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야기/오름

서모봉과 함덕해변 2

하늘타리. 2010. 2. 26. 16:23

 

길옆에 또 하나의 동굴입니다.


입구는 자연동굴 같습니다만
안을 보면 그 굴토방식이 진지동굴인듯합니다. 

 1945년 2월 9일 일본 방위 총사령관은 미군의 일본 본토 상륙에 대비해 그 길목을 차단하는 소위 '결호(決號) 작전'을 수립 합니다.
그러니까  미군의 접근가능성이 높은 루트를 선정 결1호부터 7호까지 번호를 부여하여 대비책을 마련하였는데,

그 중 결7호가 제주도를 통해 접근하는 루트이지요.
이 계획에 의거해서  제주도 전역을 요새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진지 구축 중에 종전이 되어 그 수효를 정확히 알지 못하나

자칭 전문가들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대략 80여 곳에 700여개의 진지동굴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곳 서모봉 진지동굴은 산중턱과 해안선에 있는 것 모두 합쳐서 23개소라 하니 한 오름에 있는 것으로는 도내 최다라 합니다.

 해안선에 있는 진지동굴은 지난번에 블로깅했으므로 생략합니다.

 

 망오름을 돌아 나오는 길에 조그마한 무덤 4기가 하나의 산담에 둘러쌓여 있는 것을 보고 가슴이 헉 하고 막힙니다.
한번 두 번 본 것도 아닌데 이 부근에 올 때마다 가슴이 먹먹합니다.

  

한명도 아닌 네 명을 땅과 가슴에 묻은 그 부모의 처절함이 이 부근을 감싸고 있습니다.
부디 지금은 서역 어느 좋은 곳에서 환생하여 즐겁게 뛰어놀고 있기를 바랍니다.

 

 

서모봉 뒷길로 돌아내려 갑니다.

 

어디에선가 날아온 용암바위를 지나자

 

손보지 않는 골총이 길옆에 있습니다.
어느 해 청명날 5촌조카의 아들뻘인 재종손이 직계자손이 없는 조상할머니 무덤을 단장했던 모양인데
아래로 내려갈수록 촌수가 벌어지니 아무도 손보는 이가 없나봅니다.
부디 오고가는 사람 구경하시면서 편안히 보내세요....  

또 다른 바위와

숲길을 지나고 

 

 

내려오는 길 왼쪽에 있는 공동묘지에 들러서
주인을 지키는 충직한 동자석에게 고생한다 말 전합니다.

 

 

 

 

 

 

 

 

 


참봉은 양반이긴 하지만 동반 종구품으로 18관등 가운데 최하위 벼슬인데 참봉묘소에 문인석을 세워도 되나요?
육지에선 족보도 당상관(종삼품이상)이어야 만 관직을 올리고 묘비에 쓰는데
풍습의 차이는 아무리 오래 살아도 알 수가 없네요.

 

 
석양을 마주하며
내려갑니다. 

 

 

 

 

 

 

 

 

이름때문에 말이 많은가 봅니다

산책로 안내판 밑 구탱이에 

서모봉과 망오름을 일걸어 서우봉이라 함이라고 써 있네요.

사실 최근까지는 서우봉이라 불리어 왔습니다.

저만해도 서모라고 하면 알아들어 주는 사람이 없어 서우봉이라고 했으니까요.

자기 이름 찾기가 이리 힘드네요.

 

서모봉 올라갈 때 지나쳐버린 와요지에 가봅니다.
함덕리 와막밧이라 하는곳

 

 

전체길이가 11미터가 넘었었다는데 아무도 관심같지 않은 사이 마늘밭 만들려고 3미터가까이 훼손되어 버리고
그나마 형태만은 남아 있는 기와를 굽던 곳입니다.

 

 

 

 

 

 

바닷가 빌레위를 지나 북녘 바다 쪽 북촌과의 경계에 있는 쇠발콥(일명 무승개)이라는 곳으로 가려 했습니다..
옛날 날이 오래 가물면 이곳에 와서 해녀가 돼지 희생을 안고 바다 속 굴에 들여 놓고 기우제를 지냈다 하고 기우제를 지내면 몇방울의 비라도 내렸다는 곳.
바다 속 굴에 돼지 희생을 놓고 나온 해녀는 "장항 더끄라"고 한마디 했다 합니다.
곧 비가 온다는 거지요.

그런데 지는 해에 반해서 한걸음도 더 가지 못합니다..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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