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야기/제주 올레

제주올레 14코스 들꽃기행

하늘타리. 2010. 9. 20. 13:17

14코스를 갑니다.

 

이 코스야 말로 걸을 때 마다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제주 옛사람들의 삶의 애환을 생각하는 길입니다.
13코스의 숲길은 올레를 위해 새로이 뚫은 길입니다.
해안을 따라 걷다가 내륙으로 들어오다 보니 코스의 대부분이 마을과 마을이 이어지는 포장도로이지요.
그러다 보니 호응도가 떨어질까 싶어 포장길과 연해서 그 옆 숲 속에 이리 빙글 저리 빙글 숲길을 냅니다.
자연처럼 보이는 인위적인 길이지요.
하지만 14코스의 길은 포장을 한 길이건 숲길이건 제주의 옛사람들이 밭일하러, 나무하러, 물길으러 다녔던 그때의 그 길을 그대로 연결한
말 그대로의 삶의 현장입니다.
그리고 그 길옆에서 자기를 자랑하는 다양한 야생화들...

 

출발!

 


저지오름 옆으로 돌면서 전주이씨입도조 이몽빈의 무덤을 지납니다.


이몽빈은 제주목사로 부임한 종형 기빈을 따라 제주에 왔다가

기빈이 표류하던 유구왕자의 배를 왜구라 거짓보고하고 이들을 살육하고 재물을 약탈한 사건으로 사헌부에서 조사를 받을 때 종적을 감추었다

 저지, 조수의 본고장 용선달리 설촌의 주인공이 되지요. ...생략...


그 옆 장왓굿물


새오름에서 발원하는 유일한 생수였습니다.
저지리! 저지리의 삶은 물과의 사투입니다.

조금 옆의 청수와 낙천만 가도 토질이 진 편이라 봉천수가 제법 고이는데 저지, 조수는
물을 구하기 엄청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마을이 봉천수를 중심으로 형성되지요.
안소랭이, 밧소랭이를 중심으로 명리동이, 용선달물을 중심으로 용선달리가,

음부리물을 중심으로 음부동(지금의 월림) 당밧물을 중심으로 조수리가 형성됩니다.
조수라는 이름과 저지의 큰 마을인 수동이라는 이름은 물이 많아서가 아니고

제발 물좀 보기나 해보자는 바램으로 이름이 그리 바뀐 겁니다.
그래서 일제시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이곳은 물 나올 만한 땅에서 물통을 파는 것이 연중행사였습니다.
이 장구왓물은 생수이긴 하지만 수량이 너무 적어 평상시에는 사용할 엄두도 못 내고

마을 포제때와 집안 제사 때만 한 허벅정도 길어다 쓸 수 있었던 곳입니다.
이 귀중한 샘물 길이 기리자고 깨끗하게 정비를 했습니다만 이제는 그나마 물이 말랐습니다.

 

저 멀리 노란 꽃이 보입니다.
오이 꽃..

 


하늘타리.

 

잎과 마주나는 덩굴손으로 다른 물체를 감고 오르며,
줄기에 어긋나는 잎은 가장자리가 3~5갈래로 얕게 갈라지고 가장자리는 밋밋합니다
암수딴그루로 한여름에 잎겨드랑이에 흰색 꽃이 1개씩 피는데
납작한 종 모양의 흰 꽃은 5갈래로 갈라진 꽃잎의 가장자리가 실처럼 잘게 갈라집니다.
달걀보다 큰 타원형 열매는 노란색으로 익습니다.
우리가 통상 노랑하늘타리를 하늘타리라 말하며 하늘타리는 노랑하늘타리와 달리
잎이 5~7갈래로 깊게 갈라지고 갈래조각에 톱니가 있으며, 열매도 주황색으로 익는 게 다릅니다.

 


그 덩굴은 하늘로 하늘로 올라가려하고
그 꽃잎은 선녀의 치마자락처럼 나풀거리고
그 열매와 잎은 소갈증과 패혈증에 가장 으뜸이 되는 약을 만들고, 열매를 세개씩 묶어 문앞에 걸어두면 잡귀가 다가오지 못하니다만
그 뿌리는 고구마만한 것 한 뿌리를 외피를 제거하지 않은 채로 먹으면 천남성보다 더 빨리 원하는 곳으로 보내드립니다.
나는 이 꽃을 하늘과 지하세계를 왕복하는 우라노스와 하데스의 전령으로 봅니다.

그래서 제 아듸로 쓰고 있습니다.

 

완두콩 꽃


꽃은 불그레한 자주색, 분홍색 또는 흰색으로 나비 모양이며
꽃자루마다 2~3송이가 핍니다.
그런데 이렇게 선명한 보라색을 볼 수 있는 시기는 많지 않거든요.
아 좋다.

 

야 개똥참외다!

하늘이 씨앗을 내리고 땅이 길러서 비바람이 열매를 키운  길가나 들에 저절로 자라나 열린 참외지요.


어디서. 어떻게. 왜
묻지를 마라
한 세상 살다 보니
고향도 잊었단다.

옥토를 마다하고
구르다 머문 이곳
두엄자리에
산다고 말들을 하지 마라
     
힘들지 않느냐고
왜, 그렇게 사느냐고
세상에 힘들지 않는
삶이 어디 있으랴

측은한 눈으로
애처롭게 생각 마라
때 되면 나름대로
꽃피우고 열매를 맺을 테니
…………………………

누가 지은 건지는 모르지만 생각나는 개똥참외 싯구를 읊조리며
이제부터는 말없는 들꽃기행모드로 들어갑니다.

 

 

 

 

 

 

 

 

 

 

 

 

 

 

 

 

 

 

 

 

 

 

 

 

 

 

 

 

 

 

 

 

 

 

 

 

 

 

 

 

 

 

 

 

 

 

 

 

 

 

 

 

 

 

 

 

 

 

 

 

 

 

 

 

 

 

 

 

 

 

 

 

 

 

 

 

 

 

 

 

 

 

 

 

 

 

 

 

 

 

 

 

 

 

 

 

 

 

 

 

 

 

 

 

 

 

 

 

 

 

 

 

 

 

 

 

 

 

 

 

 

 

 

 

 

 

 

 

 

 

 

 

 

 

 

 

 

 

 

 

 

 

 

 

 

 

 

 

 

 

 

 

 

 

 

 

 

 

 

 

 

 

 

 

 

 

 

 

 

 

 

 

 드디어 월령바다가 보입니다.

바평행으로 찍었더니 바다가 기울었네요.

 

 

 

 

 

 

 

 

 

 

 

 

월령 선인장 군락지입니다.

 

 

 


화훼용 선인장 군락지로는 꽤 큰 편이라는
마을사람들이 쥐와 뱀을 막으려고 심었다느니
쿠류시오난류를 타고 와서 퍼졌다느니 말이 많은데
가장 쉽게
쿠류시오난류를 타고 와서 바닷가 돌 틈에 있는 것을 마을 사람들이 뱀과 쥐를 막으려고 돌담 옆에도 심어서 많이 퍼졌다 하면 되겠지요…

 

 

 

 

 

 

 

 

 

 

 

 

 

 

 

 

 

 

 

 월령코지

 

 

풍렬발전기가 눈에 거슬려요.

무늬만 녹색성장...

 

 

 

 

 

풍력발전기 크기가 궁금하세요?
기둥이 62미터높이로 있고 기둥끝부분에 달린 블레이드길이가 36미터
기둥의 아래둘레가 4미터 조금 넘고(4.2)
윗둘레는 2미터조금 넘는답니다(2.3)

 

 

 

천녀의 섬, 비양도

어디선가 먼길 날아와 숨고르는

114미터높이의 봉우리를 가진섬 

 

해녀 콩

 


여기 말고도 몇 곳에서 군집합니다만
올레길 개척하러 다니던 분들이 이곳을 보았을 때의 기쁨을
유일하게 자생한다 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보고 그 꽃을 만난 벅찬 기쁨을 같이 나누면 되겠지요.

 

순비기
열매의 향기가 두통을 없애주기도 하지만
그리움이라는 꽃말이 붙은 보랏빛 꽃이 바라보는 눈을 맑게 해줍니다..

순비기를 따라서 계속 해변을 걷다가

 

 옹포리 바닷가 방사탑에서

잠 쉬 숨고르고..

 

삼별초가 상륙했다는 판포리바닷가를 지나 

 한림앞바다에서 다음코스를 기약합니다.

 Schubert   String Quartet in D minor "Der Tod Und Das Nadchen" D810 4.Presto

The Brandis Quartet
Thomas Brandis (1st violin), Peter Brem (2nd violin)
Willfried Strehle (viola), Wolfgang Boettcher (cello)

'제주이야기 > 제주 올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올레 17코스 2  (0) 2010.09.25
제주올레 17코스 1  (0) 2010.09.25
제주올레 7코스 거꿀 3.  (0) 2010.09.09
제주올레 7코스 거꿀 2.  (0) 2010.09.08
제주올레 7코스 거꿀 1  (0) 2010.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