破軍峰. 몇몇 분들은 파군봉이라는 이름이 여몽연합군에 의해 삼별초가 격파당한곳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이오름의 위치가 항파두리 인근(항파두리에서 약 2~3킬로미터 북측)에 있는 관계로 제법 그럴 듯하게 여겨지고 있어
거의 모든 글에 그렇게 소개되고 있습니다만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갑니다.
공격해 오는 여몽연합군을 막겠다고 백성을 그리 고생시켜서 항파두리 토성과 석성을 쌓아놓고서
적의 접근을 경보하고 공격을 지연시키기위한 척후가 여기서 전투를 벌였다면 조금은 이해가 되겠지만
본대가 왜 아무런 배비도 없는 이 봉우리에서 싸웠을까요.
그리고 여기서 졌다면 항파두리성으로 피해 들어가서 전열을 재정비해야지
왜 항파두리성을 지나서 붉은 오름으로 도망갔을까요.
도대체 결정적 전투당시에 항파두리성은 무슨 역할을 한 걸까요?
순수한 제 생각입니다만
(내 혼자 쓰는 이야기니가 단적으로 쓰겠습니다)
파군봉은 삼별초와는 아무 관게가 없는 이름일겁니다.
우리말 이름을 한자어로 옮겨적을때 음독으로 옮겨진 것이 바굼지오름과 음이 비슷한 파군봉으로 변했을 겁니다.
(안덕 사계의 단산과 같은 경우. 안덕의 바굽지오름은 음독으로 파군봉, 훈독으로 단산으로 바뀌었을 겁니다)
그런데 우연히 항파두리 인근에 있다보니 삼별초와의 연관성을 찾는 호사가님들 덕분으로 삼별초가 격파당한 곳이다라는 의미가 추가되었을 겁니다.
그럼 파군의 주역은 누군가요.
아군이 격파되었다는 건가요? 적군이 격파되었다는 건가요?
그런데 사실 파군봉이름의 뜻이 무엇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파군봉 자락의 부처물이 말랐다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왜냐구요?
제주 각지의 용출수들이 몇년전부터 마르고 있습니다
예전에 인근일대에 식수를 제공했다는 용수 구시홀못, 대정 우물, 여기 부처물 등 등
요즘 장마철에 비가 계속 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샘이 말라 있거나 썩어 있습니다.
이것은 중산간에 수없이 개발된 심정으로 인해 점점 지하수수위가 낮아진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제주도 중산간 지역에 허가된 심정만 1007개 랍니다)
여기다가 삼다수까지 계속 뽑아 팔아대니 이러다 다시 물허벅메고 물찾아 10리길이 다시 재현되는 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제주도 어른과 또래들에게 이런 말 하면 육지것이 뭘 안다고.. 쓸데없는 이야기한다고 역정만 냅니다.
예 저는 제주도 15년 살았지만 아직 육지것입니다.
그런데 제주도의 모든 것이 사랑스러워 아끼고 보존하고 싶습니다.
한라산 케이블카도 말리고 싶고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곶과 자왈지역을 깔아 뭉개는 것도 말리고 싶고
오름을 개발한다면서 이 파군봉처럼 3등분으로 토막내는 것도 말리고 싶고
오름 탐방로를 만든다면서 세멘트포장쳐대는 행위도 말리고 싶습니다
최소 3만펑짜리 골프장도 말리고 싶은데 신화역사공원이라는 미명하에 100만평이 넘는 짬뽕레져시설하는 것도 말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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