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야기/오름

고살미

하늘타리. 2010. 3. 2. 02:00


고살미 오름입니다.

김녕마을에서 보면 고양이가 등을 구부리고 엎드려 있는 모양이라서 고양이의 제주어 옛말 괴를 써서 오름이름을 만들었다 합니다.
그래서 한자명은 猫山입니다.
그런데 저는 눈이 어두운지 김녕쪽에서 보면 아무리 봐도 고양이가 웅크리고 있는 것처럼 안보이고
차라리 북오름에서 보는 것이 고양이가 누워서 앞발을 뻗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료사진 : 북오름에서 본 고살미


옛지도이름도 花山 또는 高山인 것을 보면 어찌보면 고양이와는 무관한 것 같지만
정확한 이름과 그 의미를 알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통용되는 이름과 그 의미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겁니다.

 

꽤 오래간만에 와 봅니다.
2006년인가 7년에 고살미 남쪽으로 이어지는 곶자왈 지역에 꽤나 커다란 골프장을 짓는다고

삿갓봉과 고살미사이길에 공사차량이 많이 다니길래 다른 쪽으로 방향을 돌리고나서는 올 생각을 않했었네요.

내나름데로 알고 있는 지름길을 이용하여 밭사이로 갑니다.

 


일제말기정도에 급수를 위해 시멘트로 조성하고 그 주변에 돌을 쌓아 올린 곳인데
지금은 쓸모가 없다보니 잡초만 우거져 있네요.

 

숲과 밭을 지나면 곧 고살미입니다

 

밭과 밭을 연결하던 숲길인데 발길이 끊기다 보니 덤블만 우거져 있습니다. 

 

요사이는 밭에 갈때 걸어서 가시는 분 들이 없지요. 차를 타고 가다보니 차가 못다니는 길은 자연히 없어집니다.
돌아서 갈까 고민고민하다 혼자가는 길 뚫고 갑니다.

숲을 뚫고  밭을 만납니다


수풀옆으로 내려와서 돌아보니 꽤 높은 밭담이네요.

 

 

 

뒷동산 까치가 봄을 부르니
먼 산 뻐꾸기가 화답한다.
행여나 임이신가
소리 좇아 가 보지만
이 산 넘어서면 저 산에서 우는 새
사랑은 언제나 먼 곳에만 머무는가??????????????

 

 

누구의 시인지, 정확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주어로 까치를 깐치라 한다는데 하여간 이 까치가 요즘 수난을 많이 당하고 있습니다.


과일 등을 쪼아 먹어서 농작물을 망치고 전봇대에 집을 지어서 정전사고를 일으킨다고 유해조수로 규정되어 있다는데
그 먹을 것 없던 시절에도 나무꼭대기에 까치밥을 남겨두고 길조로 취급해 주었는데
세상인심 조변석개가  야속할 뿐입니다.

 

고살미 입구 입니다.

 

 

 

뒤돌아 본 삿갓봉과 주변오름

 

 

왼쪽으로 빙돌아 가다가 사면을 이용 정상으로 오르겠습니다.

오름을 빙둘러서 해송이 많이 있습니다.그리고 그보다도  백량금이 지천입니다.
그리고 때를 잘 맞추면 백서향 향기에 맘껏 취해볼수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춘란도 제법 볼 수 있었는데 아마도 지금은 없을 겁니다.
오늘은 영롱한 빨간 구슬 눈에 가득 담고 가겠습니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인데
누군가가 표식을 해 놓았습니다.

 빨간 점이 박힌 녹색카펫을 밟고 올라갑니다.

 

 

 

 

 

 

 

 

 

 

 

 

 

 표식의 상태를 보아하니 오름 다니는 분들의 친절이 아닌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말로는 자연보호라고 하지만
손님을 부를 모양입니다.

 

이 오름에 몇명이나 다닌다고...
이렇게 사람한명 숲으로 지나다닐 수 있는 소로길이면 충분하지요.

 

그런데 길이 불편해서 사람이 않온다고 생각하고
여기다 느닷없이 길을 깍아 넓히고
데크를 이용해서 계단을 포함한 길을 만들려나 봅니다.

 

 안세미오름을 아세요?
봉개동에 있는 건데
오름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 몇몇이 소로길을 이용하여 오르내리던 곳에
길을 엄청 넓히고 완만한 계단을 급하게 깍아서 데크계단을 만들고
아담한 그리고 오붓한 오름길을 버려 놨지요.
그나마 길을 폐타이어로 덮어서 조금 낫다고 할까요?

느지리오름을 아세요?
오름오르는 길에 세멘트길, 덱크길, 폐타이어길, 지압길 등 각종 도로형태의 전시장을 만들어 놓고
정상 봉수대는 뭉게버리고 전망대를 만들고...
오름을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버려 놓습니다.

왜 그럴까요? 자연보호다 하면 무조건 길을  넓히고 완만한 경사를 급하게 깍아 데크로 길과 계단을 만들면 된다는 생각.. 

 

 


군데 군데 메어진 빨간 리본이
이 아름다운 백량금 사잇길을 뭉게 버릴거라는 생각을 하니
아무런 힘없는 이사람 그져 걱정만 됩니다. 

 

 

 

정상입니다.
이곳은 오르고 내리는 숲길이 인상적인 곳이지
주변 조망은 나무사이로 언듯 언듯 보는 곳입니다.
게다가 오늘은 부슬비에 안개까지 덮혀 있어 조망이 더욱 어렵습니다.
하지만 안개속 숲길처럼 분위기 있는 곳도 없잖아요.

 

홀로 걷는 이마음....

 

 

 

 

 무덤 비석 뒷면에 있는 묘산악표기..

 

 

 

 

 

 

 

 

 백량금 빨간 열매에 빨갛게 취하면서

빨간 리본에 걱정걱정하면서 내려왔습니다.

 

북서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걷습니다.

이길이 김녕마을 회관앞에 공덕비에 있는 내용입니다.

그 분의 모친 묘소로 조성한 곳까지 가는 길입니다. 

길 아래 경작지에 있는 이 무덤은 특이하게 돌을 쌓아서 방묘형식으로 조성한 것인데

지금은 관리가 않되나 봅니다.

관리않되는 무덤을 보면 마음이 짠해집니다.

계속 갑니다 

 

 

 

 

 

 

 

 

여기까지 길을 내신 어느 분의 묘역입니다.

그 어머님 묘역을 조성하였고 후에 본인부부도 함께 쉬고 계십니다 .

참 크죠?

 

 

 

 

 쭈욱 더가서 처음 들어온 길로 나가겠습니다.

 

 

 

 잘가라고.. 다시오라고... 등 두드려 주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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