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점이를 갑니다.
옛날 오름에 나무가 별로 없던 시절
멀리 영실쯤에서 보았을까요
도순천변 봉우리 뽈록한 곳에 빙들러서 한무더기의 바위가 있으니
어 저기에 점이 박혀있네...라고 누군가 한마디...
그래서 저기 점이 박혀있는 곳 어점이라 했을까요?
아니지요 무언가 오묘한 뜻이 있거나 이름이 바뀌고 또 바뀌어 왔을 수도 있지요.
어 저기 점이 박혀있네라는 감탄을 하고 싶어서 어점이를 찾아갑니다.
서귀포시 도순동 산 1번지입니다.
주소만 봐서는 도순동의 시작이자 끝부분. 존자암일대가 하원동인것을 보면 어점이 북쪽은 하원동인가 봅니다.
동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고 1번지라는 어감이 아주 좋아요
한라산자락에 위치하여 표고 850미터인데 비고는 45미터입니다.
그러니까 한라산에서 구릉을 쭉 타고 내려오다 표고 한 800되는 지점에서 45미터만큼 불쑥 솟았다는 이야기인데
이게 제2산록도로 부유농원표시있던 곳에서 부터 가면 한 두시간은 계속 오르막을 타야하고 그렇다면 최소 비고 300은 올라야 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게 아니면 1964년에 개통한 영실-하원간 도수로 상류로 올라가다가 우측으로 틀어서
옛초기왓을 지나 큰물에 휩쓸려 구겨진 철제다리를 지나 중간에 없어진 길을 고생하며 뚫고
큰내 몇개 넘어서 어점이 윗부근 초기왓까지 와야 합니다.
오늘은 세월아 네월아 제2산록도로에서 넓은 임도를 따라 올라갑니다.
기록에 의하면 이오름주변에는 예전에는 대단위표고버섯장이 형성되어 있었는데
1976년 국립공원에서의 재배중단조치와 1994년 600미터이상에서의 벌채중단 조처로 다 사라지고 몇곳만이 남았다고 되어 있습니다만
어디를 보고 쓴 글인지 모르겠습니다.
현재도 어점이오름 북쪽에 제법큰 초기왓이 아직도 운영중이고 우리가 올라오는 임도에서 않보일 뿐이지
임도 좌우로 조금만 들어오면 현재 초기왓을 하거나 몇년전까지도 표고를 재배한 흔적이 지천입니다.
제주에서 표고재배는 1905년경 부터 시작되었는데 한동안 많이 폐원하더니 요새 또 갑자기 많이 늘어납니다.
표고밭 느는거야 제가 관여할일 아니지만
요새 들어서는 표고밭은 한라산록 오름가는길을 계속 막으니 그게 신경쓰일 뿐이지요.
가도가도 끝이 없을것 같은 임도에서 길 좌측에 누군가가만들어놓은 특별한 표석이 하나 보입니다.
어점이오름 정상으로 가려면 임도에서 벋어나 이 숲으로 들어오랍니다.
예전에는 여기서 부터 감으로 정상을 찾아가야 했기 때문에 여기서 정상가는 시간이 한시간 걸릴때도 있고 두시간 걸릴때도 있었습니다.
첫발자국의 방향이 어느쪽으로 향하느냐가 그만큼 중요했습니다만, 그런데 요새는 길이 제법 식별가능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여기서 부터 비고 45를 45분 걸려 올라가면 정상이 나옵니다.
사진이 어둡죠? 이곳도 어둡습니다.
그런데 지금시간은 한참 뜨겁게 밝은 여름 오후의 중간입니다
정상코앞
정상입니다.
울창하게 자란 나무들이 주변 조망을 모두 막았습니다.
서어나무, 종가시나무 등이 많이 보입니다.
게다가 오름정상부 바위위에는 이 단단한 몸울 붙들고 살아가는 나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아아용암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지요
바위표면이 울퉁불퉁하고 습기를 빨아들여 주어 판근이 붙들수 있도록 해주고
기본적인 영양분이나마 제공해 주어 뿌리가 흙을 찾을때까지 생존하게 해주는 거지요.
그러다 모진 바람에는 대책없이 넘어집니다만...
한참을 애잔한 눈길로 둘러보다가
오래오래 건강하길 바라며 내려갑니다.
임도를 타고 내려오다가
계곡을 가로지릅니다.
시오름 입구까지 가보려구요.
그러다 시간이 되면 시오름도 올라보고요.
몇개의 크고작은 계곡을 가로질러서
고압전주 연결된 길로 나가겠습니다.
서귀포휴양림에서 부터 남성대대피소부근까지 연결된 고압선전주와 연해서 가는 임도입니다.
시오름입구입니다.
시오름쪽으로 올라가려는데
짙은 안개가 밀려옵니다.
지금도 충분히 어두운 데
이 안개속에서 시오름봉우리에서 조망이 되질 않을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어점이가 목적지 였으니 아쉬워 하지말자하고 마음을 먹고
내려오는길.
안개가 밀려가네요...
그래도 오늘은...여기서 마음의 점을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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