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야기/한라산 자락

제주 4·3 예술제 중 가매기 모른 식게 사진展

하늘타리. 2011. 4. 3. 20:13


2011.04.03.

 문예회관

 

 
제주4·3 63주년을 맞아

 제주도 예술인들이 4월 1일부터 문예회관과 4·3평화재단 등 도내 일원에서

'움트다만 생명의 봄날'이라는 주제로 '4·3 예술제'를 열었습니다.

 

 

 여러가지 행사중 하나,

(사)탐라사진가협의회가 4·3 기간중 하룻동안에 큰 피해를 입은 마을인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와 동복리에서

같은 날 치러지는 제사를 통해 참상을 되돌아보고

화해와 상생,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한다는 의미에서 사진전을 열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어느마을에서는 400여명이, 어느마을에서는 89명이 하룻밤사이 죽어갑니다.

참혹하게 죽어간 가족을 가슴에 묻은 채 그들을 위무하는 제사를 지냅니다.
그런데 까마귀가 걸명을 먹으러 오기도 전에 몰래 제사를 지냅니다.

세월이 엄혹하여 죽은이들에 대한 제사도 숨죽이고 지냈습니다.

까마귀도 모르게 몰래 몰래...

 

 

그렇게 가매기 모른 제사를 지내왔던 북촌리와 동복리 4.3희생자 유족들의 집을 방문, 

 지난 1월21일 하루 그날의 제사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합니다.

 

제사라는 죽은 이와 산 이의 연결고리를 통해

다시 한 번 화해와 상생,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보고자

사진집도 출간하고 사진전도 개최했다 합니다만...


그때의 제사모습이 아니고 63년이 지난 지금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보통의 제사와 다를 것도 없으니 아무 의미가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번 더 보게 되면 아픔을 간직한 현장에서 그날의 억울함이 오롯이 들어납니다.

그리고 평상의 얼굴속에 언뜻 비쳐지는 살아남은 이들의 아픔이 느껴집니다.

 

한편으로는 서둘러 자리를 뜨고 일어났던 자리에

이렇게 손자손녀 함께 할 수 있으니 조금의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의미를 생각하며

혹여 의미를 생각하기 버거워지면

그냥 느낌 그대로 한바퀴를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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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들일 일 하로랜 까악 깍 설룬 가매기...
그 가매기도 모르게 치르던 식게를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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