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부는 능선과 들판을 걷고 싶어 길을 나섭니다.
큰 사슴이오름, 족은 사슴이오름, 따라비오름을 오르고 내리고,
18세기 초부터 19세기 말까지 약 200년간 녹산장이 운영되었던 들판을 걷습니다.
그 녹산장 한곳에서 조정에 오려보낼 뛰어난 말들을 별도로 길렀던 갑마장이 있었지요 .
그 목마장의 경계에 쌓은 잣담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길,
갑마장길을 갑니다.
가시리 사거리입니다.
로타리 한가운데 가시리 표석이 있고 팽나무가 그럴듯 하지만 출발점은 아닙니다.
출발점앞에 와서 가시리안내도를 봅니다.
갑마장길과 가름질이 표시되어 있네요.
가름은 한마을에서 작은 단위로 구분한 소규모의 동네를 말합니다.
가름질은 동네와 동네를 잇는 안길을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이곳 상뒤동산이 있던 가시리사무소앞 디자인카페를 출발하여
솔대왓을 지나 지금은 없어진 마을 새가름으로 가겠지요.
그렇게 출발해서 가시리의 옛마을을 지나며 물통과 당과 솔대왓과 방묘들을 지나갈겁니다.
오늘은 갑마장길을 메인루트로 걸을테니 더이상의 가름질설명은 패쓰합니다.
리사무소 앞을 트면서 자리가 옮겨진 마을에 큰 은혜를 주신 안재호선생의 상을 봅니다.
리사무소 건물앞 가시10경 안내판
디자인센터도 있고 문화센터도 있고
그런데 일요일 10시가 다 되었는데 두곳 모두 문은 잠겨있고...
그들만의 시설이니까..넘어가고..
자, 출발합니다.
자연사랑앞 갈림길
자연사랑은 옛 가시초등학교건물을 사진작가 서재철이 갤러리로 꾸민곳으로
서재철의 사진 전시공간이 있고 간혹 특별전을 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제주의 옛이야기라는 특별전을 하는 것 같아 둘러보려 했는데...
문이 잠겨 있습니다.
4.3때 남로당무장대에 의해 돌아가신 당시 교장의 순직비를 읽어보고
폐교되기전까지 아이들이 외웠을 교훈도 보고
허망한 송덕비를 봅니다.
책읽는 소녀옆을 지나 다시 갑마장길로 접어듭니다.
꽃이 피었네요
주책이다라고 하는 순간 군집해서 나타납니다.
예들아 때가 아니다 했더니 광대까지 빨간혀를 내밀고...
작년 가을에 피었던 코스모스까지 아직 않가고 버팁니다.
하늘타리열매도 아직 않익었습니다.
타시텔레 게스트하우스
게스트하우스 마당옆에 4.3때 희생된 한가족의 무덤이라고 하는 4개의 무덤이 있습니다.
그 중 2개의 아주 작은 무덤이 애기무덤이라고 합니다.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인근 없어진 마을 새가름표석과 함께 가시리에서의 4.3의 비극현장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자연사랑에서 여기오는 길에 4.3때 소개되었던 마을이
복구하면서 쌓았던 4.3성도있는데 그냥 지나쳐 왔네요.
여기도 그냥 스쳐갑니다.
진달래가 피어있습니다.
그것도 한송이가 아니고 한나무 전체에 피었다집니다.
갑마장길에서 벋어나 갑선이 오름으로 갑니다.
요새 동백나무는 많아도 그럴듯한 동백은 보기 힘든데 수형이 괞찮은 동백나무를 마을길에서 만납니다.
주냉이천 넘어가는 다리
왼쪽에 무슨 표식이 보입니다.
예전에 가름질 걷기행사할때 만들어 놓은 방향표시인듯 합니다.
가름질과 갑마장길은 출발점은 같지요.
갑마장길은 가시리 디자인 카페앞에서 출발하여 자연사랑옆을 지나고
가시리사거리를 지나고 설오름옆과 하잣성길, 따라비오름을 이어 통과합니다.
그리고 간장(間牆)과 중잣성길을 걸어 큰사슴이오름을 지나면 가시천을 따라 꽃머체, 행기머체를 통과합니다.
목장길을 따라 냇거림·서잣성길·해림목장을 지나 안좌동에서 다시 가시리사거리를 통과하여
가시리 디자인 카페로 돌아오는 약 20㎞의 길이고,
가름질은 가시리 디자인 카페에서 마을 남쪽 새가름마을, 오모름을 지나
가시리의 귀한 식수원이었던 가시천내의 숭지물을 지나고,
새한질도 지나고, 안좌동에 이르는 약 15km에 이르는 안길입니다.
지금 만난 이지점은 가름질이 주쟁이물과 나목도물을 지나
구새기물과 승지물방향으로 걷는 길입니다.
가시천을 넘으며 그 길을 가로질러 갑선이오름으로 갑니다.
갑선이 오름입구 케일밭
케일밭 너머로 보이는 설오름
갑선이 오름입구
안내판에 의하면 산모양이 마치 껍질을 벗지 못한 매미 굼벵이 모양이라서
갑선악(甲蟬岳)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최근에 길을 정비해서 아주 기분좋게 오를 수 있습니다.
정상입니다.
표고 188m, 비고 83m이며, 남서쪽으로 개석된 말굽형 오름입니다.
정상부 나무를 벌채하여 주변을 조망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정상 쉼터에 잠시 앉아봅니다.
오름기슭을 따라 정상에서 내려갑니다.
내려가는길의 계단은 글쎄?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군요.
주냉이다리부근에서 또다른 가름질 표시판을 발견합니다.
다리를 건너
200년 지났다는 팽나무를 찾아가
이렇게 저렇게 사진을 찍습니다.
하천 양쪽으로 방죽을 높게 쌓아
나무가 개울 아래쪽에 위치하게 되다보니
영 제모습이 않나옵니다.
하천바닥을 걷다가 자금우 꽃길을 따라 길위로올라섭니다.
마을길을 걸어 중산간 동로로 나섭니다.
길을 건너 백약농원 표석옆길로 들어갑니다.
설오름을 만납니다.
바라보이는 사면에서 유추해 보면 전형적인 민둥오름이었다가 쑥대낭으로 조림을 하였습니다.
취수장을 지나
능선을 오릅니다.
경사도가 제법 있었는데 어찌 사진이 전부 평지같아 보입니다.
올라가며 뒤돌아서 갑선이 오름을 봅니다.
설오름에서 보면 매미굼벵이 모양을 볼수 있다는데...
매미굼벵이모습 자체를 모르니 그런가 할 뿐입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능선이 보입니다.
능선에 올라 몸을 오른쪽으로 돌려 정상쪽으로 갑니다.
왼쪽 조금 아래 포제단이 있습니다만
정상에서 보일 조망이 마음을 급하게 합니다.
정상입니다.
오름의 지형지세가 마치 호미와 닮았다 하여
호미를 가르키는 한자어 鋤(서)자를 써서 `鋤乙岳(서을악)`이라 표기하고
설오름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표고 : 238m, 비고 : 98m입니다.
사방 천지가 활짝 트인 초원입니다.
빙글빙글 빙글빙글 사방을 돌아봅니다.
크게 힘들이지 않았음에도 아주 좋은 조망을 보여 주는 고마운 오름입니다.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아쉬움을 떨치고 따라비오름방향으로 내려갑니다.
조금 아주 조금 아쉬움에 나를 붙잡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야멸차게 뿌리치고 내려오면 오름 서측 말굽형 화구 앞을 휘돌아 가는 가시천을 만납니다.
가시천 물길을 거슬러 갑니다.
건천이니까 가능한 일입니다.
천변에서 길로 올라와 만나는 갑마장길 표시를 만납니다
이제부터 한동안은 시멘트길입니다.
동백나무 농장
아직 수확하지 않은 놈삐밭
뒤돌아 보이는 설오름
갈림길이 나옵니다.
왼쪽으로 따라비가 보입니다.
표지판이 오른쪽으로 가르키는데도 왼쪽으로 따라비가 보이니 그쪽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표지판에다 신경질적으로 따라비오름방향화살표를 다시 그려놨습니다.
따라가는 길에서 조금만 가면 이렇게 따라비오름이 보입니다.
이 밭의 놈삐는 수확은 했는데 버린게 더 많은 듯합니다.
다시 뒤로 보이는 설오름
내가 다른 방향으로 갔을까봐 걱정되었나 봅니다.
놈삐밭 뒤로 따라비오름이 보입니다.
여기 무우도 그냥 버려두었네요.
공연히 마음이 않좋아집니다.
길가 나무숲 너머로 병곳오름 머리부분이 보입니다.
이야 꽃이다!! 라고 하기보다는 이렇게 계절을 모를까하는 당황스러움...
양지꽃이 지금 피어있어서는 않되는 것 아닌가요?
따라비오름이 점점 다가옵니다.
Karol Kazimierz Kurpiński Clarinet Concerto in B-flat major
Zenon Chwedczuk(Cond) Bydgoszcz Philharmonic Symphony Orchestra
Ludwik Kurkiewicz Cla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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