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야기/절오백 당오백

제주 무신궁

하늘타리. 2011. 6. 8. 14:27

6. 2.

 

무신궁을 다녀 왔습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진성기관장님에게 조금 여쭐 것이 있어 제주 민속박물관에 갔는데 ...

 

박물관 문이 잠겨 있고 전화도 안 받으시길래...

 

오시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둘러 본 것이 두시간이 넘었습니다.

 

 

 

 

 

결국 관장님은 오전내 돌아오시질 않으셨습니다..

 

둘러보는 동안 관람객이 두어팀 다녀 갔습니다.

 

각각 나타난

궁금해 하는 한팀과

 황당해 하는 한팀..

그들에게 간단히 설명을 합니다.

 

이곳에 있는 신들은 499곳이라 하는 제주도의 마을을 수호해 주시는 당신들의 상 중에서

박물관장 진성기선생님이 수집한 143위 입니다.


 

신상(神像)은 나무나 산, 바다, 바람, 비, 구름, 바위 등등 자연 모습에 부여된 신격을

인간들이 다가가기 쉽게 스스로 받아들인 개념으로 형상화 시킨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당신상들은 하나 하나에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흉을 막아주고 복을 가져다 준다는 신상,

마을을 지켜준다는 신상,

그리고 어린이들의 병을 치료해 준다는 신상.

가축들을 잘 돌보아 준다는 신상,

등 등 서로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의미에 따라 투영되어 나타난 모습이

여기 있는 신상들의 모습처럼 할머니의 모습이기도 하고

할아버지의 모습이기도 하고

찡그린 모습이기도 하고

웃는 모습이기도 하고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묘한 모습이기도 한
여러가지 형상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신상앞에서

우리의 할머니와 어머니와 누이들은 가슴속 심화를 털어 놓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하소연하고,

투정도 부리고,

그러면서 내말을 들어주는이 있음 그 자체에 위로받고

내부탁을 들어줄것이라는 믿음으로 힘을 얻어

또다시 밝은 얼굴로 새날을 받아들여왔던 것 입니다.

 

그렇게 믿어왔던 신들의 모습을 나타내는 당신상들이

세태의 변화에 의해 이런 저런 훼손과 수난을 받습니다.
그것을 견딜수 없었던 진성기관장이

개인의 노력으로 수집가능한 당신상들을 이곳으로 모신 것 입니다.


그래서 이곳이 신들의 궁전 무신궁이 된 것 입니다.

 

신앙에 관계없이

우리 할머니와 어머니와 누이들의 바램이 투영된 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또 다른 평안과 위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자료사진을 편집한  위 두장의 사진 뒤로 그날의 무신궁의 모습을 올립니다.

 

 

 

 

 

 

 

 

 

 

 

 

 

 

 

 

파손직전의 비석을 모아 온 것들

 

 

 

 

 

 


탐라섬 열린 이후 사람살기 그날부터
사람의 행복을 점지하던 무신들은
정성을 드리는 곳마다 좌정하여 왔습니다.

정성을 드렸으면 정성을 드린 만큼
재앙도 미리 알고 막아주던 여러 무신
그 옛날 신이 없었으면 누굴 믿고 살았으리...


비탈진 가시밭길 넘어지면 일어나고
피어린 눈 비비며 찾아 모은 보배들은
모두가 조상의 넋이 어린 귀한 것이다.

탐라의 숨결 배인 하나하나 유물이라
조상이 살아오신 자취가 역력하고
살면서 생각해 모신 슬기도 엿보인다.

유물은 어느 것도 버릴 것이 하나 없어
어렵게 모은 보배 한평생 지키다가
어느날 눈을 감는 날 고이 두고 가리라...

 

박물관장 진성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