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녜오름을 다녀왔습니다.
세모진 산머리가 소나무 겨우살이로 만든 여승의 모자 또는 제주 무녀의 고깔처럼 보인다고 무녜오름이라고 한다는데
그렇다면 꽤 많은 오름이 무녜오름이라 불리어야 겠습니다.
그냥 편하게 봉개민오름이라 하지요.
반갑다고 인사하는 절물오름앞 돌담에 피어있는 금창초와
콩제비꽃과 먼저 눈과 입을 맞추고
그래도 계단이 덜 경사진 쪽으로 올라 가렵니다.
길게 누운 민오름과 그 왼쪽 지그리와
인사하고
민오름 주봉을 향하여
앞으로 앞으로...
제가 이 오름을 찾는 이유는
표고 651대비 비고는 136미터뿐이 않되지만
약간의 급경사를 통해 적당히 숨차게 하는 게 기분좋고
교래 곶자왈과
그뒤로 아스라히 펼쳐지는 선흘일대의 오름이 눈을 즐겁게 하기 때문입니다.
요새는 편의를 도모한다고 계단작업을 해놔서 오르기는 조금 더 힘들어 졌습니다만
이 쪽은 전면부에 비하면 아주 약소한 수준입니다.
올라가서 느끼는 바람은 더 시원할겁니다.
한라산쪽 조망은 다른 오름에 비해 뛰어나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궂이 꼽자면 크고 작은 대나위로 보이는 성널오름과 물장오리 끝부분
그리고 그 위로 보이는 한라산의 정상이 그럴 듯 하긴 합니다만...
이곳에서는
교래 곶자왈과
그뒤로 아스라히 펼쳐지는 선흘일대의 오름이 그 어디보다 사람을 끌어 당깁니다.
빙둘면서
보고 또 봅니다...
맞은편 주봉쪽으로 갑니다...
아그배나무를 무심히 지나자
활짝핀 철쭉이 나를 반깁니다.
주봉에서 보는 주변 풍광..
한라산은 연무에 가려 있습니다.
지그리야 기다려라.
내가 곧 갈게...
붙었다가..
다시 제갈길로...
세상살기 힘들어서 이리저리 꼬이고
세상풍파 시달리며
그래도 꿋꿋이...
지그리오름이 보입니다.
족두리 꽃(?)
맨날 잎에 가려서 않보이더니
오늘은 잎을 피해 햇빛을 쬐고 있습니다.
사진한장 않 찍고 지그리를 넘어 왔네요.
지그리속에서는 지그리 뿐이 없습니다.
그냥 한몸되어 넘어 왔습니다.
족은 지그리 옆길..
예쁘죠?
예 예쁩니다.
하지만 나무에 붙어서 나무를 병들게 하는 병균입니다.
바농!!
옛날 그 언젠가 산마장중 침장이었을 자리입니다.
지금은 무심한 우공들이 풀을 뜯는데..
쓸데없이 구제역 걱정이 나네요.
꼭 예전에 당이 있었을 것 같은...곳에
엄청큰 느티나무가 서 있습니다.
오래 오래 건강하기를 기원하며
교래 곶자왈로 들어가기 전에
뒤를 돌아 바농을 한번 더 바라 봅니다.
저곳도 돌계단을 심하게 놓았으니
내 스스로는 다시 찾아 지지 않을 것 같은 아쉬움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