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출발할때는 흙붉은 오름을 가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그냥 계곡만 따라가보자 했는데
가다보니 꼭 흙붉은 오름을 올라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바뀌었습니다만...
결정적인 것은 거의 다가서 길을 잃었다는 것이지요.
공식루트가 아니다 보니 길이 없어지고 사람이 다닌 흔적을 찾지 못하여
어느 한지점에서 계곡을 건너야 하는데 그냥 지나쳐 버렷습니다.
그 기슭에서 정상까지는 얼마 않되는데......하....
아쉽기는 합니다
정상에서는 제주시가지는 물론 동부 지역이 시원스레 조망되어지는데 특히 백록담 쪽이 일품인 곳인데...하....
어쩔까? 입구를 다시 찾아볼까? 하다가...
에이 지나왔는데...
계속 앞으로 가서 진달래밭으로 가자 ...
조릿대를 헤쳐가며 없어진 길뚫고 진달래밭 대피소쪽으로 가다가
그 산속 깊은 곳에 누군가가 석축을 쌓아 윗부분을 평평하게 해놓은 지점을 지나고...
단순한 움막이 아니고 꽤나 큰 집이었을 것 같은 시설을 지납니다.
무슨 용도로 저리 크고 높은 대를 만들었는지도 궁금하고
집은 무슨 용도였는지 궁금해서 잠시 부근을 맴돌다가
아이쿠 지금 시간이 벌써 한시 반이 넘었습니다.
한 30분 더 걸려 진달래밭 대피소로 나간다해도
한라산을 올라 다시 관음사쪽으로 내려올 수가 없으니
성판악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그길이나 이길이나 아무 조망도 없는길 ...
그리고 내가 왜 이길에서 극기훈련을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빠꾸합니다.
그렇게 내려오다가
말벌들을 만났읍니다.
우회로가 없으니 운에 맡기고 내려오다가 역시...
빵빵빵 세방을 맞았네요.
뒷통수, 어깨, 손....
이틀이 지난 오늘의 내 오른 손의 모습을 보니
아직도 아톰의 손입니다.
어찌보면 주름도 없이 팽팽하니...
열나고 따갑고 가렵지만 않으면 괞찮은것 같기도 합니다.
관음사로 돌아 내려와 일정을 마칩니다.
어제가 생일이었는데 생일전날 원치 않는 선물이지만 봉침을 맞았습니다.
어제 하루 온몸에 열이나고, 따갑고, 가렵고...
그래도 자연의 선물이라고.고마워해야하는지...
하여간 그렇게 시간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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