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곶자왈사람들이 지난 며칠간 갤러리 모앙에서
2010 곶자왈 사진전,
‘고난을 딛고 선 생명들, 삶을 꿈꾸다’를 개최하였습니다.
'사람과 자연의 소통 세번째 이야기'란 주제로 회원들의 출품작품으로
곶자왈에 터를 잡은 뭇생명들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소멸....
거대한 숲을 이루고 세대를 이어가며 생명의 터전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구성하여
한곳에 속박되어 있는 식물 그 자체의 태생적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연출하였고....
곶자왈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찔레, 석류풀, 이팝나무, 청미래덩굴 등 40여 종류의 식물 표본도 전시하여
스치고 지나치며 눈길을 제대로 주지 못한 식물에서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제 사진도 몇장 포함되어 있는 생명력이 넘치고 살아있음의 향기가 풀풀 풍기는 사진들과
보조설명문을 함께 올립니다.
생명의 땅 곶자왈.
생명이 깃들것 같지 않은 바위투성이
곶자왈.
그속에 생명은 너무도 관대해 세어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저 척박함을 딛고 선 무수한 삶의 존재들.
지구상의 60억 개가 넘는 삶만큼이라면...
과장일까?
봄. 새로운 시작
봄이 왔다.
연두빛은 봇물터지듯 한꺼번에 피어나고
숲은 그 신록을 감당하지 못해 출렁인다.
'늘 푸른" 곶자왈도 새로운 생명을 주체할 수 없어
출렁거리긴 마찬가지이다.
일순간에 찾아오는 변화.
바야흐로 삶이 시작된다.
생명의 시작
숲바닥에 씨앗하나가 싹을 틔었다.
햇빛에 밝게 빛나는 그 모양이 희망차다.
숱한 고난을 겪고 난 뒤에는 강해지겠지만...
아직은 낮선 세상이 조심스럽다.
작고 여리게 시작하는 삶.
모든 생명의 시작은 그러하리라.
척박함을 딛고
한번 뿌리를 내리면 그곳이 제자리일수 밖에 없는데..
하필이면 바위위다.
척박한 곳에 결박당한 이에게 남은 생은 잔혹하다.
하지만 어쩔 것인가.
주어진 삶이 그것이라면..
마지막 순간까지 고난을 이겨낼 수 밖에...
위대한 삶
곶자왈은 척박하다.
한줌도 않되는 부엽토에 의지하여 거목으로 성장한 나무는 이제 그 의미를 알것이다.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수많은 위기를 넘어왔을 것이고
살아남기위해 몸부림쳤을 그 생은 분명 험난했을 것이다.
고난을 이겨낸 생은 어떤 것이든 위대하다.
승리의 흔적
뿌리를 내릴 한줌의 흙을 허락받지 못한 나무는
암괴사이를 물결치며 돌을 움켜잡늠다.
그래야만 바람을 이겨낼 수 있다.
땅밑에 있어야 할 뿌리가
땅위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들의 투쟁을 말해준다.
고난을 극복한 승리의 흔적이다.
버텨낼때 까지
겨우 뿌리를 내렸나 싶었는데...
위태해져 버렸다.
바위들은 조금씩 부서지고
뿌리는 갈곳을 잃어 허공을 방황한다.
옆의 나무는 벌써 쓰러졌지만
버틸때까지는 버텨볼 요량이다.
우리의 삶과 너무 닮았다.
고난과의 화해
터를 잡은 곳이 커다란 바위위.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여 온몸으로 그 바위를 움켜잡았다.
그 끈질김에 감동했는지 감겨드는 나무뿌리를 제 몸처럼 받아들였다.
돌은 서로를 받아들여 한 몸이 되었다.
고난을 딛고선 나무는
행복한 삶을 꿈꾼다.
작아도 생의 무게는 같다.
역경을 딛고 공중을 차지한 나무들에 감탄하다.... 문득 바라본 숲바닥에서도
삶을 향한 투쟁을 발견한다.
바닥에 깔린 돌에는 바짝 몸을 밀착시킨 콩짜개덩굴이 가득하다.
크나 작으나 생의 무게가 같음에 새삼 감탄한다.
애월 곶자왈에서
살기위해 비스듬히 몸을 비틀면서도 뿌리를 키우고 끊임없이 바위속을 파고든다.
저만큼의 생을 쌓기위해 얼마나 많은 위기를 넘겼을까?
생의 대한 갈망은 너무나 강렬하다.
나무는 언제나 삶을 꿈꾼다.
집채만한 암괴 중간에 나무가 자란다.
시작은 중간 어디쯤 작은 틈이었을 것이다.
무엇때문이었을까?
궂이 저런곳에서도 삶을 부여잡고 놓치 않는 것은?
일상에 무게에 쉬이 짓눌리는 나는 ...
저 치열한 삶을 설명할 길 없어 침묵한다.
바위언덕의 나무들
바위만으로 언덕을 이룬곳에 자라는 나무들.
이런 곳에서 삶을 일구는 이들은 어떤 심정일까?
뿌리를 내릴 흙이 있어야 나무가 자란다는 상식을 뒤엎어 버린 눈앞의 현실을 이해할 수 없어..
가던 걸음 멈추고
생각에 빠져든다.
곶자왈 숲의 비밀 1
암괴만이 쌓여 있는 곶자왈은 지하에서 지열과 수분이 공급된다.
이로 인해 흙 한줌 쉽게 발견할 수 없는 곶자왈에 숲이 만들어 진다.
날이 추워지면 땅속에서 올라오는 수분이 온도차이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곶자왈 숲의 비밀 2
가지에 눈꽃이 한창인데
숲바닥에 낀 이끼는 푸른 그대로다.
땅속에서 올라온 온기와 습기는 땅을 데우면서 사뭇 다른 겨울풍경을 만들었다.
곶자왈 숲의 비밀 3
검은오름 수직동굴
동굴과 곶자왈을 만들어낸 검은 오름은 아직 그 속에 깊은 공간을 숨겨두고 있다.
따스한 기운이 이곳을 통해 퍼져나와 숲을 푸르게 만든다.
초록융단
지하로 연결된 동굴이나 함몰지입구는 계절의 변화를 무시한다.
이끼와 고사리들은 언제나 한결같은 녹색이다.
불과 수미터 떨어진 곳이 변화에 민감할 때도 이곳은 항상 초록 융단을 두르고 있다.
방울꽃
나무와 달리 풀들은 아주 적은 흙에서도 째빨리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뒤 삶을 마감한다.
하지만 곶자왈의 내밀함 덕으로 그 역시 안락한 기후속에서 할바를 다한 후 떠났을 것이다.
투구꽃
이제 숲은 깊어지고 울창해져서 원시림을 닮아간다
숲이 깊어지면 꽃을 피우는 초본들은 숲밖으로 밀려난다.
그래도 곶자왈 외곽에서는 그 기세가 드세다.
새끼 노루귀
초록색 일색인 곶자왈에 가끔 파문을 던지는 친구들이 나타난다.
하얗게 때로는 노랗게 또는 파랗게...
쉽게 만날 수 없는 색감이라 더없이 반갑다.
숲이 깊어지면 더 만나기 힘들지만..
그래서..
더욱 반갑다.
숲은 깊어지고
온 갖 어려움을 이겨낸 나무들은 그 기세를 맹렬히 이어가며 숲을 깊게 만든다.
양분이 빈약하니 하늘만큼은 먼저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곶자왈은 그로인해 더욱 짙어진다.
빛을 향한 갈망
온갖 식물이 얽히고 설키며 허공을 가득 메운다.
빛에 대한 경쟁의 치열함으로 키만 키우니 나무들은 가늘다.
척박함이 경쟁만을 키우고 있으니 애처럽기까지 하다
함께 사는 법
숲에는 경쟁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극심한 경쟁이 서로를 상하게 한다는 것을 아는 나무들은 뿌리를 공유하기도 한다.
몸을 지탱하기 위해 지상으로 내민 뿌리들은 서로의 몸을 묶어주며 함께 사는 법을 안다.
거대한 뿌리
오랜 풍상을 이겨낸 나무는 그 덩치가 세월을 말해준다.
곶자왈의 나무들은 지상을 뿌리를 뻗어 제 몸을 지탱하고
그 뿌리들은 나무의 고난과 극복을 설명한다.
죽음의 시작
거목이 돌에 몸을 감고도 커진 덩치를 못이겨 넘어졌다.
이제 저 나무는 서서히 삶을 마간해 나갈 것이다.
죽고 사는 것은 살아있는 것에는 매 한가지이다.
맹렬하게 맹아를 내보이지만 수순은 어쩔 수 없다.
죽음의 동반자
나무에 버섯이 피었다.
노란것이 작고 예쁘게 보이지만..
나무는 이순간만큼은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버섯이 핀다는 것은 죽어가거나 죽었다는 의미이므로
나무는 이제 서서히 죽음의 길로 들어간다.
이제 마지막을 내줄 차례다.
순환의 고리
버섯은 숲에 있어 꼭 필요한 존재이다.
버섯이 없으면 죽은 것은 썩지 못해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나무는 버섯에게 영양분을 내어줄것이고
버섯은 또 다른 생명을 먹여 살릴 것이다.
돌고도는 삶.
자연의 법칙이다.
동충하초
벌레에 동충하초가 자란다.
이 벌레는 동충하초의 노력을 고마워 해야 할지 모른다.
동충하초는 동물시체에 의지해 삶을 일구지만
동물역시 동충하초에 의해 자연으로 되돌려진다.
이 모든 것이 삶의 일부분일 뿐이다.
숲속의 또다른 삶
숲은 결코 나무들만의 집합체가 아니다.
풀과 나무는 다양한 동물응 부르고..
동물들이 모여들면서 숯ㅍ의 다양성은 더 커진다.
식물들도 동물에게 내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고 이득을 본다.
다양함이 클수록 숲은 더 커진다.
새로운 시작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나무는 자라온 만큼의 세월동안 서서히 사라질 터지만
다양한 동식물들이 그 죽음 위에서 새로운 생명을 이어 나갈 것이다.
나무에 쌓인 영양분은 다른 생명에게 전달되며
곶자왈의 삶은 완성되어 간다.
생명의 양분
숲바닥에 가득 쌓인 나뭇잎.
귀중한 자양분이다.
나뭇잎은 썩어가면서 모든 영양분을 고스란히 자연에 되돌려준다.
곶자왈 숲의 시작은 썩어가는 나뭇잎에서 나온다.
여기에 좆자왈의 척박함을 이기는 가장 깊은
비밀이 숨겨있다.
다시 숲
숲속에 빛이 들어온다
식물들은 일ㄹ제히 기지개를 펴고
맘껏 그 빛을 받아들인다.
수많은 탄셍과 죽음이 명멸해 가는 과정에서 숲은 더욱 커지고 더 믾은 생명을 잉태한다.
숲은 뭇 생명들의 집합체이다.
숲과 사람
수많은 관계로 만들어진 숲에 사람이 들어간다.
숲이 주는 휴식에 도취되어 숲을 칭송한다.
숲에서 나온 사람들이 더 이상 그 근원을 파괴하지 않고
그 가치를 지키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숲없이 사람이 살 순 없을 것이기에....
또 다른 시작
숲을 나오니 또다를 생명이 시작되려 한다.
원초적인 모습이야 말로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고
저들도 생명이 다하면 자연으로 돌아가 새로운 시작의 모태가 될 것이다
돌고도는 관계속에 영원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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