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대표하는 작가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1960년대 이후 세계 현대미술사의 거대한 맥을 이끌어온 작가다. 그는 또 "회화의 종말"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예술가이기도 하다. 세련된 감각과 풍부한 표현 방법으로 이룩한 그의 독보적인 화법은 지금까지도 전 세계 실험 미술가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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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내려오는 여인>, 1965, ⓒ게르하르트 리히터
△<백조>, 1989, 캔버스 위 유채, 300X250cm ⓒ게르하르트 리히터
게르하르트 리히터 [Gerhard Richter, 1932.2.9~]
전후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회화의 새로운 획을 그은 현대미술의 거장. 사진과 회화, 추상과 구상, 그리고 채색화와 단색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회화라는 매체를 재해석하고 그 영역을 확장시켰다. |
1932년 옛 동독의 드레스덴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광고디자인과 무대배경을 그리는 일을 했던 그는 1951년 드레스덴아카데미에 입학해 미술 공부를 시작했다. 1961년 베를린장벽이 세워지기 직전 서독으로 이주하여 뒤셀도르프 아카데미에서 회화 공부를 계속했다. 이곳에서 그는 피셔-루엑(Konard Fischer-Lueg), 폴케(Sigmar Polke) 등과 교우하며 플럭서스운동 및 팝아트에 영향을 받고 '자본주의 사실주의(Capitalist Realism)' 운동을 전개하였다. '자본주의 사실주의'란 동독의 '사회주의 사실주의'에 대한 대응책으로 당시 미국에서 선풍을 일으킨 팝아트의 독일적 변형으로 볼 수 있다. 이를 계기로 그는 독일의 팝 아티스트로 불리기도 했다.
팝아트의 영향은 그가 대중 잡지의 사진 이미지를 차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62년 그는 신문이나 잡지에서 가져온 사진을 소재로 흐릿하고 형태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 일련의 추상회화 작품을 제작했다. 그는 사진이 갖는 리얼리즘적 요소와 여기에 붓질을 가해 얻어지는 추상적 요소가 합해져 새로운 회화 양식을 선보였다. 1965년부터는 일상적이고 통속적인 사진 이미지를 단색조로 옮겨 그리며 변화를 모색하였다. 1960년대 말에는 극사실주의적인 풍경사진화와 기하학적인 색채 차트 그림을 그렸고, 1971년과 1972년 사이에는 유명 인물사진화를, 1970년대 중반 이후에는 다채로운 색채의 추상회화를 제작하였다. 1980년대에는 정치 문제를 다루기도 했으며 1990년대에는 보다 완숙한 추상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그의 작품은 당대에 유행했던 팝아트와 모노크롬 회화, 추상표현주의와 포토리얼리즘 등과 연결되면서도 이와 상반된 리히터 자신만의 양식을 표현해내고 있다. 1960년대 이후 미술계는 회화의 종말을 예견했지만 리히터는 당대의 일반적인 목소리를 뒤로 하고 회화를 고집하면서 다양한 양식을 통해 회화라는 매체를 재해석하고 현시대에 회화가 가지는 본질과 가치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묻고 그 답을 찾아 나섰다. 그리하여 회화는 더 큰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었으며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2002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린 그의 회고전은 그의 작품이 견지한 전통 장르로서의 회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주목하게 했다.
주요 작품에는 《계단을 내려오는 여인 Woman Descending the Staircase》(1965), 《 하이드씨 Herr Heyde》(1965), 《색채 차트 Colour Chart》(1966), 《도시 풍경 Townscape》연작 (1968~1973), 《추상화 Abstraktes Bild》(1990), 《강 The River》(199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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