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각난 그림 한 점...
최북
나는 누구일까?
매일까 아니면 토끼일까?
아니면 이것을 그리고 있는 최북일까?
崔北(1712 ~ 1760)은 조선 숙종. 영조 때의 화가입니다.
자는 성기(聖器)·유용(有用)·칠칠(七七),
호는 월성(月城)·성재(星齋)·기암(箕庵)·거기재(居基齋)·삼기재(三奇齋) 또는 호생관(毫生館)입니다.
이름인 북(北)자를 반으로 쪼개서 자를 칠칠(七七)로 짓고,
호는 붓(毫)으로 먹고 산다(生)고 하여 호생관(毫生館)이라고 했답니다.
최칠칠이라고 불러야 하나요?
산수, 인물, 영모(翎毛), 화훼(花卉), 괴석(怪石), 고목(枯木)을 두루 잘 그렸는데
특히 산수와 메추리를 잘 그렸다고 합니다.
미천한 신분으로 태어났고 지독히도 가난했던 그는
그림을 팔아 생계를 이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그림에 대한 자존심이 대단했다 합니다.
그는 누군가 그의 그림에 대해 이러저러한 비평을 가하자
남이 나를 저버리는니 내가 나를 손대겠다며 자신의 눈을 찔러 애꾸가 되었답니다.
떠돌아 다니는 것 (좋게 말해서 여행)을 좋아했고 기행이 많았습니다.
금강산 구룡연(九龍淵)에서 천하의 명사가 천하의 명산에서 죽는 것이 마땅하다고 외치며 투신했으나
미수에 그친 일도 있다고 합니다.
결국 그림팔아 술한잔 먹고 돌아오던 49세의 어느날
한양성모퉁이에 쓰러져 내리는 눈을 이불삼아 영원히 눈을 감습니다.
崔北歌 / 申光河
君不見崔北雪中死
貂裘白馬誰家子
汝曹飛揚不憐死
北也卑微眞可哀
北也爲人甚精悍
自稱畵師毫生館
軀幹短小眇一目
酒過三酌無忌憚
北窮肅愼經黑朔
東入日本過赤岸
貴家屛障山水圖
安堅李澄一掃無
索酒狂歌始放筆
高堂白日生江湖
賣畵一幅十日饑
大醉夜歸臥城隅
借問北邙塵土
萬人骨
何如北也
埋却三丈雪
鳴呼
北也身雖凍死
名不滅
요약을 하면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스스로 붓하나로 먹고산다고 이름하고
술 석잔 들어가면 두려울 것도 거칠 것도 없던 최북
열흘을 굶다가 그림 한 폭 팔아서
어느 한밤 중 크게 취해 돌아오다가
성곽 모퉁이에 쓰러져
삼장설(三丈雪)에 묻혀 죽고말았네
최북이 몸은 비록 얼어 죽었어도
그 이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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