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야기/오름

어승생오름

하늘타리. 2010. 11. 17. 23:19

서북벽까지 갔다 어리목광장으로 다시 내려오는길


사재비동산 지나고 부터는 주변 조망이 전혀 없던 길을 걷다

얼마지나서 부터는 나무숲사이 얼핏얼핏보이는 어승생악과 계속 눈맞추고 왔지요.


안들렀다가면 예의가 아닐 듯 하여
자연림을 가득 품고 있는 당당한 오름 어승생을 오릅니다.


표고 1169  비고 350 저경 2km로 다른데 위치하고 있으면 일부러 찾아갈 사람 많을텐데
하필 한라산 바로 옆에 붙어 있어 얼라취금을 당하네요.

 

예로부터 어스싕오름 또는 어스싕이오름이라 부르다가, 한자 차용표기로 어승생악(御乘生岳)으로 표기하였다합니다.
그래서 그이름에 스토리를 붙여  이 오름 아래서 용마인 어승마(御乘馬)가 탄생하였다는 말을 만들었지요.

 

판근이 바위를 움켜쥐고 있는 강인한 모습을 보며 오름을 오릅니다.

 

정상에는 200m 정도 크기의 원형으로 된 화구가 있는데, 비가 많이 내려야 물이 고입니다.

 

오롬 정상과 중턱에는 일제 강점기 때에 파놓은 토치키가 있습니다.
시내권, 조천읍, 애월읍, 한림읍 등 제주도의 반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하고 있지요.


오름 정상에 있는 토치카는 매우 단단하게 만들어져 있으며

어승생오름 남쪽 사면으로 판 굴들은 정상에 있는 토치카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토치카를 만들기 위해 마차가 오르내렸던 길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하지만

그곳으로는 가지말라 하니 정상부만 보시지요.

 

정상부에는 바람이 엄청붑니다.
날라가지 않으려고 단전에 힘을 꽉주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구름이 밀려옵니다.

 

이성선의 시 구름과 바람의 길을 읊조리며 길을 돌아 내려옵니다.

 

실수는 삶을 쓸쓸하게 한다.
실패는 생(生) 전부를 외롭게 한다.
구름은 늘 실수하고
바람은 언제나 실패한다.
나는 구름과 바람의 길을 걷는다.
물 속을 들여다보면
구름은 항상 쓸쓸히 아름답고
바람은 온 밤을 갈대와 울며 지샌다.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 길
구름과 바람이 나의 길이다.

 

 

 

 

 

 

 

 

 

 

 

 

 

 

 

 

 

 

 

 

 

 

 

 

 

 

 

 

 

 

 

 

 

 

 

 

 

 

 

 

 

 

 

 

 

 

 

 

 

 

 

 

 

 

 

 

 

 

 

 

 

 

 

 

 

 

 

Sinigaglia - Romance for horn & string quartet Op.3 
Branimir Slokar   trombone 
Paul Angerer   cond.  
Southwest German Chamber Orches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