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영양군 석보면에서 먹은 순두부백탕과 고등어조림

하늘타리. 2014. 5. 14. 23:44

 

영양군에서 주최하고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주관하는

 "음식디미방과 함께하는 2014 장계향아카데미" 팸투어에 참가했었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부산을 떨며 준비하고 아침일찍 출발했는데

내륙의 오지라는 별명답게 12시가 넘어서야

두들마을옆을 흐르는 인지천이 화매천과 합쳐지는 지점에 놓인 원리교다리앞에 차가 섭니다.

 

 

12시 44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식당으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식당간판이 참 어색합니다.
57회집

 이 내륙산간오지에 회집이라....
입구는...?
자전거뒤 녹색철문이 식당입구 입니다.

영양군의 고추가 유명하기도 하지만 사실 산나물도 꽤 다양하게 채집되고

그 산나물을 이용한 요리가 많이 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영양지역산나물을 활용한 식당으로 가려니 했는데 웬 회집일까?

 

쭈빗쭈빗 들어섭니다.

 

가정집을 식당으로 개조한 듯합니다.

 

방으로 들어서니 식탁 당 4인씩의 음식이 차려져 있습니다.

 단촐한 밥상
차라리 맘이 놓입니다.
애매하게 이 내륙에서 회를 먹는 것 보다는 이렇게 단촐한 가정식이 더 입맛을 당깁니다.

 

그리고 밥옆에 보이는 순두부백탕

 순두부로 만드는 찌개라면 고추기름 떠있고,

송송 썬 배추 김치에 돼지고기, 혹은 조개, 굴 등을 넣어 빨갛고 얼큰하게 끓인

"순두부 찌개"를 많이들 떠올리시겠지만...


순두부를 최대한 담백하고 깔끔하게 끓인 '순두부백탕'
이것이 바로 순두부의 참맛을 보여줍니다.

 

순두부의 하얀 빛깔과 노르스름하면서도 맑은 국물을 봅니다.

 

순두부도 이렇게 덩어리가 뭉글뭉글 있어야 더 맛있습니다.

 

양념장을 적당히 첨가하여 한 숟갈 떠 넘기면 입안에서 고향이 펼쳐집니다.

 

간고등어조림이 나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쪽지역이 간고등어의 고향입니다.

 

청송, 영양, 안동 등 내륙에 위치한 지역들은

가장 가까운 바다인 강구, 축산, 후포 등으로부터 생선류를 가져오자면 통상 2일이 걸립니다.

강구에서 새벽에 출발한다하여도 날이 어두워져서야 황장재 넘어,

영해에서는 창수재를 넘어,

울진쪽에서는 백암을 거처 구주령을 넘어

저녁을 먹고 하루 밤을 쉴 수 있었으며,

다음날 새벽에 다시 출발하여 진보나

안동시 서쪽 임동면 챗거리에 가서야

생선류를 넘길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때 고등어는 진보나 임동면에서 창자를 제거하고 뱃속에 소금을 한 줌 넣어 팔았는데

이것이 얼간재비 간고등어라고 했습니다.
임동면에서 다시 걸어서

안동장에 이르러 팔기전에 한번 더 소금을 넣은것이 안동간고등어입니다.

 

유통및 저장시설이 발달하지 않은 그옛날

생선류가 상하지 않도록 하여 장기간 보존을 하기 위해서는 소금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소금간을 하는 것에는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먼저 뱃자반이라하여 고등어를 잡자마자 배에서 배를 따고 간을 하는 형태가 있고,

두 번째로는 포구에 도착하여 간하는 방법,

마지막으로 소비지역까지 운반하여 간을 하는 형태 등입니다.

 

이 중 안동지역에서는 세 번째 방법을 택했습니다.
사실여부는 알수 없으나 생선은 본래 상하기 직전에 나오는 효소가 맛을 좋게 한다고 생각하여,

진보나 임동면 채거리까지 하루가 넘게 걸리며 오다 보면 얼추 상하기 직전이 되는데,

이 때 소금간을 하여 가장 맛있는 간고등어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자반고등어와 간고등어는 다 같은 용어입니다.
자반이라는 것은 생선 내장을 제거한후에

머리부터 꼬리부근까지 반으로 갈라서 해수 또는 간수에 3-5시간 정도 담가놓으면

삼투압 작용에의해서 간이 들어가는 것이지요.

간고등어라고 하는 이유는

배위 또는 바닷가가 아닌 소비지역에서 간을 하다보니

해수나 간수가 없어 직접 소금을 뿌려 간을 해서 간고등어라고 합니다.
그 간을 하는 행위를 간재비, 행위를 하는 사람을 간잽이라고 불렀지요.

 

사실 간이라는 용어의 사잔적 의미는 음식물의 짠맛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하여간 이곳 석보지역에서는 이곳 못미쳐 진보면에서,

또는 약간 안동쪽으로 다가간 임동면에서 얼간재비를 한 고등어를 먹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얼간재비를 한 고등어를 다시 졸여 조림을 한 것을 먹습니다.

 이렇게 얼간재비를 한 고등어로 만든 고등어조림이

생물 고등어로 만든 것보다 훨씬 맛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게다가 순두부백탕과의 환상의 콤비

즐거웠습니다.

 

배가 따듯해져 오니 이제 주변이 보입니다.

 

메뉴판.

안주류로 모듬회와 무침회가 있고

식사류에 해물잡탕, 횟밥, 정식, 비빔밥, 된장찌개 등이 있습니다.

지금 먹은 것이 정식에 해당되는 것인가 봅니다.

 

내수준에 딱 맞는 예전스타일 맥주광고용 달력. 

 

식당 주인장이 외식업중앙회 또는 지회로 부터 받은 표창장

'음...받을만 하군'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식당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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