 그림, 이카루스의 추락이 보고싶어 졌습니다.

Marc Chagall, 'La Chute d''''Icare'

 

 

그림을 보다 생각나는 시의 제목...


잉게보르크 바하만의 시,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올립니다.

Zngeborg Bahmann, 'Ceux qui tombent ont des ailes'

 

사랑하는 나의 오빠, 언제 우리는 뗏목을 만들어
하늘을 따라 내려갈 수 있을까요?
사랑하는 나의 오빠, 곧 우리의 짐이 너무 커져서
우리는 침몰하고 말 거예요.

 

사랑하는 나의 오빠, 우리 종이 위에다
수많은 나라와 수많은 철로를 그려요.
조심하세요, 여기 검은 선(線)들 앞에서
연필심과 함께 훌쩍 날아가지 않게요.

 

사랑하는 나의 오빠, 만약 그러면 나는
말뚝에 묶인 채 마구 소리를 지를 거예요.
하지만 오빠는 어느새 말에 올라 축음의 계곡을 빠져나와,
우리 둘은 함께 도망치고 있군요.

 

집시들의 숙영지에서, 황야의 천막에서 깨어 있어야 해요,
우리들의 머리카락에서 모래가 흘러내리는군요.
오빠와 나의 나이 그리고 세계의 나이는
해로 헤아릴 수 있는 게 아니랍니다.

 

교활한 까마귀나 끈끈한 거미의 손
그리고 덤불 속의 깃털에 속아넘어가지 마세요.
또 게으름뱅이의 나라에서는 먹고 마시지 마세요.
그곳의 남비와 항아리에선 거짓 거품이 일거든요.

 

홍옥요정을 위한 황금다리에 이르러
그 말을 알고 있던 자만이 승리를 거두었지요.
오빠에게 말해야겠어요, 그 말은 지난 번 눈과 함께
정원에서 녹아서 사라져버렸다고 말이에요.

 

많고 많은 돌들 때문에 우리 발에 이렇게 상처가 났어요.
발 하나가 나으면, 우리는 그 발로 펄쩍 뛸 거예요.
아이들의 왕은 그의 왕국에 이르는 열쇠를 물고
우리를 마중하고, 우리는 이런 노래를 부를 거예요:

 

지금은 대추야자 씨가 싹트는 아름다운 시절!
추락하는 이들마다 날개가 달렸네요.
가난한 이들의 수의에 장식단을 달아준 것은 빨간 골무,
그리고 오빠의 떡잎이 나의 봉인 위로 떨어지네요.


우리는 자러 가야 해요,

사랑하는 이여, 놀이는 끝났어요.
발꿈치를 들고, 하얀 잠옷들이 부풀어 오르네요.
아버지 어머니가 그러는데요, 우리가 숨결을 나누면,
이 집안에서는 유령이 나온대요.

 

이 시의 원제목은 <놀이는 끝났다:Das Spiel ist aus>라고 합니다.
그래요...
그 추락하는 이들에게 달린 날개는 다시 치솟아 올라갈때 쓰이는 것이 아니니까..

그래요...
놀이는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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