如是我見 寫而不作/우리강 우리산

승부역에서 분천역까지. 낙동정맥트레일 봉화구간을 걷다. 1.

하늘타리. 2014. 9. 18. 23:55

승부역에서 부터 낙동정맥트레일 봉화구간을 걷습니다.
낙동정맥트레일은 낙동정맥 주변의 풍부하고 수려한 산림자원과 역사·문화자원을 연결하는 숲길로

경북의 최북단인 봉화에서 최남단 청도에 이르는 구간으로

10개 시·군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자연과 테마를 잇는 총 594km의 자연친화적 숲길입니다.


이 중 승부역에서 출발하여 배바위고개를 넘고 비동마을을 지나 분천역에 도착하는 ·

9.9㎞의 길이

낙동정맥트레일 봉화구간을 걷습니다.

 

 

출발을 위해 기차에서 내린 승부역은

인근에 작은 마을이 있을 뿐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어 역 이용객은 전무하고 교행역으로만 사용했는데,

1999년 환상선 눈꽃 열차가 운행되기 시작하면서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오지역이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끌어 왔던 역입니다.

 

주변 지형이 매우 험해 자동차로도 못 온다고 합니다만

석포면 방면으로 도로가 나 있어 5일에 1회 석포면사무소까지 가는 마을버스가 다니녔습니다...만...

지금도 운행하는지 여부는 모르겠네요.

 

2012년 6월 부터 부산-강릉 주말 무궁화호를 제외한 모든 열차가 정차하며,

2013년 4월 12일 중부내륙순환열차 O-Train과 백두대간협곡열차 V-Train도 개통해

이 역에 정차하고 있습니다.

 

승부라는 마을이름은 이런저런 말이 있지만

옛날 이곳이 다른 마을 보다 잘 살았고

대대로 부자마을이라해서 승부承富라고 불리게 된데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너무 황당하다보니 싸움의 승부를 내는 역이라는 우스개가 만들어졌지요.

 

승부역에서 낙동강을 건너갑니다.

 

상류를 보고... 하류를 보고...

물이 참 맑습니다.

 

 

기차가 지나갑니다.

 

 

 

낙동강을 건너면 눈꽃 조형물들이 보이고

 

눈꽃마을 승부라는 표지석이 있습니다.

 

표지석앞에서 뒤돌아서

역사주변 마을을 다시 한번 바라봅니다.

 

눈꽃마을 조형물있는 곳에 휴일이면 장이 서는 듯합니다.
장 한구석에 서있는 오래된 고목을 봅니다.

 

아취형 다리를 건너면 낙동정맥 트레일이 시작됩니다..

 

낙동정맥대장군과 청정봉화여장군이 힘을 줍니다.

여기서 배바위 고개를 넘어 부천역까지 9.9km

산길이니 4시간은 걸린다고 합니다.

 

그 산길 주변에 화전으로 밭을 만들어 땅을 일구었습니다.

 

주변 주민들은 배고픔에서 벋어나려 2모작을 했습니다.
봄에는 옥수수와 콩, 조, 수수를 심어 가을에 거두워 겨울양식으로 쓰고

그 자리에 보리를 심어 여름양식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벌채된 나무들을 실고 오가던 제무시GMC길을 걸어갑니다.

 

군데군데 파손된 길을 재정비했지요.

 

그 길옆으로 내가 흐릅니다.

 

흐르는 물소리를 응원가삼아 오르막을 올라갑니다.

 

 

 

곳곳에 세운 안내 팻말이 있어 옛 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느끼게 합니다.

 

 

 

 

척박한 땅이고 고행의 현장이었겠지만 지금의 경치는 그저 아름다울 뿐입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 팻말을 세운 사람도

옛 사람들 삶의 질곡의 현장임을 잊고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 절로, 산절로 물절로 산수간에 나도 절로... "

운운하는 하서의 자연가를 세웠습니다.

 

 

 

 

 

 

 

 

 

 

 

냇물 중앙 바위위로 뱀이 일광욕하러 나왔습니다.

쓸데없이 건드리지 않으면 뱀이 스스로 피해가니 놀라지 않으셔도 됩니다.

 

 

배바위고개까지 얼마남았다는 표지.

 

가야할 길이 온길보다 짧으니 힘을 내자구요.

 

 

 

 

 

 

 

 

 

 

뽕나무골 표지입니다.

산판길의 맨마지막에 위치하고 있는 과거 화전민이 살던곳입니다.
산뽕나무가 많아 화전을 하면서 뽕잎에 기르던 누에고치를 장터에 내다 팔아 연명했다고 합니다.
안내판에는 그들의 생활흔적이 남아있다 하는데...

 피곤하고 힘들어서 그 흔적을 찾아보지 않고 그냥 지나쳐 왔습니다.
많이 아쉽네요.

 

뽕나무골을 지난 다음부터는 산판길이 끊어집니다.

 

여기서 부터는 봉화군에서 시설한 나무계단길이 이어집니다.

 

 

제법 힘들게 올라가니 몇개의 이정표, 그리고 나무의자와 데크가 있습니다.

 

 

배바위 고개는 1968년 11월의 울진,삼척지구 무장공비사건때 무장공비의 이동경로였다고 합니다.
당시 사망자가 민간인을 포함해 모두 18명이었다고 하네요.
과거 이데올로기의 아픈 상처를 간직한 곳이라고 안내판에 쓰여있습니다.

 

배바위산방향으로 갑니다.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길을 걸어 조망터를 만나서 주변을 조망하고

 

 

 

한 봉우리를 내려갔다 뒤돌아봅니다.

 

여기서 더 가면 않될듯 합니다.
배바위산까지는 이런 봉우리 네다섯개가 더 남아 있습니다.

오르고 내리지 않고 우회해서 돌아간다해도 배바위산에서는 분천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없습니다.
그럼 아까의 데크로 뒤돌아와야 하는데 그 사이 일행들은 모두 지나간지 한참 될것입니다.
결론은 혼자 엄청 늦어지는 것이지요.

 

다시 빠꾸

 

조망터 한군데를 더 들렀다가 데크로 돌아옵니다.

 

도깨비와 엄나무이야기

뭔소린지...

 

도깨비가 엄나무 가시가 무서워서 몸을 감추었다는 이야기같은데...
여기에도 애꿎은 희생이 있었네요.

잠시 글을 멈춥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