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야기/절오백 당오백

한림읍 상대리 종구실 고완이 축일당. 명월리 백문이왓 하원당

하늘타리. 2013. 8. 2. 00:49


한동안 당을 찾아보지 않았습니다.


이런저런 이유가 있지요.


같이 가는 사람도 많지 않고...
나는 민속으로 해석하고
누구는 신앙으로 해석하고
나는 설촌유래를 밝히는 가장 중요한 실타래로 생각하고
누구는 단지 설화로만 넘어가고

 

그리고 일부 전문가하고 그 신의 계보라던가 직능에 대한 해석이 다르니까

공연히 부딪치기 싫어서 잘 않가게 됩니다.

 

특히 도내에서 신당에 대해 가장 권위 있다는 문선생과 자주부딪히다 보니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되더군요..

 

그런데 지난 6월 한달간 문선생이 이끌고 있는 ㈔제주전통문화연구소가‘ 2013년 당올레 기행’을 진행했습니다.
매주 1회씩 5회에 걸쳐서 지역별 신당을 답사했지요.
그 중 두번을 함께 했습니다.
아주 조용히 다니면서 그의 설명을 참조하기도 하고

그냥 흘려듣기도 하며

일부장소의 사진을 다시 찍었습니다.

 

한림읍 상대리 종구실 고완이 축일당입니다.

 

 

 

상대리에 자연마을 중 하나인 고한이(고완이)마을에 있는 축일에 찾는 당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상대리는 원래 역고못, 돌개기(月角伊), 송애못, 한산이왓, 웃천아오름, 알천아오름, 종구실, 사원이다리,

고한이, 못거리, 장스모를, 돌방굴, 케왓, 알가름등 14개 자연마을로 형성되어 있었지요,

그런데 그 중 종구실이 상대리의 대명사로 쓰이다보니 상대리하면 종구실, 종구실하면 상대리처럼 되어있습니다.


한림읍지에 의하면

‘종구실고하니축일한집술일한집’을 모시는데 금악본향신의 첫째 아들이다.

상대리 사람들의 생산․물고․호적을 관장한다.

제일은 축일․술일이다. 제수로는 육류도 쓴다."고 기록되어 있고

이 지역사람들에게 가장 통용되는 이야기입니다만

저지리 허릿궁할망 본풀이에 의하면 둘째 아들이라고도 합니다.


저지리 허릿궁할망 본풀이를 보면

"대정 호근모르 정좌수의 부인이 남펜네 부베간 정리는 아니 무어도 유태를 가져 아방눈에 골리나고 어멍 눈에 시찌나.

귀양정배 보내멍 '어서 느 가고픈 데로 가라' 하니 '어딜 가린?'해서 나산 게 검은오름 또신머들에 의질 허연.

애긴 낳는 게 한살모지로 하나, 두 개, 일곱갤 낳고 그 애길 업을 수가 엇어 업고 안고 걸루고 하니

이젠 일곱 애길 질룰 수가 엇어. '어떵 질루린?' 허연 '마을마을마다 만민자손에 서천제민 공연을 받자' 허연.

민(面) 차지 마을 차지 인물도성책 차지하여.

'큰아들랑 어딜 이 애길 보내리?' 생각하다가

괴수풀(명월리 고림동) 삼백관 산신대왕으로 보내고.

샛아들은 멩월 종구실 고완이 본향으로 차질 보내고.…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즉 상대리 본향신은 대정 호근머르에서 출발한 정좌수부인이

금악에 의지하여 7남매를 낳았고 그 중에서 둘째가 상대리로 왔다는 것이지요.

 

당은 잡석으로 두른 울타리 안에 큰 팽나무를 신목으로 모십니다.
제장 안 동쪽에는 시멘트로 3단으로 만든 제단이 있고 상단 앞쪽 모서리에 궤가 3개 있습니다.


찬찬히 둘러봅니다. 

 

 

 

 

 

 

 

 

 

 

 

 

 


명월리 백문이왓 하원당으로 갑니다.
명월리 하원당이라고 하지만 현재 주소는 동명리 한천동입니다.
명월리와 동명리는 본래 한 마을로 명월리라 불렀으나,

일제강점기에 행정구역을 나누면서 동명리를 분리시켰습니다.


옛 초등학교앞 쌍예교를 건너며 명월대를 지나고

 

금수못을 지나며 하운당길을 지나는데....

 

이 금수못은 옛명월마을의 생명수였지요.
금수못(짐수못)은 3곳으로 나누어 있었던 것인데 10여 년 전 길을 확장할때 연못이 관리가 안 되고 있으니 매워버리려고 하는 것을

청년회원들이 유지하자고 하여 음용수로 사용했던 곳과 쇠맥이던물이 남아 있습니다.

 

주변은 밭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당은 돌담으로 에워싸여 있습니다.

그런데 당으로 통하는 도로가 없네요.
제사를 지내지 않으니 당주위에 있던 길을 밭주인이 그냥 밭으로 편입시켜버린 거지요.
간간히 개인적으로 치성을 드리러 올때는 밭을 가로질러와서

술일한집 제단에 물색과 지전을 놓고 비념을 합니다.

 

 

 

 

당은 늙은 팽나무를 신목으로 하여 그 앞에 돌로 제단을 만들고 돌담으로 울타리를 둘러놓은 형태인데,

가운데로 다시 돌담을 낮게 한 줄 쌓아 경계를 지어놓고 있습니다.
이 낮은 경계선의 왼쪽이 마을의 수호신인 본향신(本鄕神) ‘축일(丑日)한집’을 모신 곳이고,

오른쪽이 육아 및 치병신인 ‘술일(戌日)한집’을 모신 곳입니다.

 

축일한집은 남자신이고 술일한집은 여자신으로서 부부신이라고 하네요.

본풀이에 따르면 이 본향신은 최진국이라는 신의 둘째아들로

옛날 최진국이 집에서 쫓겨나 먹고살기 위하여 한라산을 돌아다니며 사냥을 하다가 어느날 예쁜 처녀를 만났답니다.
그녀는 정좌수의 딸인데 그녀 역시 부모 눈 밖에 나서 쫓겨나, 한라산에 올라 나무열매를 따먹으며 살아가는 중이었다고 합니다.

둘은 부부가 되어 당신이 된 후 아들 셋, 딸 다섯을 낳았습니다.
큰아들은 한림읍 상대리, 둘째 아들은 명월리, 막내아들은 동명리 납동네 본향신으로 각각 가고,

딸들은 한경면 조수리·저지리 등지의 당신으로 각각 갈라져갔으며, 부모는 애월읍 금악리 당신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당에서 나와 비양도쪽을 바라보고 

 

다시 당을 돌아보고

 

 

 

주변을 둘레둘레 살피며 오른 길 내려 갑니다.

 

 

 

상대리와 명월리 당신의 부모가 모셔져있는 금악리 또신모들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