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야기/오름

봉개 민오름(무녜오름)

하늘타리. 2010. 5. 16. 21:52

 

무녜오름을 다녀왔습니다.
세모진 산머리가 소나무 겨우살이로 만든 여승의 모자 또는 제주 무녀의 고깔처럼 보인다고 무녜오름이라고 한다는데
그렇다면 꽤 많은 오름이 무녜오름이라 불리어야 겠습니다.


그냥 편하게 봉개민오름이라 하지요.

 

반갑다고 인사하는 절물오름앞 돌담에 피어있는 금창초와

 콩제비꽃과 먼저 눈과 입을 맞추고

 그래도 계단이 덜 경사진 쪽으로 올라 가렵니다.

길게 누운 민오름과 그 왼쪽 지그리와

인사하고 

 민오름 주봉을 향하여

앞으로 앞으로...

 

 

 

제가 이 오름을 찾는 이유는
표고 651대비 비고는 136미터뿐이 않되지만
약간의 급경사를 통해 적당히 숨차게 하는 게 기분좋고
교래 곶자왈과
그뒤로 아스라히 펼쳐지는 선흘일대의 오름이 눈을 즐겁게 하기 때문입니다.

 

요새는 편의를 도모한다고 계단작업을 해놔서 오르기는 조금 더 힘들어 졌습니다만

이 쪽은 전면부에 비하면 아주 약소한 수준입니다.
올라가서 느끼는 바람은 더 시원할겁니다.

 

 

 

한라산쪽 조망은 다른 오름에 비해 뛰어나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궂이 꼽자면 크고 작은 대나위로 보이는 성널오름과 물장오리 끝부분
그리고 그 위로 보이는 한라산의 정상이 그럴 듯 하긴 합니다만...

 

이곳에서는

교래 곶자왈과
그뒤로 아스라히 펼쳐지는 선흘일대의 오름이 그 어디보다 사람을 끌어 당깁니다.

 

빙둘면서

보고 또 봅니다... 

 

 

 

 

 

 

 

 

 

  

 맞은편 주봉쪽으로 갑니다...

 

아그배나무를 무심히 지나자 

 활짝핀 철쭉이 나를 반깁니다.

주봉에서 보는 주변 풍광..

 

 

한라산은 연무에 가려 있습니다.

 

 

 

 

 

 

지그리야 기다려라.

내가 곧 갈게... 

 붙었다가..

다시 제갈길로...

 

 세상살기 힘들어서 이리저리 꼬이고

 세상풍파 시달리며

그래도 꿋꿋이...

 

지그리오름이 보입니다. 

 

족두리 꽃(?)

맨날 잎에 가려서 않보이더니

오늘은 잎을 피해 햇빛을 쬐고 있습니다.

 사진한장 않 찍고 지그리를 넘어 왔네요.

지그리속에서는 지그리 뿐이 없습니다.

그냥 한몸되어 넘어 왔습니다.

족은 지그리 옆길..

 예쁘죠?

예 예쁩니다.

 

 하지만 나무에 붙어서 나무를 병들게 하는 병균입니다.

 바농!!

 

 옛날 그 언젠가 산마장중 침장이었을 자리입니다.

지금은 무심한 우공들이 풀을 뜯는데..

쓸데없이 구제역 걱정이 나네요.

 꼭 예전에 당이 있었을 것 같은...곳에

 엄청큰 느티나무가 서 있습니다.

 오래 오래 건강하기를 기원하며

 

교래 곶자왈로 들어가기 전에

뒤를 돌아 바농을 한번 더 바라 봅니다.

저곳도 돌계단을 심하게 놓았으니

내 스스로는 다시 찾아 지지 않을 것 같은 아쉬움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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