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고려불화대전을 보고 왔습니다.
그중에서도 기억나는 한점.
일본에서는 양류관음도(楊柳觀音圖)라 부르는 일본 센소지(淺草寺) 소장 고려불화.
법을 구하기 위하여 찾아온 선재동자(善財童子)를 수월관음이 자리에서 일어나 맞이하는 그림으로
오른손엔 버들가지, 왼손엔 정병을 들고 서 있는 자세가 고아하기 그지없고
관음은 신비롭게도 떨어지는 물방울 형태의 광배를 펼치셨습니다.
(부분)
이 수월관음도는 세로 144cm에 가로 62.6cm로 규모는 그리 큰 편은 아닌 비단 바탕의 채색화입니다.
화면 오른쪽 하단에는 혜허(慧虛)라는 사람이 그렸다는 묵서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지난 기사 검색할때 인터넷에서 이사진을 다시 보았을 때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찌르르 올라옵니다.
하지만 일본 현지에 가도 아주 근접한 관계자 아니면 보여주질 않는다지요.
실물은 다시 못볼 것이고 이 사진이라도 블로그에 갈무리 하렵니다.
그리고 몇곳의 관음에 대해서도 스크랩 하여 올리려 합니다.
수월관음(水月觀音)
달 뜬 물가 언덕에서 관음보살이 법을 설한다는 데서 수월관음이라는 이름이 나왔는데,
풀이하자면 ‘달이 높이 솟은 가운데 관음보살이 물가의 벼랑 위에 앉아 선재동자에게 법을 설한다’는 뜻입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고려불화가 160여점 정도 남아있다고 합니다.
그 고려불화중에서 백미(白眉)로 치고 있는 것이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입니다.
수월관음도는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종교적인 아름다움과 격식을 지닌 작품으로
고려불화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귀중한 작품들 입니다.
보통 수월관음도에는 그림 왼쪽에는 동해 용왕 일행을 그렸고,
오른쪽에는 불법(佛法)을 구하는 선재 동자가 무릎을 꿇고 있는 장면을 그립니다.
관음보살 옆에는 수정같이 날카로운 산에 청죽(靑竹)을 두개 그리게되고
관음보살의 머리와 몸에는 후광이 둘러져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청죽 반대쪽 바위에는 술병같은 병이 있고,
이 병에는 버드나무가 꽂혀 있는 것이 패턴화 되어있는 모습입니다.
이런 회화적 특징이 정형화(定形化)되어
매너리즘적으로 반복되는 경향을 낳기도 하였지만
이렇게 고정된 형식을 답습하는 경향에서,
그만큼 불화(佛畵)의 전통적 의궤(儀軌)가 엄격했으며
고려시대의 귀족불교가 매우 보수적이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160점의 고려불화 중 수월관음도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39점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정우택, 고려시대의 회화 참고)
한국에는 3점의 수월관음도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3점의 수월관음도는 모두 보물로 지정되었는데
그 3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보물 제926호
호암 미술관(현 리움미술관)이 가지고 있는 수월관음도입니다 .
가로 53㎝, 세로 86㎝ (문화재청 자료, 리움미술관측 자료에서는 세로가 1미터가 넘는다고 나와있답니다)
문화재정보센터에 나와 있는 설명입니다.
관음보살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하여
중생 앞에 나타나 자비를 베푼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보살이다.
이 수월관음도에는 관음보살이 사는 화려한 정토(淨土)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중앙에 표현한 관음보살은 바위에 왼쪽으로 비스듬히 걸터 앉아
선재동자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
관음은 풍만한 얼굴과 섬세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으며,
가는 눈과 작은 입 등에서는 부드러우면서도 근엄한 인상이 풍긴다.
머리에는 화려한 보관(寶冠)을 높이 쓰고,
몸에는 투명하고 부드러운 옷과 화려한 팔찌·목걸이 등을 표현하였다.
등 뒤로는 한 쌍의 푸른 대나무가 보이고
바위 끝에는 버들가지가 꽂힌 꽃병이 있으며
그 주위를 둥근 광배(光背)가 둘러싸고 있다.
관음의 발 아래에는 붉고 흰 산호초와 연꽃
그리고 이름 모를 꽃들이 화려하게 피어 있다.
2.보물 제1286호
우학문화재단이 1994년 소더비 경매를 통해 사서 국내로 가지고 온 그림입니다
문화재정보센터에 나와 있는 설명입니다.
관음보살은 여러 모습으로 중생 앞에 나타나
고난에서 안락의 세계로 이끌어 주는 자비를 상징하는 보살로
수월관음도에는 그가 사는 정토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이 수월관음도는 관음보살이 오른발을 왼쪽무릎에 올린 반가좌 자세로
바위 위에 걸터앉아 선재동자를 굽어보고 있는 모습으로,
『화엄경』의 내용 중 한 장면을 그린 것이다.
관음보살의 등 뒤로는 한 쌍의 대나무가 표현되어 있고,
앞쪽으로는 버들가지가 꽂힌 꽃병이 있으며
주위에 금가루로 원형을 그려 놓았다.
윤곽선과 세부 묘사는 붉은색을 주로 사용하였는데,
베일의 바탕과 주름선은 백색으로 그린 다음
금가루에 아교를 섞은 금니로 겹쳐 그렸고
안쪽에는 고려문양의 특징인 연꽃덩쿨무늬를 원안에 넣었다.
입고 있는 치마는 붉은색을 칠하고
백색으로 거북등껍질 문양을 그린 다음
그 위에 먹선으로 덧그려 문양이 뚜렷하다.
이 그림은 1994년에서 1996년까지 보수작업을 통해
원래의 모습을 거의 되찾은 상태로 색채가 매우 양호하다.
전체적으로 안정되었고 고려 불화의 양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어
수월 관음도의 시대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으며,
섬세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3.보물 제1426호
태평양 박물관이 일본에서 사서 한국으로 가지고 온 다음에
2005년에 보물 지정을 받은 그림입니다.
문화재정보센터의 설명입니다.
수월관음도는 비록 조성연대와 작가가 명확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변·퇴색과 수리 및 덧그린 흔적이 엿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일본 소재의 1323년 작 고려불화의 특징적인 화사한 색채와 세련되고 우아한 선을 구사한 인물 묘사 등
세부묘사에 있어서도 서로 유사한 점이 엿보여
예술성 높은 동일시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화면 구성이 충실하며 표현기법 역시
고려불화의 전형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
그리고 국내에는 제대로 된 고려시대 수월관음도가 2∼3점에 불과하다는
자료의 희소성, 나아가 이미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두 점의 수월관음도와 비교하여도
질적인 면에서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술사적으로 자료적 가치가 충분하다.
4.일본 대덕사의 수월관음도
일본 교토에는 도요도미 히데요시의 다도(茶道)선생님 스님이 주석했던
대덕사(大德寺)라는 유명한 절이 있는데
이 대덕사에 범상치않은 수월관음도가 있습니다.
(크기;227.9×125.8㎝, 비단채색)
이 수월관음도가 유명한 이유는
바로 그림에서 의상대사의 낙산사 전설을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관음보살앞에 포진해있는 공양(供養) 인물군상에 대해
'삼국유사'의 낙산 성굴설화에 의거해
용왕과 그 권속들을 표현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5.일본 경신사의 초대형 수월관음도
일본 규슈에 있는 경신사(鏡神社)의 초대형 수월관음도입니다
(크기;419.5 x 254.2cm, 비단채색)
정면이 아닌 약간 왼편을 향하여 우아하게 앉은 자태와
연꽃 위에 올린 오른발이 독특합니다.
선재 동자의 모습도 이쁘고 귀엽습니다.
이 그림에 있었던 화기(畵記)에는
1310년 김우문이 그렸다고 쓰여있었다고 합니다.
관음에게 보다 더 가까이 다가서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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