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북1동을 갑니다.
육지부에서 제주도에 들어오려면 꼭 거쳐야 했던 별도포가 있던 곳으로 제주의 관문역할을 하던 곳입니다.
예전 자료에 의하면 이곳 화북동에는 본향당, 자운당. 상동낭할망당. 엉물머릿당. 해신당, 윤동지당, 소낭알당 등 신당이 꽤 많이 있었다 합니다만....
지금은 몇군데를 제외하고는 그 흔적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본향당입니다.
마을 분들은 가릿당이라 부릅니다.
잡목초지안에 위치하고 있어서 알고가기전에는 찾기 힘듭니다.
정주문요왕또, 큰도한집큰도부인, 동서고칫할망, 돌윗당신오금상또 등 여러신들을 함께 모시고 있습니다.
원래 요왕신과 목축신을 모시다가
동부락, 서부락에 따로 있던 일뤳당이 없어지면서 따로 모시던 산육치병을 담당하시던 신을 함께 모시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마을어른이 물으십니다.
이런데를 왜 찾아다니고 왜 사진을 찍느냐?
이런 곳이 있다고 소문나면 마을 발전이 더뎌 지는 것 아니냐?
물으시는 뜻을 이해 못해 다시 여쭙니다.
다시 말씀하시길 이 초지일대가 마을금고(?)소유인데 이번에 개발하겠다는 회사가 있어서 보상을 받고 넘기려 하는데
이런 당이 있다고 알려지면 제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 것 아니냐?
제가 대답드립니다.
마을에서 당에 다니시는 분이 있으면 노형동이나 삼양동처럼 소공원처럼해서 당을 옮길 것이고, 다니시는 분이 없으면 그냥 없어지겠지요.
옮기거나 없에거나 하는 것은 마을에서 결정하실 일이지 그것 때문에 발전이 지체되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불신이 가득한 눈으로 다시 말씀하십니다.
이곳 화북동에서 삼양동으로 연해서 택지개발을 시작한지 벌써 몇년이 지났는데
무슨 예전 유물들이 발견했다하여 아직까지 개발이 지지부진하지 않느냐......?
무슨 대답을 드려도 마음에 차지 않으실겝니다.
이런 곳을 찾아다니는 그 자체를 의아해 하시니까요.
마을에는 생업을 수호하시던 신도 따로 계셨답니다.
동부락에 있는 엉물머리포구에는 엉물머릿당, 서부락 금돈지포구에는 해신당이 있었는데
지금은 포구자체가 하나의 어항으로 변하면서
해신당은 남아있지만 엉물머리당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몇년전에는 엉물머리포구자리 길가에 조그마한 시멘트제단이라도 있었는데 그것마져도 찾지를 못했습니다.
마을의 윤영감님이 아침 일찍 바다로 나갔습니다.
하루종일 헛손질하던 중 무언가 묵직한 것이 걸렸습니다.
영차, 영차 끌어올리고 보니
조그마한 인물상입니다.
미륵이 오셨다 하면서 나에게 태인 조상이라고 여기고 조상신으로 모시니 살림이 많이 피었다 합니다 .
마을사람들이 시기심과 질투심으로 쓸데없는 일을 한다며 미륵을 모신 곳에 불을 질러 버렸답니다.
불을 태우니까 이 미륵이 스스로 걸어 나왔답니다. 걸어 나오면서 전신에 상처가 났지요.
그런일이 있은 후 마을 사람들에게도 돌에 생긴 상처처럼 피부병이 퍼져 고통을 겪기 시작했다합니다.
그래서 다시금 미륵을 모셔다가 한지로 피부를 감싸주었다고 합니다.
그 후로 마을사람들의 피부병은 낫게 되었고 윤씨영감은 동지벼슬까지 하게 되었다합니다.
지금도 이 미륵돌은 하얀 종이에 걽인 채 작은 돌집 속에 모시고 있으며, 마을사람들도 많이 왔었지만 지금은 다시 윤씨집안 후손들만 다닌다 합니다.
미륵이라....
제주도민의 삶이 정말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육지부에서 끝 없이 땅을 갊니다. 논과 밭에서 허리가 휘어져라고 일을 해도 하루하루 먹고 살기 힘듭니다.
하루종일 고개를 숙이고 땅을 보며 일을 하면서 이 땅에서 금덩이가 나타나거나 세상을 확 뒤짚을 무언가가 솟아올라오기만을 바랍니다.
금덩이는 나타날 일이 없겠지요.
그러면 세상이라도 뒤집히길 바래봅니다.
이게 바로 미륵입니다. 땅에서 솟구쳐서 고통스러운 이 현실을 바꿔주길 간절히 원하는 대상.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실 분....
사면이 바다고 갈아지지도 않는 땅을 가진 제주도에서는 이 미륵은 바다에서 올라와야 지요.
제주도민의 생존조건이 육지부에서 처럼 땅이 아니고 바다이니 그 간절히 바라는 민중의 생존의 터 바다에서 올라와야 미륵입니다.
베릿내 소낭알당을 찾아 갑니다.
예전 기억을 되살려 베릿내바닥으로 내려가 주변을 샅샅히 살핍니다만
지전 물색과 명줄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무심한 한라산을 쳐다보며 오늘은 그만 걷겠습니다라고 보고 하고
오늘의 부질없는 헤매임을 마칩니다.
Cesar Franck
Symphony in D minor 1. Lento - Allegro non troppo
Concertgebouw Orchestra
Riccardo Chailly, c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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