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수 판화전 관람을 마치고 500장군 갤러리를 나서다가 문득...
한때는 탐라목석원에서 갑돌이의 일생을 구성한 돌들과 함께
관광객들에게 찬탄을 받던
조록나무 형상들이 지금도 잘 있나 궁금해졌습니다.
1972년에 지정된 제주도기념물 제25호의 신분이야 지금도 변함이 없겠지만
500장군 갤러리 지하1층에 말 그대로 잘 모셔져 있을뿐입니다.
상설전시의 형태로 자리잡고는 있습니다만
화산섬 제주의 독특한 돌문화를 집대성한 제주돌문화공원에서
1구역, 2구역, 3구역을 돌고 난 후
머들의 형식으로 지어진 어머니의 방을 들렀다 가면서 공원을 나서는 관람객들의 동선에서는 멀찍이 비켜나 있습니다.
어쩌면 조록나무 형상들은 사람이 찾아오지 않는게 더 좋을 수도 있겠습니다.
제주땅 어딘가 깊은 곳에서 돌들을 껴안고 편안히 있다가 느닷없이 땅위로 끌리어 나와
복닥거리는 관람객들 때문에 정신이 없없는데
이렇게 조용하고 안온함 속에 있으면서 어쩌다 한번씩 찾아오는 이들을 만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겁니다만
관리자도 관람객도 모두 새로이 만들어지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는 모습에서
2009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목석원을 폐원하고
전시품은 제주돌문화공원에 기증키로 한 쇠락해 가던 목석원의 모습이 다시 떠오릅니다.
나무가 죽었는지 나무를 죽였는지는 모르지만
썩지 않고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조록나무의 뿌리,
그 하나 하나를 찬찬히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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