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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판화전, 이렇게 좋은 날

하늘타리. 2011. 9. 22. 10:15


이렇게 좋은날

▲ 이철수, Sunset, 50×42cm, 1997





 

포스팅한 작품들은 2000년도에 열린 이철수 판화전 <이렇게 좋은날>에 출품되었던 것입니다.

아래 글은  전시회 당시 아트허브에 실린 글을 축약한 것입니다.

 

이철수 선생은 1980년대 초 목판화작업을 통하여 민중미술작가로서 미술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1980년대 말에 충북 제천 박달재 아래로 삶의 터전을 옮기면서 청정농사를 지으며 목판을 새기는 농부 목판화가가 되었다.

1990년대부터는 禪과 일상을 소재로 한 <새도 무게가 있다>, <산벚나무 꽃피었는데>, <마른풀의 노래>라는 전시를 통해 독자적인 판화세계를 보여줬다.


 


▲ 이철수, 길에서, 50.0×60.0cm, 2000


 


▲ 이철수, 쇼핑, 44.0×50.0cm, 2000


‘이철수식 禪畵’는 詩書畵가 한데 어우러지는 문인화의 형식을 판화에 도입한 것으로 禪畵的 색채를 띠면서도 결코 고답적이지 않으며 현대인의 의표를 찌른다.

이철수 선생의 문인화풍의 禪畵에는 자신 나름의 시대를 바라보는 눈과 정신이 있다.

또한 거기에는 관조의 미학이 자리잡고 있다.



▲ 이철수, 이사하는 날, 42.0×70.0cm, 1998


 


▲ 이철수, 한여름, Woodcut with Color, 42×50cm, 1998


 <이렇게 좋은날>전에서도 우리를 자신의 내면 세계로 초대한다.

특히 그 당시 전시의 선화들은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보려고 한 노력의 산물이다.

그는 선적 표현이 많은 그림일수록 낯익은 소재와 쉬운 말로 표현했다.

그렇기 때문에 선적 언어를 찾아가는 길도 그림 속의 다양한 말들도 모두 작가가 삶을 사는 흔적처럼 보여진다.



▲ 이철수, 붕어빵 가족, 42×50cm, 1996


 


▲ 이철수, 풍경 소리, 42×50cm, 2000


농사꾼이기도 한 이철수 선생은 여름에는 주로 농사일을 하고 눈 오는 겨울을 또 다른 경작의 시간으로 삼아 그림 그리기를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선생은 목판을 새기는 일과 밭을 가는 일이 많이 닮았다고 말한다.

더불어 그는 자신의 그림이 오래 동안 두고두고 가까이 지내고 싶어지는 사람과 닮았으면 한다고 말한다.


 


▲ 이철수, 이렇게 좋은 날, 42×50cm, 1999


이런 사람에게 다가가는 그림이라는 선생의 생각은 판화달력과 엽서시리즈, 잡지의 판화연재, 더 나아가서 아트세라믹과 찻상보 같은 생활소품 등을 통해 보여주었다.

그는 사람과 그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며 미술의 역할은 단절된 관계를 잇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철 수 지난 1980년초, 오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평가와 함께 ‘판화운동’으로 미술활동을 시작했다. 1981년 첫 개인전「이철수 판화전」관훈미술관 1982년 「북치는 앉은뱅이」관훈미술관 사랑마당 개관초대전(대구, 안동) 1985년 「이철수 판화전Ⅱ」관훈미술관 1988년 「새벽이 온다. 북을 쳐라!」그림마당 민 초대전(서울, 전주) 1989년 함부르크대학 초청 독일순회전「Minjung Kunst in Korea」(취히리, 바젤) 1993년 「산벚나무 꽃피었는데」학고재 초대전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전주) 2003년 「Visual Poetry」Davidson Gallery (Seattle)초대전 「Visual Poetry」Guilford ArtGallery (N.C)초대전 이외, 여러 기획, 초대전에 출품하였다. 90년대 후반이후, 일상적인 기획, 전시참여는 중단하고 시민사회단체의 기금마련전, 해외전에만 참여하고 있다. <동월교회 벽화>(1981), <풍수원 십자가의 길>(2002) 등을 제작했고 문화행사와 시민사회운동을 위해서도 많은 판화를 제작하고 있다. 1980년 말부터 선(禪)적 표현이 어우러진 판화세계로 옮아가 새로운 면모를 보여 주고 있다. 지금은 제천 외각의 농촌에 살면서 농사와 책 읽기, 판화제작을 일삼고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