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3일
비가 오다 말다 하는데....
그래도 숲속에서 나무가 되어 보는 것도 좋을 듯 해서...가 아니고...
가기로 했으니 갑니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데로.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데로
그렇게 걸을 수 있는게 올레입니다.
14-1코스
일행이 다 모일때까지 선과장옆 출발점일대를 서성이다....
자! 출발합니다.
백캐담
작은 돌을 밑에 깔고 큰 돌을 위로 쌓는 방식인데 지금은 쌓을 수 있는 돌챙이들이 없어요.
이번 태풍에 지붕이 날아간듯 하여 혀를 끌끌 차다가...
방림원가는 큰길로 나왔습니다.
물통에 물이 얼마나 찾나 들여다 보고
왼쪽 멀리 마종오름을 보며 강정동산방향으로 갑니다.
새오름을 돌아보고
앞을 보고
옆을 보고
또 뒤돌아보고
고개를 빙글빙글돌려가며 걷다가.
내리는 비에 심통이 나서 고개 푹숙이고
앞만 보고 걷습니다.
고개를 드니 마종오름 옆입니다.
마종오름
동네분들은 머중이라 하고..
그 의미는 馬縱岳이라고 쓰는데 유추하여
안장 지운 말이 북쪽을 누워있는 형세라 마종오름이라고 한다는데 설득력은 없어요.
여기서 보니 문도지오름이 제법 높아보이네요.
사실 그 앞에서 올라가는 비고가 50m이지 표고는 260m가 넘으니
멀리서 보면 제법 높아 보이겠지요.
마종오름을 뒤돌아 보고 안녕을 말하고 강정동산쪽으로 갑니다.
강정동산에서 보는 우마급수지
저지리는 마을소개에서도 이렇게 말합니다.
"물이 매우 귀해 일반 해안 용천수를 사용할 수 없어 봉천수에 의존했던 마을로서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였으나
황무지를 개척, 지리적 악조건에서도 농경문화가 발달한 마을이다"라고요.
일대가 곶자왈지대이다 보니
봄에서 여름넘어가는 철과 늦가울에는 기왕에 있는 봉천수물통은 바짝 말라버리고
사람과 기르는 소와 말 모두 물을 찾아
그나마 가까운 낙천에서 부터
제법 먼 산양, 명월, 금악, 두모까지 소와 말을 데리고 가서 물을 먹이고
가족모두 허벅을 지고, 소등에도 싣고
길어와야 했으니
이곳 일대에서 우마를 방목하던 사람들은 엄청 힘들었지요
주민의 간청이 통하여 1961년에 한경면에서 도에 요청한 우마급수용 물통이 만들어 집니다.
비슷한 시기에 마을사람 양일득의 출연으로 마종오름앞에 판 물은 앞새물,
마종오름 뒤편 이곳은 뒷새물이라 이름짓고 기쁜 마음으로 비를 세웁니다.
문도지오름.
문도지오름오르면서 보는 저지 새오름
원이름은 문돗지라고 했답니다.
한자를 차용하여 문도악(文道岳) 또는 문도지악(文道之岳)이라고도 하다보니 문도지 오름이 되었는데
제주시 한림읍, 한경면과 서귀포시 안덕면을 잇는 경계면에 위치하다보니
출입구를 뜻하는 의미이다라고도 하고
누구는 누운 돼지의 형상이라 눈돗지로 부르던 것이 문돗지로 변음되었다고도 합니다.
이런 저런 말은 다 귓등으로 흘리시고
주변조망을 감상하시지요
조망이 맑지 않아 아쉽기도 하지만...
안개가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지요.
삼나무숲을 통해 오름에서 내려갑니다.
조그마한 궤가 있는데 잡목이 앞을 가려 볼 수가 없습니다.
나무를 헤치고 빼꼼 들여다 봅니다.
곶자왈지대로 들어갑니다.
곶자왈의 대표식물,
그러나 이일대에서는 드물게 보이는..
종가시나무
이곳 문도지일대 곶자왈은 다른 지역과 다르게
녹나무·센달나무·생달나무·참식나무·후박나무·육박나무 등 녹나무과의 상록 활엽수들이 잘 않보일겁니다.
주로 찔레와 쥐똥나무·꾸지뽕나무·보리수나무·실거리나무와
청미래덩굴·청가시덩굴·왕초피나무·붉나무 등 관목류가 길옆으로 많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들어가 보시면 길을 읽기 때문에 들어가라는 이야기는 아니고 ....
숲의 가장자리에서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소태나무·예덕나무·팽나무·올벚나무·때죽나무·작살나무 등이 우점하는 형태의 2차림으로 이어지고
낙엽수인 팽나무와 예덕나무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종가시나무·참식나무·까마귀밥여름나무·상동나무·보리장나무 등을 비롯하여
육박나무와 감태나무도 간혹 보이지요.
꽤나 오랜기간 개간이 이어져 와서 숲의 형성시기가 오래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게 또 개발의 빌미를 줍니다.
보존가치가 높지 않다는 거지요.
곶자왈을 걷습니다.
제주올레사무국에서 길을 열면서 노루쉼터, 동물농장숲길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그곳이 어딘가는 잘 모릅니다.
떨어지는 빗속에서 습관적으로 셔터를 눌러가며 조용히 걷습니다.
오설록 다원이 보입니다.
줄기차게 내리는 비...
더이상 걷기는 힘들듯하여 오설록 한바퀴 돌고 오늘의 걷기를 마치려 합니다.
돌오름 초입,
빈네오름아래 화전마을로 왔습니다.
한라산 아래 첫마을로 화전을 일구던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인데
본인들은 돌오름과 한대오름속에 들어가서 화전을 일구더라도
그들의 자녀는 공부를 시켜야 한다하여
이곳 돌오름초입에 마을을 형성하고 분교를 유치했습니다.
1969년부터 1988년까지 어도국민학교 화전분교가 있던 곳이지요.
전후관계가 정확하지 않습니다만..
언젠가 흔적도 없어지더니,
부근에 골프장이 들어서고,
배움의 옛터를 알리는 비석하나가 덩그러니 세워지고,
교실이 있었다는 자리에 식당이 생겼습니다.
그 식당에 일행들과 토종닭을 먹으러 들어가면서 오늘의 올래길을 마감합니다.
내 가슴에 내리는 비 / 유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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