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야기/오름

입산봉 2

하늘타리. 2010. 3. 2. 05:00

저위 방풍림이 있는 묘지의 산담이 입산봉 정상입니다.

저 묘지가 입산봉에 제일 먼저 자리한 것입니다.

 

 

묘지앞에 서북풍을 막아주는 방풍림도 조성되어 있고 산담위에 오름 정상 표지석이 있습니다.

묘비를 보면 처사 누구누구지묘라 되어 있습니다.

이 아래 굼부리에서 농장을 경영하시는 분의 조부시라 하네요.

 

풍수지리상 이오름이 금경산, 금훼수라 한다합니다만 땅이 부족하고 물이 부족한데 그냥 놔두지는 않았겠지요.

어느정도 규모의 경작은 쭉 해왔답니다.

그러던 1850년의 어느날 마을 동쪽해안 일명 가스콪이라는 곳에서 죽은 고래가 떠내려온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 것이 관에 보고되고

보고를 받은 관에서는 등유용기름을 짜서 상납하라는 명이 내려온 것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발견후 보고하고 보고후 어찌하라는 지시가 내려오기 이전에

이미 마을주민들은 기름을 짜서 어느정도를 사용하였던 것입니다.

최초 발견한 마을사람이 쓸만큼의 기름을 남긴 적당한 양이 아닌 턱도 없이 많은 양의 등유용기름을 상납하라는 관의 명령은

결국 지킬수가 없었고

이를 빌미로 마을 책임자를 옥에 가둡니다.

그리고 나서 5만냥을 내라고 하지요.

 

관의 재산을 축낸것도 아니고

마을사람이 발견한 것을 마을사람이 사용했는데

관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다 하여

마을 책임자를 옥에 가두고 풀려나려면 돈을 내라고 요구하는

이 악질 관리들

이 악질관리에 빌 붙어 있는 향리들

벼룩의 간을 빼어 먹는 놈들입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민란을 일으켜서 옥을 부셔서 구해올 수도 없으니

돈을 마련하려 백방으로 뛰어다닐 수 밖에 없죠

결국 입산봉내 굼부리 넓은 땅을 평소 가지고 싶어 하던

조천리 재력가에게

넘기게 되지요.

 

그 뒤 일제시절에는 오름에 묘지가 하나 둘 생기면서 마을묘지로 지정되고

수답지역은 다시 다른 분에게 넘기게 되고

그분은 소작인을 두고 관리를 해왔죠 .

 

해방이 되면서

농지개혁으로 인해 소작인 들에게 소유권이 넘어 갔다가

현 소유주가

1910년부터 조부모묘역이 있던 입산봉아래에 있는 이 토지를 구입하게 되었다 합니다.

 

봉우리 에서 본 굼부리 안에 있는 농장의 모습입니다.

행복하시겠습니다.

조상이 끌어주신 자리

솔직히 부럽습니다. 

 

 

 

세상살기 어려울때

이놈의 세상 한번 뒤집혀야 한다고 말합니다만

결국 거기서 도 당하는 건 힘없고 돈없는 사람들이구요.

있는 사람은 세상이 뒤집힐때 마다 가진 것을 더 불려 갑니다.

그 반면 이렇게 비좁은 자리에 계신분들은

그 와중에 땅한평 차지하지 못하고

결국 기름한번 썻다가 치도곤 당하는 그런 세상을 사신 분들입니다..

 

 

 

 

 

 

 

 

 

 

 

 

다시 살아날 기약없는 나무가 앞길을 막습니다..

 

동쪽 사면에서 굼부리 내부로 바로 내려 왔습니다.

농장 내부를 보고싶어서요...

 

 

 

 

 

 

 

 

 

 

 

 

 

 

 

대문안쪽 나무에 좋은 글귀가 많이 쓰여 있습니다.

 

 

 

그런데 대문은 잠겨 있어서 다시 빠꾸해서 서쪽 기슭덤블사이로 기어나옵니다.

기어 나와 만난 꽃밭.

서천 꽃밭인가요?

 

 

 

 

진짜 기분이 저 나무 같습니다.

보고 또 보고

느끼고 또 느끼며 다시 마을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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