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야기/전시와 박물

제주도 서예가 협회전 (세계7대자연경관선정특별전)

하늘타리. 2012. 10. 3. 21:45

제주도 서예가 협회전
(세계7대자연경관선정특별전)

 

나는...
옛날 같으면...


과거를 100번 보고 100번 떨어졌을 겁니다.


악필이라서 어느 시험관도 채점을 하려하지 않을 것 이기 때문이지요.
30년이 넘은 어느시기 열심히 리포트를 작성해 제출하면
내용은 좋으나 성의가 없음 ..!!

 

그런데도 왜 서예전을 자주 가는가?


잘쓴 글자에 대한 부러움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그 글자를 쓰기 위해 골라낸 글감들 중에

마음을 치는 글귀가 많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회원별로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을 의미하는 서제1점과

자유서제1점이 내걸렸습니다.

 

자연경관선정을 축하하기 위한 서제에

잘 알려지지 않았으면서 좋은 글감을 찾으려는 노력이 돋보였고

특히 자유서제에서는

특별한 정성의 글감이 몇몇 눈에 띕니다.

 

그 정성의 시간에 대한 감사를 드리며 포스팅합니다.

 

 

 

 

 

한곬 현병찬, 제주민요

 

중석 강성훈, 이순신시 만리강산 필하화

만리강산이 붓 아래 화려했는데

텅빈 숲엔 새 그림자마저 없구나...

도화는 해마다 여전히 옛 모습 그대로인데

구름이 떠나가지 않아, 풀 위에 비 무겁구나

 

하당 강복희, 날저무는데 기러기는

 

동산 고영진, 무자구학

 

정연 김미리, 봄나드리

 

설죽 최성란, 어느봄날

 

한림 김영생, 추사시

가을 이끼가 거두어지지 않고

빨간 나뭇잎이 바람에 휘날리는 텅빈 저택에는

온종일 지나가는 사람이 없도다.

늙은 나무가 머리숙여 독서하는 소리를 들을 뿐이다.

 

늘빛 강숙자, 김초혜시 어머니

 

동산 고영진, 이익한선생시

야밤엔 정방폭포 돌 위에

아침엔 천지연에 오르니

단풍든 절벽에 해가 걸리고

비취빛 절벽엔 높은 폭포

넓은 바다 대하고 혼자 읊으니

청산가에서 피리소리

고사로 찾아가는 길에

소나무 밑 흐르는 물에 차를 끓이네.

 

하당 강복희, 봄소식

 

아름 최명자, 정호승글

 

효담 고창부, 하처추풍지 

어느곳에서 가을바람이 불어 오는가

쓸쓸한 바람속에서 기러기소리 들리네.

아침에 나무에 내려앉아 울고 있으니

나그네가 먼저 듣고 있네.

 

글벗 김미숙, 좋은 사람은 끝까지 좋습니다.

 

남강 김금숙, 묵장보감 구

처음을 조심하고 그끝도 계속 그 마음으로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

 

결곶 김명희, 따사로운 햇살을 느끼며

 

남강 김금숙, 竹

바람에 흔들려 허공에 춤추는 가지

밝은 달아래 이슬맺힌 잎을

꺾어서 정든님께 보냄은

세한의 절개에 감동했기 때문

 

정연 김미리, 가을정취

 

봉산 고상구, 제조공림일가

 

결곶 김명희, 사랑

 

글벗 김미숙, 천지연차전인운

천지연에서 옛 사람의 운에 따라

깎아지른 벼랑 깊숙이 꺾이어 나무들 어두침침한데

갈라진 폭포 다튀 내리니 눈 내리듯 맑아

교룡이 깊은 연못 굴 속에 살고 있을 테네

언젠가는 구름 위로 뛰어 날아오르리.

 

한산 김성배, 조지훈시 행복

 

이헌 김순자, 김순이시 한라산

 

유담 서윤식, 퇴계선생 시구 

 

비바람 몰아쳐도 뿌리 아니 움직이고

눈서리 얼어 붙어도 기운 더욱 청정하네

 

이헌 김순자, 포은선생시 음주

나그네 길 봄바람에 미친 듯이 흥이 일어나니

경치 좋은 곳 만날 때마다 술잔을 기울이노라

집에 돌아와 황금을 다했다 부끄러워말라

새로지은 시가 비단주머니에 가득하나니.

 

만지 김용균, 귀거래

 

만지 김용균, 정방하폭

정방의 여름 폭포

개인 날인데 우레소리가 정방을 뒤흔들며

천 길 나는 물줄기 길게 떨어진다

무더운 유월달에 추위를 느껴지게

만곡의 뛰는 물결이 뿜어내는 눈 경치.

 

한산 김성배, 이길원시 억새꽃그리움

 

한돌 양백진, 홍은숙시 해녀의 삶  

 

청남 임정택, 매계선생시 용연야범

용연의 밤 뱃놀이

검은 용 잠 깊이 들고 달은 높이 솟으니

구름 쓴 병풍바위 푸른 거울에 드리워졌네.

저물녘부터 북 올려 호기로운 흥취 일으키니

취한 뒤 휘어진 낚시대 잡고 세상을 낚노라.

 

소양헌 백옥자, 매계이한진선생시 감흥

 

시내 남쪽에 옹기종기 시골 초가집

성문 밖엔 푸른 산까지 십리 들판

술자리에 풍악 일고 ?주맛도 새로운데

창가 묵은 매화 가지에 봄빛이 찾아왔네

뜻은 천리마가 길을 떠나려는 듯한데

몸은 새가 그윽한 보금자리 고르듯 하네

홀로 책 읽으며 많은 세월 앉았으니

문을 나면 오히려 세상 조롱 받겠구나.

 

한림 이명식, 춘망사 설도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슾곶 김희열, 먼바다 푸른섬하나

 

옛강 박형전, 사랑의 열매

 

한돌 양백진, 김용택시 내사랑은

 

유담 서윤식, 만봉운기

 

한섬 양춘희, 김종두시 제주아이들 

 

성운 이태인 竹

잎이 쌓인 이슬 떨어지고

숲 위에 쌓인 안개 싸늘

원수상수 강가에서

밝은 달 따라 돌아오듯

 

늘곶 이경미, 문태길시 무수천

 

석형 윤덕현, 정추선생시

실같은 보슬비 저녁하늘에 날리는데

살구꽃 소식은 누각게 나득한 바람이로다

종일토록 사립문에 수레와 말은 없고

아무렇게나 책뒤지다 잠이 들어버렸네

 

늘곶 이경미, 근사록 구

 

마음을 고요하게 한 후에 만물을 보니

자연이 다 봄 기운이 어려있네

 

예글 오금림, 진정수시 절물자연휴양림

 

도봉 이치근, 답전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휘파람이 노래가 되어

즐거운 듯 괴로운 듯 돌려부르는 긴소리

무더운 여름날 일한 보람 바뀌어 나타나

달력 가을로 넘겨지면 느끼는 그 은혜

높은 곡조 끝날 무렵 낮은 곡조로 이어져

먼뎃 사람 보기 좋으니 가까운뎃 사람은 어떨까

밟기를 다 끝내고 아이들이 모는 말떼

구름끝 갈피리 소리에 같은쪽을 향해 가네.

 

 

청애 좌혜정, 김형식시 영구춘화

신선이 사는 산 밑에 신선의 언덕

무르익은 봄빛은 나무 끝에 가득

바위 절벽 위에 거꾸로 드리운 꽃그림자

한 가닥 맑은 시내에 띠 같은 빨간 물

 

 

한빛 이경주, 김상은시 한라산

 

도봉 이치근, 백록담

반나절 나는 신선을 끼고 올랐다.

푸른산 맨 위에 있는 못가를

하얀 사슴은 지금 어디에 가 있는지

오랜 세월 유유히 떠도는 구름 그림자

 

예글 오금림 연양정가

 

우석 이요한, 건곤지극

하늘과 땅이 지극하여 탐라와 함께하니

거니는 곳곳마다 경승지 아님이 없네.

 

 

성운 이태인, 용두암

바닷가의 높직한 돌을

용의 머리라 속여 이름 붙였네

큰 파도가 밤낮 내리쳐

바람소리 우레소리인 듯

 

한섬 양춘희, 제주도민요 어버이사랑을

 

우석 이요한, 靈呪

 

슾곶 김희열, 김수환추기경 어록 중

 

청남 임정택, 유기선생시 묵죽

바람에 흔들려 허공에 춤추는 가지

밝은 달 아래 이슬 맺힌 잎을

꺾어서 정든 님께 보냄은

세한의 절개에 감동했기 때문

 

 

삼운 전방언, 소농선생시 방선문

숲 사이 치솟은 절벽에 돌문이 열려 있고

바위 아래 굽은 못엔 구름 자취 휘도네

깊숙이 골짜기에 들어가도 신선 못 뵈고

들쭉날쭉 자란 풀 향기만 옷에 묻혀 돌아왔네

 

예산 진상종, 성산출일

 

산물 정덕삼, 석촌음

 

일화 홍도일, 성대중의 질언 중

눈앞에 미운 사람 없고

마음속에 불평할일 없는 것이

평생의 지극한 즐거움이다.

 

곶내 최명선 제주말 시

 

심연 좌영매, 논어구

죽고 사는 것은 명에 달려있고

부유하고 귀하게 되는 것은

하늘에 달려있다.

 

청애 좌혜정, 부시제시 도원행

나루터 저쪽 푸른 산 뒤에는 또 나루터

복숭아꽃 떠서 흘러 사람을 속여

조각 배 한척이 하염없이 떠나간다.

오백년 동안 붉은 꽃이 비오듯 떨어지는 곳을 찾아서

 

한빛 이경주, 김상은시 한라산

 

초겸 정석자, 영주십경

바로 보면 머리 위에 빨간 구름 일어나고

하늘 문엔 새벽 빛이 한결같이 열린다

 

높은 하늘에서 은하수가 떨어지듯 우룃소리

싸움질하고 오월인데도 산이 싸늘하게

눈 그림자 내뿜는다.

 

모든 나무에 영롱하게 저녁햇살 비쳤고

집집마다 울타리엔 황금 빛이 떨어졌다

 

뚫린 숲 깍아지른 벽에 골짜기 고요하고

황량한 옛 절은 몇 해를 넘겼는지

 

숲 사이에서 먹고 쉬며 자유로이 머물면서

산 중의 사슴이라 가르켜 설명해야 마땅하겠지

 

하늘을 받히고 땅을 보호해 신령스런 기운

맺혔고 오백장군이 큰 산을 지키고 있구나

 

오월 달 백록담 새롭게 탁 트인 듯 맑은 날씨

녹다 남은 눈 영롱하고 물 위는 말끔하다

유명한 곳에 하늘이 돌 문을 열었는데

노랗고 빨간 많은 꽃들 눈앞에 가득

 

물이 따뜻한 봄 날에 물고기 바로 살찌었고

한 조각 외로운 배 도롱이 옷 실었구나

 

바다 서쪽 언덕에 높은 봉우리

지는해 푸른바다에 부용꽃 그리네

 

예산 진상종, 반야심경

 

삼운 전방언, 고운선생시 추야우중

가을 바람에 이렇게 힘들여 읊고 있건만

세상에 알아주는 이 없네.

창 밖엔 밤 깊도록 비만 내리는데

등불 앞에 마음은 만리 밖을 내닫네.

 

심연 좌영매, 성산출일

새벽하늘 밝아옴을 알고 꼬끼오 닭이 울면

바다 동쪽 만리에는 새빨간 구름

높이 뛰어 올라 부금이 솟아오른 듯

순식간에 환한 빛이 하계에 밝아온다.

 

곶내 최명선, 삶의 예술도 멋지다.

 

효담 고창부, 동파선생시 욕일정

검각산 높고 가파르게 밤 하늘에 솟아있고

서광이 명멸하여 황하의 물굽이에 이르네

앉아서 보나니 양곡에 금빛 햇무리 떠 있는 듯

멀리 전당강이 설산에 영솟음침을 보고 있네

이미 아득하고 싶이 병든 몸에서 깨어난줄 알았으나

다시 번민하여 맑은 이슬로 수척한 얼굴 씻노라

문득 새 날자 놀란 길손 멈칫하는데

푸른 산봉우리 사이를 날아 오르네

 

아름 최명자, 황서연 시

 

설죽 최성란, 솔

 

한곬 현병찬, 홍창국시 오름에 서면

 

중석 강영훈, 소요유로(자작시)

구불구불 해안 길

푸른 솔 숲 푹신 길

서로 친하고 가까운 우마길

둥글둥글 오름길은 천당길

 

일화 홍도일, 양준표 중

 

봉산 고상구, 영구춘화

맑은 시내 한 굽이 선인들이 사는 마을

짙게 핀 온갖 꽃들 향기 넉넉히 퓽겨주네

늦봄 샛바람 불어오면 일 벌이는 나그네가

떨어진 꽃잎으로 방석을 삼고 봄놀이 하누나

 

청석 변영탁, 녹담만설

Sergei V Rakhmaninov  Vocalise for orchestra, Op.34 No.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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