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천역입니다.
경상북도 봉화군 소천면에 위치한 영동선의 한 철도역입니다.
내륙깊숙한 곳에서 부터 내려오던 여우천이 여기서 갈라지고
그 갈라진 물줄기 중 하나가 낙동강으로 흘러가는 곳입니다.
1956년 1월에 보통역으로 개설하여 일대의 춘양목을 실어나르느라 항상 분주한 곳이기도 하였습니다만
세월의 변화에 따라 쇠락해 가다가
2013년 4월에 백두대간협곡열차와 중부내륙순환열차가 개통되어 운행되면서
다시 활기를 띄고 있는 곳입니다.
분천역에 가면 Zermatt란 단어를 볼 수 있습니다.
알프스의 명산 마테호른을 오가는 관광열차의 시작점이 되는 역인데
백두대간 협곡열차가 운행되면서
2013년 5월 스위스 체르마트 역과 자매결연을 체결했기 때문이지요.
백두대간의 상징 백호도 만나보고...
시가 있는 도서관과 깔끔한 역구내
그리고 대합실을 둘러 봅니다.
O트레인이 지나갑니다.
역마당으로 나가봅니다.
언제 들어왔는지 V트레인이 머리와 몸통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출발준비를 끝냈습니다.
V트레인의 또다른 이름,
아기 백호열차에 승차합니다.
개폐가능한 창문 넘어로 역사가 보입니다.
천정에는 선풍기가 메달려 있고 그 위로 별과 달이 그려져 있습니다.
천천히, 천천히
창밖풍경을 가져오며 기차가 움직입니다.
터널을 지날 때는 별도 달도 뜨네요.
어디를 가기위한 수단으로서의 기차가 아닌
그 기차가 펼쳐주는 풍경을 보기위해 타야하는 목적으로의 기차가 움직입니다.
비동승강장을 지난 기차가 양원역으로 갑니다.
양원역 대합실입니다.
마을이름은 원곡인데
일제강점기때 강을 경계로 봉화와 울진으로 나뉘어서 양쪽의 원곡이라하여 양원역이라고 합니다
주민들이 직접 만든 작고 소박한 대합실 건물입니다.
마을앞으로 기차가 지나갔지만 이곳에는 기차역이 세워지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은 위험한 철길을 걸어 승부역까지 오가며 기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고,
10여 명의 주민이 교량이나 터널에서 기차에 치어 목숨을 잃었고
상당수의 인원이 불구가 되었으나
도리어 범법자취급을 받을 뿐이었습니다.
그래도 역을 세워달라던 원곡마을 주민들의 간절한 요구는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 대신 열차를 세워주겠다는 결정이 1988년에야 내려졌습니다.
열차가 정차하는 것만으로도 기뻤던 주민들은 팔을 걷어붙이고 직접 대합실과 승강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대한민국 최초의 민자역사가 탄생하였습니다.
다시 기차가 출발합니다.
협곡을 이루는 이 구간의 지형때문에 강물의 흐르이 제법 기운찹니다.
그리고 그 주변은 험준하면서도 풍광이 빼어납니다.
분칠하거나 가공하지 않은 그 모습 그대로 사람들의 가슴으로 들어옵니다.
거북이 두마리가 나타납니다.
지나서 뒤돌아 보니 한마리는 내 마음속으로 들어오고 한마리만이 남아있습니다.
다시 터널을 지나고
물을 이끌고 승부역에 도착함니다.
차창밖으로 철길 옆 바위에 새겨진 글귀가 보입니다.
‘승부역은 하늘도 세 평이요 꽃밭도 세 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
1963년부터 18년 동안 이곳에서 근무한 어느 역무원이 썼다고 합니다.
기차에서 내립니다.
오늘의 목적지이자 또다른 출발지입니다.
승부역은 원래 열차 교행을 위한 간이역으로 지어졌습니다.
하지만 1998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겨울철마다 운행하는
‘환상선 눈꽃열차’의 주요 경유지가 된 뒤로는 기차여행 명소가 됐지요.
역 플랫폼에서 두리번 거리는 사이 기차가 떠나 갑니다
기차는 조금의, 아주 조금의 허전함도 비추지 않고 철암역으로 달려갑니다.
떠나가는 기차의 뒤꽁무니를 멍하니 보다가 영암선 개통 기념비의 사연을 보고 개통기념비로 갑니다.
개통기념비에 대한 사전 지식을 알아볼까요
자료에 의하면...
"영암선(榮巖線)은 영주~철암간 86.4km의 철도노선으로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정부 수립 후 미국의 원조자금으로
1949년 4월 8일 대한민국 정부 최초의 철도부설공사로 착공 후 한국전쟁으로 중단했다가
휴전 성립 후 미국 F.O.A(Foreign Operation Administration)의 원조자금으로 재착공하여
1955년말 완공한 철도이다.
1963년 5월27일 동해북부선과 통합하여 영동선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영암선 개통 기념비는 한국전쟁 시기, 험난한 산악 지형 등의 어려움을 극복하며,
우리의 손으로 건설된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이승만 대통령의 친필을 받아
영암선 건설공사 구간 중 가장 어려움이 많았던 승부역에 1955년에 설립된 기념비이다.
기념비의 전면 중앙에는 자연석판에 ‘영암선 개통 기념(榮巖線 開通 記念)’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으며,
측면에서는 ‘기공 단기 사천이백팔십이년 사월 팔일,
준공 단기 사천이백팔십팔년 십이월 삼십일 교통부 철도건설국
(起工 檀紀 四千貳百八拾貳年 四月 八日,
竣工 檀紀 四千貳百八拾八年 拾貳月 參拾日
交通部 鐵道建設局)’이라는 준공 표지석이 부착되어 있다.
초창기 한국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철도노선인 영암선 자체의 역사적 의의 뿐만 아니라
한국 초대대통령의 친필로 새겨진 비문을 보존하고 있는 기념비로 사료적 가치가 높다."고 합니다.
기념비옆 몇호의 마을을 둘러보고
기념비 넘어로 보이는 굴과
용관바위를 보고 내려옵니다.
마을입구
건널목을 지나
낙동정맥트레일의 봉화구간인 승부역~배바위고개~비동마을~분천역·9.9㎞를 걷기위해 다리를 건너갑니다.
분천역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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