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마을을 답사할 때 가장 흔하게 보는 것이
마을회관옆에 기념비입니다.
이 마을회관을 지을때 누가누가 도와줬다고 쓰여 있는 것이지요.
조금 오래된 마을회관 주위에는 어김없이
그 고장 출신 재일교포 누구누구의 의연기념비가 있지요.
그리고 마을 옛 중심거리부근에는 재일교포들이 지원해주어
전기를 놓았다. 수도를 놓았다. 도로포장을 했다는 기념비가 있고요.
상당히 많은 리단위 초등학교들이 폐교되었습니다만
그 한구텅이에 가면
그 학교 지을때 땅을 사주시거나 건축비를 지원한 교포분들의 기념비가 있습니다.
그당시에는 고마웠겠지요.
마을회관을 다른 곳으로 새로 지을때 ,
마을의 길이 새로 뚫릴때,
학생수 부족으로 학교가 폐교될 때
그냥 한구석에 방치되었다 없어집니다.
일제강점기에 제주의 경제를 이끌어 준 사람들이 바로
이곳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일용직으로 한푼한푼 벌던 사람들이 보내준 돈이 었고
해방후 1960년대까지
전기, 수도없이 고생하던 제주인들을 위해 시설을 해준 분들도 모두 재일교포입니다.
그들은 일본땅에서 닥치는 어려움을 이겨내기도 힘들고 스스로의 삶이 넉넉지 않음에도
고향인 제주를 위해 많은 정성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그분들 덕에 어려운 시절을 경뎌냉 제주인들이
어느정도 먹고 살만해 진 지금 그들에게 해준것이 무엇있을까요?
세월이 흐르면서 그들의 존재는 제주인의 기억 속에서 점차 희미해져가고 있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잊어버리는 것이지요.
최근에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 투자를 적극 권유했던 도가
그들에게 큰 상처를 입혔고
그에 따른 사과조차 하지 않았지요.
지난 5월 24일 처음 문을 연 제주대학교 재일제주인센터는
재일제주인들의 고향에 대한 봉사를 재조명하고
그들의 헌신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설립된 공간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도 참 말이 않되는 소리라고 느껴졌던 것은
이 센터를 제주인의 손으로 기획하고 필요한 경비를 모아 건설한 것이 아니라
재일교포로 자수성가한 기업인 김창인이라는 분이 희사한 돈으로
박물관 1층에 함께 입주하게 된 것이지요.
재일교포의 지원금으로 재일제주인센터를 지어놓고
이것이 재일제주인의 헌신에 감사하는 공간이다라고 이야기한다는게
전혀 수긍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개소한지 꽤 되었음에도 발길을 하지 않았었지요.
그렇게 그 앞만 지나다니다가
최근 지역신문기사에서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제주도민들에게 모금을 실시해
재일제주인 1세대 고향방문 사업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생활이 어렵거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혼자 외롭게 살고 있는 재일제주인 1세대 중
노환과 병환 등으로 혼자 거동이 불편한 분들을
일본 민단, 재일본도민회 및 요양시설 등을 통해 조사․선정하여 초청했다고 하고
방문자중에는 19살 때 고향 떠나 91세가 되어 70년 만에 고향을 방문하는 재일제주인 1세대를 비롯해
그동안 조총련과 이중호적 등으로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다가
도와 오사카총영사관의 협조로 임시여권을 발급받아
고향을 처음 방문하는 재일제주인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번 모국 방문자 중 93세의 고령자는
젊은 시절 돈을 모아 사둔 땅을 애월 관내 초등학교 건립부지를 기증한 분이라 합니다.
그 분들을 제주에서 3박4일간 모시는 경비가
이 건물을 지은 경비의 몇 퍼센트나 되겠습니까만
제주인의 마음으로, 제주인의 돈으로
일본에서의 어려운 생활속에서도 고향발전을 위해 많은 도움을 준
재일 제주인에 대해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하는 것이
갸륵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누구의 돈으로 지어졌던
이 재일제주인센터에 재일제주인들의 삶과 발자취를
남아있는 당시 문헌들, 영상자료, 일상을 재현한 모습들로 전시한다면
이곳을 방문하는 제주인과 그 후예들에게
재일제주인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왜 자신들이 생활이 어려웠음에도 고향 제주를 위해 나눔을 아끼지 않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지 않을까?
그도 저도 아니면 어떤 기념비의 역할이라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둘러 봤습니다.
재일제주인실을 먼저 한바퀴돌고
다시 그 앞에 한시적으로 전시되어있는 각종 자료들을 찬찬히 봅니다.
그날의 기록입니다.
'재일제주도민회의 발자취'라는 제목으로 통로(?)에 전시되어 있는 자료들입니다.
Franz Peter Schu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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