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야기/한라산 자락

바매기일대 습지

하늘타리. 2010. 6. 29. 08:38

비가 옵니다.

여름 장마의 한 가운데....

 

오늘은 선흘지역.

두곳의 바매기오름 주변의 습지를 돌아보려 합니다.....

 

웃바매기 오름 동남쪽입니다.

조선시대 10곳의 국마장을 나눠서 운영할 때 2소장이 있던 곳

오름 기슭에는 그 당시 축조한 잣담의 일부가 아직도 그 형태를 유지하며 남아 있습니다.

그 2소장의 말들이 물을 먹던 곳

이 일대 여덟곳의 못 중 가장 가깝고 큰 곳으로 갑니다.

 

 

애기마름과 어리연꽃이 물위에서 우리를 반깁니다.

 

애기마름

  

물소를 기르는 중국남부 지방에서는 마름을 꽤나 중요한 목초로 여깁니다.

중국의 물소는 그 이름에 걸맞게 대부분의 시간을 물에서 지냅니다.

마름은 부드러우면서도 영양가가 많아 물소로서는 더없이 좋은 사료가 되는 것이지요.

그 열매도 단백질이 풍부하여 물새들도 많이 먹는다 합니다.

그래서, 그 옛날.... 이름도 고리타분한 사서삼경 중 시경, 국풍편에 저구(雎鳩:물수리)를 노래하면서 마름(荇菜)이 나옵니다.

參差荇菜 左右流之

窈窕淑女 寤寐求之

물위의 마름을  이리저리 따르듯 정숙한 아가씨 자나깨나 찾는다네.....

 

뒷구절 같이 올릴까요? 아주 그럴 듯 하거든요...

 

求之不得 寤寐思服 悠哉悠哉 輾轉反側

찾고 찾아도 못 만나 자나 깨나 그리네

그 언제나 만날까 이리저리 뒤체네.....하 좋다!

 

우리나라 육지부 한약방에서는 열매 잘 말린 것을 능실(菱實), 능각(菱角)이라 하여 위장병, 치질, 식도암, 자궁암 등의 치료에 쓴다합니다.

오늘 우리가 보는 것은 애기 마름인데

마름에 비해 잎이 작고 잎자루에 털이 없는 차이가 있고

마름은 제 자리에서 잎을 사방으로 펼치고 자라지만 이 애기마름은 긴 줄기가 옆으로 뻗어 나가며 마디에서 잎이 돋아나고 꽃도 피우고 합니다.

 

어리연꽃

 

 

잎은 둥근 심장 모양으로 물 위에 떠 있으며, 속이 노랗고 가장자리가 흰 꽃이 핍니다.

아주 작은 꽃으로 꽃잎의 가장자리가 아름답게 갈라져서 피어난답니다.

 

거머리

 

못 가장자리에서 파동을 주니까 어딘선가 나타났네요.

몸 앞 뒤에 빨판이 있지요.

앞에 있는 빨판 가운데 입이 있어요.그리고 입에는 피를 굳지 않게 하는 히루딘을 내보내는 분비샘이 있다 합니다.

어느 분이 거머리는 피를 한번에 얼마나 빱니까?하고 질문하던데...

글쎄요....거머리한테 물어 보았더니.... 자기 몸의 질량의 3배정도를 빨며는 배가 부르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자기들도 개구리, 동물, 사람 등 상대에 따라 양을 조절한다 합니다.

그런데 사람의 피가 제일 맛있고 양도 충분하다 하데요.

그리고 길게는 2년가까이 피를 안먹어도 버틴다고 하네요.

 

헤엄치는 것 보여 드릴까요?

 

 몸 금육의 수축운동으로 헤엄치는데

이래뵈도 자기 몸뚱이에는 27개의 몸마디가 있다고 자랑합니다.

그리고 인간들이 쓰는 거머리같은 놈이라는 욕이 제일 기분나쁘답니다.

자기들은 먹을 만큼 먹고 배부르면 그 대상을 떠나지 끝까지 붙어서 괴롭히지 않는다.

거머리에 물려서 죽었다는 사람 보았느냐고 입에 침을 틔며 강변합니다.

그런데 요새는 인간이 제일 무섭답니다.

중국 당나라 초기에 손사막이라는 의원이 거머리로 어혈치료를 한 다음부터는

몽땅 잡아들여 산채로 어혈치료에 쓰는 것은 물론 죽여, 말려, 가루를 내어,

월경불순, 골절, 결막염 , 각종종양, 고혈압치료제로 쓰면서 씨를 말린다 합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양방에서는 영국에서 수입하는 거머리를 치료에 씁니다.

영국태생 거머리는 한번 피를 빨면 국내산의 두배이상을  빤다네요 

 

잎벌레입니다.  

딱정벌레중 잎벌레과에 속하는 놈들이지요.

조오기 애기마름잎에 구멍을 낸 놈들입니다.

보호색을 가지고 있고 위장술의 대가라서 어떤 식물이던 그 식물의 일부분을 모방하고 있어서 전혀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런데 우짜다 잡혀서 원색깔인 까만 색깔로 돌아와 부들부들 떨고 있을 까요?

 

소금쟁이

 

 소금팔러는 안가고 여기서 뱅뱅거리고 있습니다.

소금쟁이는 날지도 수영하지도 않습니다. 수면을 미끄러 지듯 이동할 뿐입니다.

가운뎃다리와 뒷다리가 길어, 때로는 몸 길이의 2배가 넘기도 한다하고

가운뎃다리는 노를 젓듯이 소용돌이를 만들어 앞으로 나가는 데 쓰이고 뒷다리는 방향을 잡는 데 쓰인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이 참 할일도 없는지 조사해봤더니 약 350여개의 종(種)이 있다합니다. 

이들은 짧은 앞다리로 물 표면에 떨어지는 곤충을 잡아먹고 죽어 물 위에 떠 있는 동물의 체액을 먹지만,

너무 많이 몰려 있을 때는 자기들끼리 잡아먹는다고 합니다.

무서운 놈들...

 

맹꽁이 소리에 끌려

옆의 습지로 갑니다.

 

 

맹꽁이가 않보인다구요?

지금 이시간에 당연하지요.

맹꽁이는 주로 땅 속에서 숨어있다가 야간에만 땅 위로 나와 포식 활동을 하기 때문에 낮에는 안보입니다.

그런데 왜 우냐고요?

장마철이 이들에게는 결혼시즌이라서 님을 찾기 위해 울어댑니다.

 

"열무김치 담을 때는 임 생각이 절로 나서

걱정 많은 이 심정을 흔들어주누나

.....

보리타작 하는 때는 임 생각이 절로 나서

설움 많은 이 가슴을 달래어주네

장마통의 맹꽁이야 너는 왜 울어

안타까운 이 심정을 설레어주누나

맹이야 꽁이야 너마저 울어

아이고나 요 맹꽁아 어이나하리"

제주분들에게는 다가오지 않는 가사이겠지만 육지부 사람들에게는 아주 계절에 딱맞는 노래이지요....

 

자 맹꽁이 놀래키지 말고 다음 슾지로 가시죠.

 

멀리서 볼때는 무슨 슾지에 저렇게 녹조가 끼었나 했는데

 

 

순채가 못을 완전히 덮고 있습니다.

 

일본분들 보면 흥분하겠다.

그 맛있는 순채가 여기 지천으로 있다고.....

우리도 옛날에는 충청도지방에서는 순채를 임금님한테 진상하기도 했지요

제천 의림지 아시죠. 예전에 그곳에 그리 순채가 많았답니다.

순채는 일종의 물풀로 투명한 우무 같은 한천질(점액질)이 두껍게 감싸고 있는 독특한 식물이지요.

당뇨를 치료하고 열을 풀어주는 해독음식으로 알려져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랐는데 아주 담백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하다고 합니다.

임순채를 임금님께 진상하면 그 것으로 음식을 만드는데

순채초회, 순채전골, 순채 오미자차, 순채 불고기, 순채즙에 재운 갈비, 순채 장국수, 순채 물김치, 순채죽 등 다양한 음식이 있었다 하네요.

1914년 의림지 보수이후 그 동네 순채는 멸종되었고 그러다 보니 전통장인의 맥이 끊겼나 봅니다.

그것보다 손이 많이 가서 그럴겁니다.

지금도 일본에 순채요리는 굉장히 비싸답니다.

지금은 한약방에서 줄기와 잎을 이뇨제로 쓰기는 합니다.

순채의 꽃잎이 6장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바깥쪽 3장은 꽃받침이고 안쪽 3장만이 꽃잎입니다.

수술은 암술을 감싸고 무수히 많으며 암술보다 길고요 중앙의 암술머리는 밖으로 구부러져 있습니다.

수술이 시들고 나면 암술이 자라 머리에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생깁니다.

 

순채에서 잠시 눈을 돌려

못가에 사는

미나리아재비의 괸당들을 잠깐 소개하겠습니다.

  

개구리갓과 개구리미나리입니다.,

습지주변에 사는 미나리아재비 사촌들입니다.


그 옆 또 다른 못에서 어리연꽃을 만납니다.

 

 

꺽지 마세요

어차피 짧은 한 순간 보내고 저녁에는 시든답니다.

 

웃바매기와 인사하고

 

 

알바매기 옆으로....

 

또 한 곳의 빌레못

  

 

누군가가 개인용이던 공용이던 생태공원으로 꾸미려 했던 듯 합니다.

 

용암과 용암이 접히는 곳 그 안에서 싹을 틔어 자라는 생명들

 

 

 

같은 용암이라도 아아용암에서라면 조금 쉬울것을 파호이호이위에서 숨을 몰아쉬고 있어요.

이러다 며칠 가물면

그 일생을 마감하는 것들이 태반이지요.

 

느릅나무에 흰 꽃이 피었습니다

 

 

다가와 보니 죽은가지에 버섯류 포자가 내려 앉았네요.

 

바늘골입니다.

 

육지부에서 논둑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벼의 포기 갈라짐(분얼이라고 하죠)을 방해하기 때문에 군락으로 발생하기전에 제거를 하지요.

이곳에서는 그 누구의 방해없이 번성할 수 있겠습니다.

 

이름을 모릅니다.

텍사라고 하는 것 같은데.

한번 찾아보시죠.

 

쉬운 것 하나 더

 더 쉬운 것 하나더

 이름을 맞추시고 나물 무쳐드시면 되겠네요.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

아쉬움속에 답사를 마칩니다.


The Whole Nine Yards/Between Clam And Passion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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