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야기/절오백 당오백

함덕리 신당 2

하늘타리. 2011. 3. 8. 20:15

함덕리를 왔다 갔다 합니다.

 

함덕포구 알캐마을에서 집의 문간구조를 보려고 하는데

 

가까이 가서 기웃거리면 험한 일 당할까봐 멀리서만 기웃 거리다가

 

내나이 비슷한 교회종이 생각나서 함덕교회로 왔습니다
건물은 언제 지었는지 알아보질 않아서 모르겠습니다만

 

이곳 교회종은 1957년에  이자리 초가를 매입하여 함석으로 개조해서 예배당으로 사용할 때

참으로 귀하게 모은 돈으로 구입하여 복음의 종소리를 울린 종이랍니다.

당을 찾아나선 사람이 오래된 교회종을 찾아온다?
신앙의 측면이 아니고 민속탐구의 측면이니까 가능한 이야기일겁니다.


부근의 어느집도 내나이를 넘을 듯해서 사진 한장 꾹
그러다 보니 나도 골동품이네요.

고물이 아닌것 만해도 감사한 일이지요.

 

 각설하고 골목길로 들어가 소지모루일뤠당으로 갑니다.

 

 여기는 말 그대로 다니는 사람이 없어서 폐당된 곳입니다.

 누가 이부근을 개발한 것도 아니고 길을 막은 것도 아니라서

올레길도, 돌담도, 제단도, 신목도 다 그대로 입니다만

그냥 사람의 발길이 끊어진 곳입니다.

 

 

 

 

 

 지전과 물색이 걸려있는 채로 삭아가는 예전의 흔적이

차라리 처연하게 느껴집니다.

 

 

 

 

 

조천도서관 앞 도로 건너편

대영조립이라는 창고건물 부근에 있던 머체일레당을 찾아갑니다.
 

 아무런 흔적이 없습니다.

 

한쪽에선 길을 넓혀오고 한쪽에선 또다른 공사를 합니다.

잘못왔나 싶어서 더 안쪽 덩굴캐지대를 뚫고 가보았으나

 

아까 깨끗하게 밀린 지역이 맞습니다.


엉뚱한 곳에서 조천도서관쪽을 봅니다.

이곳에 있던 함덕리 머체 일뤠당은 외부에서 함덕으로 시집온 사람들이 다니던 당입니다.

함덕리에서 자라나 이곳에서 결혼해 살고 있는 여성들은 마을 안에 위치한 벅세기두덕일뤠당에 다녔었습니다.

벅세기두덕일뤠당은 벌써 그 흔적조차 없어졌고

 이 머체 일뤠당은 흔적만이 남아있었으나

이제는 이곳도 흔적이 없습니다.

 

문두낭당으로 갑니다.

 참 어렵게 어렵게 뚫고 올라갑니다.

올라가면 다른 쪽에서 접근한 흔적이라도 있을까 했습니다만
긁히고 미끄러지고 어렵게 찾아간 곳에

아주 오래된 지전 물색이 보이고 뚫고온 길 이외에 접근할 길이 없습니다.

 이곳도 한해두해 사람이 않다닌게 아닙니다.
제가 지나오기 전과 제가 지나오며 돌아서서 본 길이 엄청 차이가 납니다.
그렇다면 이길은 몇년동안 아무도 지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당은 규모있게 만들어 졌지만 이당도 이렇게 잊혀져 갈 겁니다.

 

 

 

 

 

 

 

 

 

 

 

 

 

 

잡목숲을 더 뚫고 올라갑니다.
그러면 어느 묘로 가는 길과 만날 수 있거든요.

예 그길로 접어들어 그 묘를 찾아왔고

묘지 뒤쪽 둑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수선화를 봅니다.

 

 

수선화를 보러온게 아니고

이 묘소 부근에 있는 수직 동굴을 찾아왔습니다만

 오늘은 왠지 너무 깊어 보여 내려가기가 꺼려집니다.

 

그냥 돌아서서 서우봉을 내려와 와요지터옆을 지나

 

바닷가로 해서 생이봉오지를 보러가려 합니다.

 

넋을 놓고 바다를 보며 시간을 보내다 

 

 

 

순비기덩굴로 입구가 가려져 있는 바닷가 동굴을 지나니  

 

 파도가 나를 말립니다.

말릴때 말을 듣는게 가장 최선의 방법이지요.


역시 옛날 용기는 사라진 고물이 맞습니다만

혼자 답사다닐 때에는

안전제일!

맹심 또 맹심합니다. 

 

왜 혼자다니냐고요?

즐거운 휴일, 오라는데도 갈데도 많은데.. 길도 아닌 길, 긁히고 미끄러지면서 이것저것 찾아다니자고 하면...

또 그것이 대단한 것도 아니고 어찌보면 자기 돈과 시간을 허비하는 쓸데없는 일인데...

누구에게 같이 가자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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