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감내.
도근천입니다.
노형지경에서 월산동과 해안동을 가로지르는 내창인데
이곳 사람들은 예부터 도감내라 불러 왔습니다.
도근천은 영실 주변의 볼레오름 북측 기슭과 만수동산에서 발원하여
한라계곡으로 이어지는 크고 작은 지류들까지 아우르고 있습니다.
내려오면서 선녀폭포도 만들고 유쥬숫물에 와서는 한밝저수지 채울 물도 보내주고
광령천,무수천으로 불리울 큰내와 갈려 아시내가 되어 주루레 동쪽으로 내려옵니다.
주루레에서 일단 마을사람들 먹을 물을 보내주어 주루레 물이 나오도록 해줍니다.
누운오름 동쪽을 지나면서
등경소도 만들고
드리냇소도 만들고
배염나리도 만들고
멘주세미에서 일단 쉰 다음
지류하나를 보내 원장내가 흐르게끔 만들어 주고
문달러니옆에서 녹남물도 나오게 해주고
검은소도 만들고
고봉기물도 나오게 하고
....
그렇게 그렇게 흘러서 조공포에서 바다로 나가 몸을 쉽니다.
오늘은 마을 사람이 도감내라고 부르는 구간,
알큰냇도에서 웃큰냇도로 하천계곡을 따라 제가 올라갑니다.
지금이야 다리가 많아도 너무 많지만 그 당시 월산, 해안사람들은 이 두지점을 거쳐야만 상호 왕래가 가능했지요.
제가 출발할 아래쪽, 그러니까 북쪽 큰냇도는 지금의 월산교이고 위쪽(남쪽) 큰냇도는 주르레 다리입니다.
월산교입니다.
다리 왼쪽 알림판 왈 다리가 노후되었으니 조심하랍니다.
출발과 동시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다리 밑으로 내려가기 전에 누운오름을 한번 봅니다.
멘주세미가는 길에 부서진 구조물
하천상에 굴러 있는 것을 감안하면 철제 다리를 만들었었나 봅니다.
흘러내려오는 큰물이 바위를 굴려 하부를 부러뜨린 것 같습니다.
멘주세미입니다.
멘주숫물이라고 하는 기록도 있습니다만 멘주의 뜻은 아무도 모릅니다.
끙끙거리면서 한쪽 바위로 기어 올라와 돌아봅니다.
눈은 내리고 바위는 미끄럽고 어디까지 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오른쪽에 대나무가 밀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저 넘어지역에 그 언젠가 사람이 살았었나봅니다.
누운오름을 바라봅니다.
서쪽으로 올라갈 때는 20미터만 올라가면 되는데 여기서 보니 엄청 높군요.
그러니까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까불지 마라 그러는 것 같아
혼자 주눅 듭니다.
가메통입니다.
가마 또는 가마솥을 말하는 제주어입니다.
높은데 올라가서 내려 봐야 가마솥같이 보인다고 해서 기릉 쓰고 기슭으로 올라와서 내려다봅니다.
어째 가마솥 같이 보이시나요?
가마솥안에서 보는 누운오름
지나쳐와서 돌아봐야만 보이는 궤가 있습니다.
누운오름 남서쪽 하단부에 해당되는 곳인데 그 이름을 모릅니다.
들어갔다 올게요.
배염나리를 향하여...
배염나리입니다.
지세가 제주어 배염(蛇)과 같아서 이름이 그리 붙여졌습니다.
옛날부터 마을어린이들이 자주 이용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주변에 마을이 있었다는 이야기지요.
4.3때 드르구릉사람들이 이곳에 피신해 있다 붙잡혀
누운오름에서 몰살당한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합니다.
제주의 아름다움에 있는 피눈물은 언제쯤에야 씻겨질까요?
혼자서 가는 길이다 보니 밀어 주고 당겨줄 사람이 없어 바위를 도저히 타고 오를 수가 없습니다.
미리내구장쪽으로 올라갑니다.
미리내구장 서쪽 한켠에서 바다를 바라봅니다.
오른쪽에 빨간 목마가 보이는 것으로 보아 이호해변이군요.
다시 계곡으로 내려옵니다.
영창궤 또는 염창궤라고 하는 바위굴입니다.
기록에는 매우 깊어서 그 길이를 알수 없다고 합니다만 철창이 설치되어 있어 들어가 볼 수가 없습니다.
사진기만 철창 안으로 밀어 넣어 사진을 찍습니다.
굴 내부 입구 쪽 좌우에 시멘트로 앉을 자리를 해놓았네요.
예전에 인근 절에서 부처님을 모시기도 했다는데 그때의 흔적인 듯싶습니다.
열쇠가 삮어서 끊어지면 그때 와서 길이를 알아보고 알려드리겠습니다.
염창궤 바로밑 하천 북쪽(아래쪽)으로 깊은 소가 있습니다.
덜덜 떨면서 내려다 봅니다.
이 소를 제대로 보려면 아까 배염나리옆 벽을 어떻게든 타고 올라와야 하겠습니다.
몸을 돌려 남쪽으로 계속 갑니다.
조그만 소에 물이 제법 많이 고여 있습니다.
제 발걸음소리에 놀라 오리들이 푸드득 거리며 꽤 많이 날아올랐는데 사진기를 가슴속에 넣고 있어서 못 찍었습니다.
아쉬움을 달래며 또 위쪽으로...
드러냇소입니다.
아니다. 아까 염창궤 밑에 있던 소가 드러냇소일거다.
하도 오래간만에 오다보니 이름도 헷갈립니다.
그냥 구경하시지요.
고드름이 예뻐서...
갑자기 햇볕이 비춥니다. Oh Gooooood.
미끄러운 바위 조심조심 주루레를 향하여...
또 이름이 생각않나는 소를 지나고...
등경소입니다.
눈 쌓인 바위위에 털퍼덕 주저앉아 담배한대 피우고 나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웃큰냇도를 빠져나와
주루레 다리위에서 온 길을 돌아봅니다.
계획보다는 시간이 엄청 걸렸지만
오랜만에 다시 찾아온 도감내..
즐거웠습니다.
안전하게 지켜주심에 감사드리며 한라산을 바라보며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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