如是我見 寫而不作/우리강 우리산

안양 삼성산 1

하늘타리. 2011. 2. 20. 00:09

안양 삼성산입니다.

 

관악산과 삼성산 분류가 어렵다고요?
관악산은 서울대학교를 기준으로 남쪽으로 일직선을 그었을 때 그 동쪽에 위치한 산이고
삼성산은 그 서쪽에 위치한 산입니다.


잘 모르시겠다고요?.
과천은 아시지요? 옛날 과천현, 그 과천현의 진산은 관악산이고
지금의 시흥동과 석수동, 옛 금천현의 진산이 바로 이 삼성산입니다.
당연히 별개의 산인데 봉우리를 건너 넘어와 관악산에 왔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야기 해 봅니다.

오늘은 안양예술공원에서 출발해 삼성산을 갑니다.

 

안양예술공원 !
참 낯설게 들립니다.
안양유원지라고 하면 제 또래는 이해가 쉬울 겁니다.

관악산과 삼성산을 거쳐 흘러내려온 시원한 계곡수속에 발을 담그러..
또는 포도를 따먹으려 이곳을 많이 찾아오곤 했지요.

 

내 젊은 날의 추억이 남아있던 곳
꽤 오래간만에 이곳을 찾아옵니다.

개울 왼쪽으로 옛 절터의 흔적이 있습니다.


당간지주와 3층 석탑입니다.

 

보물 제4호 안양 종초사지 당간지주

 

당간지주의 명문을 봅니다.
寶曆二年 歲次丙午八月朔六辛丑日 中初寺 東方僧岳一石分二得.

同月卄八日 二徒作初奄九月一日此處至 丁未年二月卌日 了成之. 節州統黃龍寺恒昌和尙....
보력 2년(신라 흥덕왕 1년 826년) 병오년 8월 6일 신축일에

中初寺 동쪽 승악(僧岳:아마도 여기 삼성산의 신라 때 이름)에서 돌 하나가 둘로 나뉘었다.

그 달 28일에 두기둥을 각각 작업하여, 9월 1일에 이곳으로 가져와,

정미년(827년) 2월 30일에 일을 마쳤다. 절주통(감독승려의 직함)은 황룡사의 항창화상이다... 

이절의 이름은 역사책어디에도 없습니다만..
이 당간지주의 명문에 의해 주목을 받습니다.
신라황룡사의 항창화상은 당시 스님 중에 꽤 높은 직위에 계신 분인데

그 분이 이곳 당간지주 설치시 총괄을 한 정도라면 중초사라는 절도 가벼이 넘길 절은 아닌 듯 싶습니다.

 

경기유형문화제 164호 안양종초사지 삼층석탑.

 

삼층석탑은 이 자리에 있던 것이 아니고

공장부지 옆에 도굴된 채 무너져 있던 것을 모아 와서 이곳에 다시 세운 것입니다.
처음에는 보물로 지정되어 있었으나 그러저러한 이유로 폄하되어 지방문화재로 격하되어 있습니다.

 

지금 이 자리는 유유산업이라고 유한양행을 창설한 유일한의 동생분이 만든 제약회사가 있던 곳입니다.
그때 공장건물을 지을 때 김중업선생에게 설계를 의뢰해서 지은 건물이 다섯 동이라 합니다. 


2007년에 유유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자 안양시에서 이 땅을 매입했다 하는데

건물사이를 파헤치는 것을 보니

건물을 유지하면서 중초사 유물을 발굴 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건물인지 잘 모르겠습니만 건물의 특색이 김중업 스타일인 것을 찍어봅니다.

 

 

 

그리고 건물을 장식한 조각품이 하나는 박종배의 모자상이라고 명판이 붙어 있습니다만

 

또 하나의 조각품의 명판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 건물은 그보다 더 이전 건물이라서 그냥 놓아두는 걸까요?

 

유유산업부지를 나오면서 안양시관계자들에게 존경!

그리고 감사!라는 구호를 붙이면서 거수경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제주도 용담동 옛 제주대 캠퍼스에 있던 당시 본관건물이 생각납니다.
1964년에 김중업선생이 국보를 만든다는 마음으로 설계하였다는 그 건물이

대학이 아라동으로 이전후 빈집으로 버려져 있다가

그 자리에 제주대 부속 고등학교 건물을 세운다며 1996년 과감히 헐어버렸습니다.

 

그렇다는 거지요 뭐...

 

돌로 만든 종 보신 적 있나요?

어디서 어떻게 울릴지 모르지만 바위에 파놓은 마애종입니다.
그 옆에서 동자승이 종을 치려합니다.
이 종이 울리면 온 산에 종소리가 공명되어 온 세계로 울릴 겁니다. 

 

석수동 마애종이라는 설명문에 경기지방문화재 제29호라는 설명이 붙어 있고

 신라 말 또는 고려 초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합니다.

 

보호한다고 전각을 만들었는데 조금 애매해서 아랫부분의 그림을 보기가 힘든 게 아쉽습니다 

 

안양사로 간다고 하다가 합천군수로 하셨던 분의 묘역에 있는 석물들을 살펴보고 

 

 생각 없이 삼성산 쪽으로 발길을 잡았습니다.

가면서 생각합니다.

그래 받침돌뿐이 없는 비석을 보러 안양사로 돌아가기는 그렇고 계속 앞으로 가자.

 

사실 안양시의 안양이라는 이름이 바로 안양사에서 나온 것입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衿川縣조에 安養寺 在三聖山라고 하여

안양사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그것을 근거로 하여 삼성산 밑에 조성된 도시를 안양이라는 지명으로 불러온 것입니다.


안양이란 불교에서 阿彌陀佛이 주관하시는 서방정토, 즉 극락세계를 뜻하는 말이니

살아서 극락정토에 사시는 분들은 언제나 행복하실 겁니다.

 

삼성산이란 이름의 유래에는 여러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아미타불과 그 왼쪽에 있는 관세음보살 및 오른쪽에 있는 대세지보살을 삼성(三聖)이라 부르는데,

여기서 산명이 유래되었다는 설에 따라서

오늘은 관세음보살의 품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면서

국기봉까지 오르겠습니다 

 제 1쉼터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을 합니다.

산길을 걸어  

앞을 보고
옆을 보고
뒤돌아보고

 

 

 

 

 

지금이 어딘가? 제2쉼터구나.
조용히 숲속에서 명상하며 걸을까?
아님 온 사방이 바라보이는 1, 2전망대를 경유할까? 잠시 망설이다가
명상과는 좀 거리 있는 내 스타일대로 전망대쪽으로 갑니다.

 

앞을 보고

옆을 보고

뒤돌아보고

돌도 보고

바위도 보고

나무도 보고

구름도 보고

비행기도 보고

또...철탑도 보고..

 

 

 

 

 

 

 

 

 

 

 

 

 

 

 

 

 

 

 

 

 

  

제1전망대 앞에 오른쪽은 어려운길, 왼쪽은 쉬운 길이라는 표지가 있습니다.


머리는 어려운길로 가자는데 다리는 쉬운 길로 접어듭니다.

 

제1전망대

 

 

 

 

 

 

 

 제2전망대

 

국기봉을 향하여 앞으로 앞으로...

앞을 보고

옆을 보고

뒤를 보고..

 

 

 

 

 

 

 

 

 

 

 

 

 
삼막고개입니다.
왼쪽으로 가면 삼막사, 오른쪽으로 가면 염불암

앞으로 가면 국기봉

 

 

 

 

 왼쪽으로 멀리 삼막사가 보입니다.

 당겨잡아보고

 제주도 방사탑처럼 생긴 것도 당겨잡아보고

 

국기봉 코앞입니다. 

멀리 보며 숨을 고르고

 

 

삼성산 국기봉 477미터
네파예술산악회

 

비봉산을 넘어 안양시가지가 보입니다.

 

 

 주변을 둘러보고..

내려가야지요.

 

예전에 누군가가 묻습니다.
올라가면 다시 내려올 거 뭐 하러 그리 힘들게 올라가나?
올라가면 다시 내려가야 하는 그 자체에 매료되어 산을 오른다면 대답이 될까요? 

 

 

 

 

 

 삼막고개에서 삼막사 쪽으로 몸을 틉니다.

Sergei Rachmaninov  

Piano Concerto No.2 in C minor, Op.18 1. Moderato

Krystian Zimerman, Piano
Boston Symphony Orchestra / Seiji Ozawa, C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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