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야기/오름

물영아리

하늘타리. 2011. 7. 2. 23:44

비가오려나?

천둥번개치려나?

오늘 같은 날 나무계단을 걸어보자!!고 갔는데
비는 않오고...대신 가득한 습기와 끈적임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낫, 둘...

 

영아리오름입니다.

 

신령스러워 영아리라고 한다하고,

물이 있어서 물영아리라 한답니다.
좋은 뜻인 것 같으니 그렇게 알고 있도록 하지요.

 

2000년 12월 5일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하고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이 관리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이오름에서 자라는 식물과 서식하는 동물등에 대해 안내판을 새웠는데.. 

읽는 사람이 없네요.

 

버섯에 대해서만 한장 꾹..

 

계단이 나를 피곤하게 할 것 같아요.

 생각을 다른데로 돌려야지..

 

수망리의 옛이름이 물우라마을입니다.
그럼 이 오름이름은 ?

물우라 오름이었지요
이게 한문으로 옮겨쓰면서 水靈岳이 되었고 다시 물영아리가 된거랍니다.

수망리라는 마을이름은 1915년 행정구역 개편때 붙여진 이름이고요.

그렇다는건데...

이왕 오르는 오름이니까 좋은 쪽, 마음에 드는 쪽으로 생각하세요

참 처음들어온 입구,

주차장앞에

산신령이 소를 잃어 버린 젊은이를 위해 큰못을 만들었다라는 전설이 짧게 쓰여 있었지요.


그 이야기 옮겨 볼까요.

물우라마을에 처음 사람이 살기 시작한 때의 일이랍니다.
한 젊은이가 소를 들에 방목했는데 잃어 버렸데요.

그 소를 찾아 마을 일대는 물론 주변의 오름들도 샅샅이 뒤졌는데

결국 마을에서 한참 떨어진 물우라오름의 정상까지 가게 되었답니다.

거기에도 소는 없었다네요.
젊은이는 배도 고프고 목도 마르고 기진맥진하여 더 움직일 수 없으므로 앉은 자리에 쓰러졌답니다.

비몽사몽간에 백발이 허연 노인이 나타나

"여보게 젊은이, 소를 잃어 버렸다고 상심하지 말게.

내가 그 소값으로 이 오름꼭대기에 큰못[池]을 만들어 놓겠네.

그러면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소들이 목마르지 않게 될 것이고

다시는 소를 잃어 버리고 찾아 헤매는 일도 덜어질 것이네.

부디 잃어버린 소는 잊어 버리고 다시 한 마리 구하여 부지런히 가꾸면

분명 살림이 늘어 궁색하지 않을 것이네"

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아무도 없고 해는 저물어 가고 있었데요.

그 때 갑자기 맑던 하늘에 먹구름이 덮히면서 어두워 지더니 비가 폭포처럼 쏟아졌다합니다.
하늘이 두쪽이 나는것 같은 우레소리와 함께 번개불이 번쩍 비추는가 했더니

젊은이는 그만 기절하고 말았답니다.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다음날 이른 아침이었습니다.

젊은이는 그만 눈이 휘둥그레졌답니다.

오름 정상에는 푸르른 물결이 호수를 이뤄 출렁이고 있었던 것이던 것이었던 것입니다.

그는 한달음에 마을로 달려와 그 사실을 알렸지요.

후 그는 백발노인이 꿈속에서 한 말을 명심하여 부지런히 소를 치니 과연 부를 이뤄갔다합니다........는

 말이 전해내려옵니다.

 

드디어 물영아리습지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이름이 습지이니 평상시에는 물이 없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 몇일 내린 비 덕분에 둘레 300미터습지에 물이 가득고여 있습니다.

 

 

 

 

 

 

 

 

 

 

 

습지안에 보면 식물들도 자기네 들끼리 군락을 짓고 있거든요.
물고추나물 군락, 보풀군락, 송이고랭이군락 등이 있습니다.
계절이 안 맞는지 마름군락과 고마리군락은 안보이네요.

 

 

 

 

 

 

그냥 내려가기 조금 섭섭해
둘레길 잠깐 둘러보았지만....

이제 나무가 우거져 보이는 것 아무것도 없습니다.

 

 팔백 몇십개의 계단

타복타복 밟고 내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